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결정의 길잡이 ‘커리어 맵’ 준비는 빠를수록 좋다

어린 나이의 자녀에게 한 가지 직업만을 목표로 뛰게 하는 것은 자녀가 가진 다양한 재능과 잠재력을 묵살하는 일이다. 하지만 적성에 어울리는 여러 직업군을 찾아보고 이를 위해 갖춰야할 자격과 조건을 미리 알아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특히 자녀가 고등학생 고학년이 될 때까지 어느 분야에도 별다른 열정을 보이지 않는다면 주변에 어떤 직업들이 있고 그 직업을 갖기 위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훑어보는 것이 관심유발 및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에게 특히 유용한 ‘커리어 맵’에 대해 알아보자. 커리어 맵 일반적으로 직장인들을 위한 경력개발 지침서를 얘기한다. 분야별, 직장별 맞춤 정보를 갖추고 있어 해당 직업군에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이력을 갖추면 좋은 지 등을 알려주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 온타리오주는 새로 정착하는 이민자들을 위한 커리어 맵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부모의 말만 듣고 막연히 ‘의사’, ‘검사’, ‘변호사’ 등의 직업을 목표로 했다면 미리 준비해야 했던 까다로운 필수조건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좌절할 수 있다. 커리어 맵은 해당 직업을 갖기 위해 어떤 교육을 거치고 과정을 밟아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기 때문에 대학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참고하면 나중에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항이 있어 당황할 일을 줄여준다. 직장인이 아닌 학생들의 경우 한 직업군의 커리어 맵을 보고 무조건 이를 따르는 것보다는 여러 종류를 훑어보며 다양한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의학계로 진출할 예정이라면 ‘의사가 되고 싶다’는 두루뭉술한 목표를 갖는 것보다 의사, 간호사, 간병인, 치과의사 등 업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의 커리어 맵을 살펴보며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 앞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야하는지 알아보자. 추후 과목, 대학, 인턴 및 봉사활동 등을 선정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직접 검색·작성하기 커리어 맵을 찾을 때 인터넷 게시물 하나를 보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실수는 피해야한다. 같은 직업이 목표라고 해도 국가, 지역별로 과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올바른 정보를 찾으려면 직접 검색해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이런 정보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면허 또는 자격증이 요구되는 직업이라면 지역기관을 검색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검색엔진에 자신이 활동하고 싶은 지역과 직업 이름을 키워드로 찾아보자. 예를 들어 변호사가 목표라면 ‘온타리오’와 ‘변호사’를 검색한 순간 온타리오변호사협회(Law Society of Upper Canada) 웹사이트가 뜰 것이다. 사이트 접속과 동시에 직업이 변호사(lawyer)와 준법률가(paralegal)로 나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원하는 직업을 누르면 ‘변호사 되는 법(become a lawyer)’, ‘준법률가 되는 법(become a paralegal)’ 등의 과정을 상세하게 공부할 수 있다. 지역별 한인단체들의 웹사이트도 유용하다. 예를 들어 온타리오한인간호사협회(www.ckona.ca)는 RPN(Registered Practical Nurse)과 RN(Registered Nurse) 두 가지 직업에 대해 소개하고 온주에서 이런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또 과정이 수정될 때마다 종종 업데이트하고 있다. 과거 경력 정리 미래의 계획을 내다보는 것도 좋지만 지금껏 걸어온 길을 돌아보는 것 역시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아직 대학 진학과 진로 결정이 머나먼 얘기 같은 초·중학교 자녀들은 지난 학교 활동 위주로 걸어온 길을 맵에 담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려서부터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자신이 이뤘던 성과를 나열하면 장점이나 부족한 점 등 자신의 현위치와 앞으로 나아갈 길 등이 보일 것이다. 더불어 장학금이나 특별 프로그램 지원을 위한 이력서 작성도 한결 수월할 것이다. 어린 자녀가 자신의 맵에 포함시킬 수 있는 사항은 학교나 방과후 활동을 통해 터득한 기술이나 지식 등이다. 예를 들어 ◆밴드, 미술 클럽 등 예술 활동 ◆학교 펀드레이저, 베이크 세일 등에서 무언가를 판매한 경력 ◆운동 및 야외 활동 ◆행사 기획에 참여한 경력 ◆봉사 경험 ◆컴퓨터 기술 등 무궁무진하다. 이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목표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해 보자. 예를 들어 환경보호에 특히 관심이 있다면 여름동안 관련 기관에서 20시간 이상 봉사하기 등을 목표로 잡아보면 어떨까. 어디서 시작할지 모를 때 커리어 맵을 만들어보고 싶지만 자녀가 특히 열정을 가진 분야도 없고 관심 있는 업계도 없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는 지역 내 다양한 직업을 종류별로 정리해 놓은 목록을 참고해보자. 일반적으로 커리어센터나 구직 도우미 사이트 등에서 비슷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온주 거주자들은 주 정착 정보를 소개하는 세틀먼트(settlement.org/ontario/employment/#PMC) 웹사이트에서 지역 내 여러 직업은 물론, 간단한 커리어 맵까지 찾아볼 수 있다. 정착을 앞둔 이민가정을 위해 작성된 정보지만 요구되는 자격 등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어 학생들도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더불어 학부모나 학생이 전혀 모르고 있던 이색 직업들에 대한 설명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웹사이트에는 회계사, 치과의사, 변호사, 간호사, 교사 등 한인 학부모들이 자주 들어본 직업들은 물론, 농업 관련 직종부터 의료방사선사, 발 치료사, 의치 기공사, 호흡요법사 등 색다른 직업에 대한 정보도 잘 정리돼 있다. 직업마다 상세한 배경정보와 업무에 대한 설명, 이 직업을 얻기 위해 필요한 교육, 자격, 면허 등을 나열해 놓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이거나 정보가 없을 경우 관련 기관을 링크해 놓았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캐나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