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마이너스 금리’ 시대 올까? 중은 총재 “위기 땐 -0.5%도 가능”

“가능성 희박” “무책임한 발언” “예금이자 생활 노년층엔 타격” 캐나다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열릴까? 8일 토론토를 방문한 스티븐 폴로즈 중앙은행 총재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함을 전제하면서도 캐나다 경제에 대형 충격이 가해질 경우 경기진작 차원에서 현행 0.5%의 금리를 -0.5%까지 내리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인사회 경제계에선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거나 “금리가 더 내려가면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노인 등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등의 지적이 나왔다. 중은이 마련한 새 ‘저이자 금융정책운영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Conducting Monetary Policy at Low Interest Rates)’를 공개한 폴로즈 총재는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에는 기준금리의 실질적 하한을 0.25%로 보고 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0.25% 밑으로 내릴 수는 없었다”면서 “지금은 실질적 하한을 -0.5%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은은 2008∼09년의 경기침체 이후 1% 이상으로 금리를 책정한 적이 없다. 이번 프레임워크에 대해 폴로즈 총재는 금주 들어 배럴당 40달러(미화) 이하로 급락한 국제 유가나 이로 인해 2004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인 미화 73.60센트로 떨어진 캐나다달러의 가치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예금액에 대해 이자를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비용을 물게 하는 정책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은행에 돈을 맡길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해 소비자의 지출을 유도하는 것이다. 폴로즈는 “이런 비전통적인 수단을 당장 사용할 필요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나 우리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태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의 앞날은 어둡지만은 않다”고 재차 강조한 폴로즈 총재는 “캐나다 경제는 내년에 꾸준히 성장해 2017년 중반부터는 ‘풀가동’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마이너스 금리는 유럽 중앙은행, 스위스 국립은행 등이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CMC마켓스의 컬린 시친스키 분석가는 “캐나다인들이 이런 정책을 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저유가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심각한 곤경에 처했을 때도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필요를 느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 유종수 전 알고마대 경제학 교수는 “중앙은행 총재로서 상당히 무책임한 발언이다. 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발언을 너무 쉽게 했다. 실제 마이너스금리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다만 지속적인 유가와 원자재가격 하락 등 캐나다 경제가 처한 곤경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KEB하나은행의 유시영 전략기획부장은 “유가하락 등 캐나다의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가 더 내려갈 요인은 있다고 본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도 캐나다까지 따라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물가상승률과 예금금리를 비교하면 사실상 지금도 마이너스에 가깝다. 금리가 더 내려가면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노년층이 가장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캐나다신한은행의 윤준재 부장은 “일본이 제로금리에 가깝다. 0.1% 금리 때문에 고객들이 은행을 갈아타기도 한다. 금리가 더 내려가면 예금에서 펀드로 갈아타는 고객들이 생길 수 있으나 뱅크런 같은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그렇게 방치할 수도 없다. 부동산에 관심이 더 쏠릴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캐나다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모기지를 활용한 내집 마련도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캐나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