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토론토(GTA) 주택시장 “광란의 질주” 신규단독 평균가 100만 불 돌파·10년 새 2배↑

매물부족 탓에 복수오퍼 치열 집 없는 서민에겐 ‘그림의 떡’ 광역토론토(GTA)의 신규 단독주택 평균가격이 1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집을 내놓은 입장에서는 쾌재를 부를 만한 상황이지만 실수요자들은 선택권마저 박탈당하는 분위기여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1일 건축업·부동산개발협회(BIL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GTA의 신규 단독주택 평균가는 105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배 이상 오른 수준이며, 지난해 3월 말보다도 21% 비싸다. 업계에선 ‘광란의 질주’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개발협회의 브라이언 터키 대표는 “100만 달러 돌파는 상징성이 크다. 서민들 입장에서 집값이 100만 달러라는 것은 지나치게 비싼 수준인 데다 설마 하는 심리적 저지선이 뚫렸다는 의미도 있다”고 해석했다. 한인 부동산중개인들은 집값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이민자 증가 등으로 수요는 늘어나는데 비해 공급은 턱없이 달리기 때문에 가격 상승세가 꺾일 만한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이찬용 중개인은 “연간 GTA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3만5천 가구 수준인데, 유입하는 인구는 12만 명을 훨씬 넘는다. 2.5명을 1가구로 계산해도, 지난 10년간 누적된 공급이 부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만 채가 모자란다는 의미가 된다”면서 “GTA 주택시장은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온타리오주정부 등에서 10여 년 전부터 이에 대한 도시개발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으나 수요-공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지금 캐나다 경기는 부동산시장이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연방정부가 쉽게 시장에 개입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순일 중개인은 “이달 초 59만 달러에 나온 이스트요크의 2층짜리 2베드 독채 매물에 34개의 오퍼가 접수됐다. 매매는 리스팅보다 42%나 높은 85만 달러에 성사됐다”면서 “지금 분위기에서 토론토 집값이 어디까지 오를 것인가에 대한 전망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토론토 부동산가격 조정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거의 맞은 적이 없다. 중국이나 이란 등에서 이민자들은 밀려드는데 갈 곳이 없으니 오를 수밖에 없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콘도 시장도 덩달아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가격이 내려갈 확률은 극히 낮다”고 내다봤다. 온주한인중개인협회 김종석 회장은 “윌로우데일 등 인기 지역은 이미 평균 가격이 100만 달러를 훌쩍 넘긴지 오래다. 지금까지는 이들 인기지역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했다면 이제는 가격과 공급 부족 등 이유로 이 지역에 들어오지 못하고 차선책으로 생각했던 외곽 진출이 활발해져 전체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중국계 자본 등의 유입으로 워낙 집값이 많이 올라가 앞으로는 단독주택이 아닌 콘도로 시선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보다는 콘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주택에 비해 별다른 재미를 못봤던 콘도가격이 2017년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김만 중개인은 “가격 상승 측면에서는 과거와 비슷하지만 올해 GTA에 나온 매물에 거의 예외 없이 복수 오퍼가 붙는다는 점은 또다른 특징”이라면서 “꼭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압박을 느낄 만하다. 더 높은 가격을 주고 집을 사야 되는 상황도 그렇지만 경쟁이 심해지면서 원하는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도 힘들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런 상황은 “피커링·벌링턴 등 비교적 토론토에서 먼 지역으로까지 이미 퍼졌다”고 말했다. 캐나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