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국제 유가와 금값, 곡물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19일 일제히 급락하면서 캐나다달러(루니)와 토론토증권거래소(TSX) 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하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강조함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경기침체와 신용위기 우려도 여전한 것 등이 현금 확보를 위한 상품 매도세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금값 폭락이 캐나다 경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59달러(5.9%) 떨어진 온스당 945.30달러를 기록해 2006년 6월 이후 하락폭이 가장 컸다. 17일 온스당 1천34달러에 달하기도 했던 것에 비해서는 90달러나 하락했다.
기타 금속가격도 하락했다. 5월 인도분 구리 가격도 11센트(3.1%) 떨어진 파운드당 3.63달러를 기록했고, 5월 인도분 은 가격은 7.6% 떨어진 온스당 18.45달러, 4월 인도분 백금은 4.1% 하락한 온스당 1,887달러로 추락했다.
국제시장의 매도 분위기 확산으로 증시도 위축됐다. 토론토증권거래소(TSX)는 이날 에너지와 금속주의 약세로 전체 지수가 427.32 포인트(3.25%) 내려간 12,709.38로 장을 마감했다.
루니는 전날보다 2.19센트(미화) 하락한 98.49센트로 마감됐다. 수출상품 가격이 변동하고 중앙은행이 미국의 뒤를 이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확산되면서 루니 가격은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추락했다.
국제 유가도 작년 8월이래 가장 큰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4.94달러(4.5%) 떨어진 배럴당 104.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 관계자들은 전날 FRB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내린 것이 최소 1%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던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데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가 증가하고 석유수요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급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에너지부가 이날 발표한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3억1180만배럴로 전주보다 13만3000배럴 증가했고, 지난 4주간 하루평균 석유 수요는 2030만배럴에 그쳐 1년 전에 비해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나 금속가격 하락은 그동안 요동치는 증시를 피해 상품 투자에 나섰던 자금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올해 들어 금가격은 이미 19% 이상 올랐다.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고, 또 다른 전문가는 “원유와 금속, 곡물, 증시가 어느 방향으로 튈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날 다우존스 지수는 293 포인트(2.36%) 떨어진 12,099.66으로, S&P 500은 32.32 포인트(2.43%) 하락한 1298.42, 나스닥 지수는 58.3 포인트(2.57%) 빠진 2209.96으로 마감됐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