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좋아진다는데 주변에서 경제가 나빠진다는 말을 많이 하면 돈이 있어도 지출을 삼가는게 소비자들의 심리다. 반대로 내 지갑에 돈이 없어도 경제가 좋아진다는 얘기를 하면 크레딧카드를 사용해서라도 물건을 사고 싶은게 소비자들이다.

소매상에게 중요한 것은 이자율 하락이니 루니 가치 상승 같은 경제수치 보다는 소비자 심리 상태다. 소비심리가 풀리면 불황에서도 호황을 맛 볼수 있다. 누가 『우리 오늘 모처럼 외식이나 한번 할까』라고 했을때 상대방이 『이왕이면 고급 레스토랑에서 기분을 내보자』고 하면 처음 말을 꺼낸 사람은 『요새 경제가 정말 좋아지는 모양이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요새 경제」가 사실 불황인지 아니면 회복단계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주변에서 「사겠다」는 소리를 많이 하면 자연히 소비심리는 호전되고 이런 현상이 퍼지면 소매상 매상도 오르는 법이다. 요새 신문을 보면 경제가 좋아진다는 기사가 자주 나온다. 「미국경제 파란불- 곧 다우 1만, 나스닥 2천」「빠른 회속세를 보이는 세계경제」「캐나다경제 부진 벗어났다」는 식의 보도가 잇따른다. 이런 뉴스를 매일 언론을 통해 접하다보면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풀리게 마련이다. 앞으로 캐나다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알려면 우선 미국경제를 보면 감을 잡을 수 있다. 미국경제에 크게 의존하는 캐나다경제는 보통 미국경기가 호전되면 6개월후부터 파급효과를 본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3·4분기 경제성장률(8.2%)은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11월 소비자 신뢰지수(91.7)도 작년 9월 이후 처음으로 90을 넘어서는 등 경제가 뚜렷한 회복국면에 접어들었다. 월가의 분석가들은 뉴욕증시가 상승무드를 타자 「산타랠리(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소비증가로 연말 증시가 상승하는 현상)」가 미리 왔다면서 얼굴에 희색이 가득하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1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 소매업계는 4년만에 최고의 추수감사절 특수에 한껏 고무됐다고 한다. 캐나다도 국내 고용시장이 호전되고 실업률이 떨어지는 등 경제회복의 기미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6만5천개의 직장이 창출, 작년 3월이래 가장 많았고 실업률은 7.6%로 6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루니가 계속 미화대비 70-75센트선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캐나다경제 전망이 밝다는 얘기다. 경제가 튼튼하지 못하면 화폐 가치는 떨어진다. 한인들이 많이 종사하는 소매경기는 어떻게 될까. 소비심리가 풀리면서 경기가 일부 좋아지겠지만 특히 편의점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가격 파괴를 생명처럼 여기는 월마트 계열의 대형할인양판점인 샘스클럽의 진출은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좁은 시장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샘스클럽의 개장으로 광역토론토의 백화점이나 대형수퍼마켓은 가격전쟁에 돌입했고 여기에 주종상품인 담배값까지 치솟아 편의점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편의점은 원래 틈새시장을 노리는 만큼 경기 변동이나 소비자 심리에 민감하기보다는 고객 서비스 향상과 신상품 개발 및 매장 개조 등을 통한 비즈니스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것이 살아남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