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함부로 못 벤다” 토론토의 까다로운 수목관리 규정

레슬리/욕밀 부근의 한 소규모 연립주택 공동체는 3년 전 주차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부지 내 녹지대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수목들은 주택건물들이 지어진 1960년대 당시 심어졌으며 녹화계획의 일부로 조성됐던 것. 토론토시와의 3년에 걸친 마라톤 협상과 주민들 사이의 격렬한 논쟁 끝에 주차장 확장공사는 마침내 시작됐으나 시당국은 주민들이 신청했던 주차공간을 절반으로 줄여버렸고 애초 계획보다 훨씬 적은 21그루의 나무를 베어내는 것만을 허가했다. 나무를 베어내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시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가로수 등 나무들은 주민들에게 휴식처와 그늘을 제공하는 역할과 아울러 도시 전체를 덮고 있는 녹지대의 일부로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브루스 나무전문회사(Bruce Tree Expert Company)의 이언 브루스 대표는 “우거진 수목은 도시를 시원하게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공기를 정화시키는 등 환경오염 방지에 큰 역할을 한다”며 시의 엄격한 수목관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시는 나무들을 보호하기 위해 2년 전 조례를 제정하는 등 녹지공간 보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조례에 따르면 지름 30cm 이상의 나무를 베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위반 시 최고 5천 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조례는 건축회사나 주택소유주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녹지공간 유지를 위한 시의 노력은 지난해 48일이나 발생했던 스모그 등 대기오염에 대한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 “나무들은 전체적으로 도시미관을 가꿔주며 야생동식물 서식에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 ‘수목보존파’ 조 판탈로네 부시장의 말이다. 그는 “나무들은 금전적 이득을 줄 수도 있다. 똑같은 주택이라도 수목이 울창한 동네의 집값이 약 50% 이상 높다”고 설명한다. 판탈로네 부시장은 “대규모 주택단지 신축사업도 오래되고 건강한 나무를 함부로 베어낼 수는 없다”며 “건축현장에서 제거되는 나무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는 일반적으로 오래된 큰 나무들을 잘라내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공사 중 나무들을 제거해야 할 경우 수목전문가의 보고서를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시의 허가를 받고 나무를 잘라낸다 하더라도 다른 장소에 대체목을 심어야 한다. 통상 지름 30cm 이상의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내면 1~5그루의 새 나무를 심어야 한다. 이들 나무는 시의 녹지공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름 17~19cm 이상이어야 한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