“입시지옥 한국 돌아가기 싫어” 교환학생들 캐나다 주저앉기 봇물

교환학생으로 캐나다에 온 모국 학생들 가운데 현지에서 학업 연장을 희망, 계속 체류하는 경우가 증가 추세다. 중3이던 작년 마니토바 한 공립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 1년을 보낸 전모(16)군은 한국으로 돌아가 고교생활을 시작하는 대신 계속 캐나다에 남고 싶어 한다. 어머니 송모(46)씨는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해외에 나가 나가 새로운 세상도 보고 견문을 넓혀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교환학생으로 보냈다”며 “막상 아들이 해외 학업 연장을 원하니까, 적잖이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송씨는 “한국에 돌아와 지옥 같은 입시전쟁에 시달릴 것에 대해 겁을 먹고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군은 “지난 1년 간 학교생활이 정말 즐겁고 편안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전했다. 한국 인적자원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중·고교 교환학생은 연간 1800명으로 그 중 70%가 잔류한다. 만15~18세 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해외 교환학생 제도는 캐나다, 미국, 영국 등 공립 중·고등학교가 문화교류 차원에서 학비 부담 없이 현지 학생들과 동일한 정규과정을 공부하게 한다. 이에 따라 6개월 또는 1년 짜리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해외의 일반 사립학교 장기유학과 견줘 비용 및 심리적 부담감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자녀의 ‘조기유학’에 관심 있는 학부모들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그만큼 많이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EF 교환학생 재단’ 관계자는 “캐나다 등지에 ‘교환학생’으로 나가는 중·고교생들이 매년 줄잡아 1800여명에 달한다”며 “이들 교환학생 중 70%가량이 장기 유학을 원해, 실제로 현지 사립학교 등에 정식으로 진학한다”고 밝혔다. 중3이던 지난해 미국 아칸소주 한 공립학교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근처 사립학교로 진학할 예정인 임모(16)군도 “미국 고등학교는 오후 3시면 수업이 다 끝나 우리나라처럼 야간자율학습에 시달려야 하는 예가 없다”며 “해외 교환학생 경험을 한 친구들 대부분은 입시스트레스가 없고 편한 현지에 남고 싶어 한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해외유학 목표가 확실하지 않은 학생들이 그저 한국에서 입시전쟁을 치르는 게 겁나 장기 유학을 결정하는 경우엔 철저한 자기 관리 부족으로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어린 나이에 장기유학을 하다 탈선하는 사례가 수 없이 보고된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