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밀리룸 다시 꾸미기
어느 가정에서나 집의 핵심공간이며 가족들이 머무르는 시간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패밀리룸(family room)일 것이다.
비록 60년대 이후 패밀리룸의 중심이 벽난로에서 TV로 대체되긴 했지만, 그 주요 역할은 여전히 변치 않았다. 드라마 시청이건 영화감상이건, 혹은 좋은 책을 읽는 휴식의 순간이나 함께 카드게임을 즐기는 기회이건 간에 이 공간은 가족성원들의 행복한 회합을 주선하기 때문이다.
패밀리룸은 대부분 리빙룸이나 다이닝룸보다 더 자주 사용되는 방일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들 일부분 소유의식을 느끼는 방이기도 하다. 따라서 패밀리룸을 가족들 취향에 맞추면서 용도에 적합하게 개조하는 것은 그리 쉬운 작업만은 아니다.
완전히 무(無)에서부터 출발한다면 모를까, 기존에 있던 방의 틀거지나 일부 붙박이 가구와 장식품들을 유지하면서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된다. 또한 인접한 부엌이나 복도 혹은 집 전체의 흐름과도 잘 어우러지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때때로 실내장식 프로젝트는 한 장의 카펫이나 한 점의 예술품, 혹은 고조할아버지가 물려준 괘종시계처럼 가보 한 점에서 출발하게 되기도 한다.
크림색의 밋밋한 커튼과 녹회색 바닥 카펫, 오래된 장미색 천소파로 이뤄진 개조 전의 패밀리룸은 시대에 뒤떨어져보이고 힘이 없어보인다. 10대 자녀를 두고 있는 집에서라면 그리 사랑받을 만한 방은 아니다. 좀더 친근하고 신선하며 활력있는 느낌을 주자면 색깔을 바꾸는 게 좋은 방법이다. 동시에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가죽소파는 지하실로 「퇴출」시킨 뒤 패브릭 소재의 1인용 소파 2개를 발랄한 빨강색으로 천갈이하고 2인용 베이지색 소파 2개를 새로 들여 방 중심에 「ㄷ」자로 배치한다. 이때 흰 목재 책장 겸 TV가 들어있는 엔터테인먼트 센터쪽으로 시선을 향하게 한다.
소파쿠션은 푹신함을 더하기 위해 거위털로 채우고 아마 소재의 줄무늬나 격자무늬 천으로 다양하게 시도한다. 소파 천이 무늬가 없으면 그것을 배경으로 쿠션에 패턴을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2인용의 경우 소파마다 5개까지 쿠션을 놓아도 괜찮다. 다만 쿠션 크기가 클수록 표준크기의 소파를 작아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커튼도 소파쿠션의 발랄한 색깔과 패턴 기조를 맞춘다. 벽을 따뜻한 밀짚모자색으로 칠해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커튼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살리도록 한다. 패턴이 있는 방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차분히 가라앉고 마모와 얼룩에도 별반 영향을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패밀리룸은 이용하는 이에게 편리하고 내구성이 강한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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