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왕립박물관(ROM) 한국관 '제2의 탄생' 끝손질 한창

12월중 재개관 기념식 기산 풍속화 특별전도 온타리오왕립박물관(ROM·100 Queen’s Park)이 오는 12월 한국관(Gallery of Korean Art)의 재개관을 앞두고 고구려·백제·신라가 꽃피우던 삼국시대 문화에서부터 20세기 한국의 현대문화에 이르기까지 한반도의 문화를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전시품목 선정에 한창이다. 박물관 측은 9일 본 한국일보에 한국예술품 전시관의 위치 및 전시품목의 일부를 공개했다. 지난해 1월 개축공사를 위해 문을 닫은 후 약 23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여는 북서쪽 건물에는 한국·중국·일본관이 설치된 ‘극동관(Far Eastern galleries)’과 원주민관·고대유물관 등이 함께 들어선다. 재개관식은 12월 중순경으로 잡혀있다. 퀸스파크/블루어 스트릿을 중심으로 ‘ㅁ’자로 자리잡은 ROM박물관에서 재개관 건물의 정문은 블루어 스트릿을 향해 설치된다. 건물의 서쪽날개(West Wing)에 집결된 극동관은 중국·일본·한국의 순으로 배치될 예정으로 한국관은 규모 면에서 중국과 일본관에 다소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문화 관련 담당큐레이터는 “갤러리의 규모는 일반적으로 담당큐레이터의 관심분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북미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중국관은 담당큐레이터만 4명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관의 경우 전시물의 수집이나 기획·관리를 전담하는 큐레이터가 공석으로 한희영씨가 자문큐레이터(Curator consultant)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국내인과 교민사회의 부족한 관심이 한국관이 위치와 전시면적에서 타 국가에 밀리게 된 주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한국관의 재개관 기념으로 각종 축하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박물관 측은 구한말 풍속화가 기산(箕山) 김준근의 특별전(The Herman Herzog Levy Gallery)을 기획하고 있다. 12월5일부터 6월6일까지 6개월 동안 계속되는 특별전에서는 지난 20년 간 박물관 측이 소장하고 있었지만 협소한 장소 관계로 공개하지 못했던 기산의 작품들이 대거 소개된다. 기산 특별전과는 별개로 총 260여 점의 예술품이 전시될 한국관에는 기존의 전시품을 비롯해 지난 2003년 2월 노라 해리스 여사가 기증한 고려청자들도 전시된다. 96년부터 자신의 국보급 소장품을 몇 점씩 내놓았던 해리스여사는 당시 한국관 이전을 위해 잔 1점, 그릇 9점, 술잔 1점, 병 6점 등 총 23점의 고려청자를 기증했었다. 해리스여사가 기증한 주전자 용도의 고려청자(12~13세기 제작)를 선보인 담당큐레이터는 “중국도자기들이 선이 굵고 남성적인 느낌이 특징이라면 한국도자기는 부드러운 선에 온화한 분위기를 풍긴다”고 설명했다. 교민사회 숙원사업이었던 ROM 한국관이 빛을 보게 된 것은 모국의 한국국제교류재단이 96년부터 2차에 걸쳐 65만5천 달러(미화)를 ROM 측에 지원했기 때문이다. 이외에 지난 80년대 초 한국문화를 캐나다에 알리기 위해 조직된 예술진흥협회가 설립에 큰 도움이 됐으며 박물관은 고려청자·조선백자 등 빼어난 전통 도자기를 비롯해 800여 점의 한국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와 과거의 조화’에 초점을 두고 ‘르네상스 ROM’으로 다시 태어날 박물관은 개수공사를 위해 자체 모금액만 2억 달러에 달한다며 정부지원금, 일반 기부금을 모두 합치면 예산액은 수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르네상스 ROM은 각 시대·문화별로 나뉘었던 기존의 경직된 분위기를 탈피, 관람객들이 정문을 들어서면서부터 고대유물관의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유로운 분위기로 조성될 전망이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