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공공의료에 사설 클리닉을 혼합한 새로운 의료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캐나다의료인연합(CMA) 신임회장에 취임한 퀘벡주의 로버트 울레(62) 방사선전문의는 “사설 클리닉은 환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치료에 신속 접근하는 효율적인 방안이다. 의료인으로서 나의 최우선 관심사는 환자들이 제때에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임기동안 혼합시스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몬트리올 외곽에서 5개 사설 의료영상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울레 신임회장은 의료민영화의 선구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많은 국가들이 사설병원을 인정하고 있다. 캐나다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후 “사설클리닉을 소유한 것에 전혀 부끄럽지 않다. 사람들은 나의 견해와 행적을 알면서도 (나를) 회장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CMA는 전국의 의사와 레지던트, 의대생 6만7000명을 대표하는 단체로 매년 주별로 돌아가며 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는 퀘벡주 순서로 울레는 19일 열린 연례총회에서 회장에 선출됐다.
CMA는 2년 전에도 밴쿠버에서 사설클리닉을 운영하는 정형외과 전문의 브라이언 데이를 회장으로 선출한 바 있다. 당시 반대파 회원들은 “CMA가 본연의 취지를 망각하고 의료시스템에 ‘다스 베이더(Darth Vader)’를 초대했다”고 비난했다.
임기동안 의료시설 접근 개선과 대기시간 단축을 열성적으로 펼쳤던 데이는 이날 연례총회가 끝난 후 “다스 베이더는 원래 좋은 사람이다. 어둠에서 나온 그는 밝은 세계로 자리를 옮겼다”고 자평했다.
울레 신임회장은 “각 주정부의 병원예산을 보다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청사진을 내년 2월까지 마련하겠다. 현재 퀘벡주에서 시행하고 있는 의약품보험(Phamacare)과 공공-사설 혼합 의료시스템을 전국으로 확대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울레는 동료의사들과 함께 987년 몬트리올에 국내 최초의 사설 CT촬영 클리닉을 오픈하며 사설클리닉의 선구자로 이름을 얻었다. 이후 그는 관절단층촬영, MRI 클리닉, 방사선 클리닉 등 사설병원을 4개 더 세웠다.
퀘벡주 정부와 노동자보상위원회, 자동차보험회사는 울레의 사설클리닉 시술을 인정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