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니=미화 ‘등가(等價·parity)’ 2008년 7월 이후 처음, 경제회복 ‘찬물’ 우려도

캐나다달러(루니)가 6일 오전 잠시 미국달러와 등가를 이루는 등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루니는 이날 아침 6시48분경 외환시장에서 미화 1.0001달러를 기록, 2008년 7월21일 이후 1년8개월 만에 미화 가치를 추월했다. 전날에도 루니는 미화 99.9센트까지 올랐다가 지난주 금요일보다 0.5센트 오른 99.72센트로 마감됐었다. 루니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미화)를 넘었을 당시인 2007년 11월 미화 1.10달러까지 올랐다가 2009년 3월에는 76센트 수준으로 떨어졌다. 캐나다는 알버타주 오일샌드에서 생산된 원유를 수출하기 때문에 유가가 상승하면 루니 가치도 함께 오르는 것이 보통이다. 로열은행(RBC)의 매튜 스트라우스 외환전략가는 “원유 외에도 비교적 안전한 금융시스템이 캐나다경제를 돋보이게 해 루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부추기고 있다”며 “루니 가치는 당분간 현재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바스코샤은행의 카밀라 서튼씨는 “루니의 고공비행은 2007년보다 오래 갈 것”이라면서 “루니의 미화등가가 새로운 현실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루니가치 상승은 일단 소비자들에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캐나다 소비자들은 미국과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내릴 것을 소매업체들에게 강력하게 요구할 것이다. 의류체인 ‘브룩스브라더스(Brooks Brothers)’는 미국업체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내리고 있다고 5일 이미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으로 떠나는 여행객들도 루니 강세로 인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미화로 급여를 지급하는 캐나다의 대다수 프로스포츠 팀들도 적잖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수입품의 가격도 떨어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에 대가도 치러야 한다. 해외로 제품을 수출하는 국내업체들은 제조원가 상승에 따라 경쟁력이 약화돼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아직 경기회복이 확실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수출업계가 고전하면 장기적인 경제성장이 발목을 잡힐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