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립사관학교(RMCC)를 가다(2) “성적보다 리더십 중요”

지역별 모병사무소 통해 입학지원 고졸이상 시민권자…평균 80점 이상 운동·봉사·수상경력 등 미리 챙겨야 1차합격 절반 ‘예비군사훈련’ 탈락 (킹스턴=정재호 기자) 온타리오주 킹스턴에 소재하고 있는 왕립사관학교(RMCC)는 임관 후 미래가 보장돼 있는 만큼 입학과 졸업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정식명칭은 ‘캐나다왕립사관학교(RMCC)’지만 통상 ‘RMC’로 불린다. RMCC는 ‘진실·의무·용기’를 교훈으로 지난 1876년 설립, 135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당시엔 ‘캐나다사관학교(Military College of Canada)’란 이름 아래 총 18명의 생도로 시작했지만 2년 후 빅토리아여왕이 ‘왕립(Royal)’ 칭호를 부여했다. 19일 임관식 전야제 ‘선셋세리머니(Sunset Ceremony)’에서 태권도팀이 공중격파 시범을 보이고 있다. RMCC 태권도팀은 총 7명으로 구성됐으며 그 중 3명이 한인이다. 사관학교는 일반대학과는 달리 캐나다군 소속이기 때문에 각 지역에 있는 모병사무소(Recruiting Office)에 입학지원서를 내야 한다. 토론토엔 정규군·예비군(해군·육군·통신병·의무병)을 통틀어 총 5곳의 모병사무소가 있다. 사관학교 지원은 정규군 모병사무소(4900 Yonge St., Suite 100)에서 접수한다. 자세한 정보 및 각 지역별 사무소는 캐나다군 모병사이트(www.forces.ca/en/centres/findarecruitmentcentre-110)에서 검색할 수 있다. 지원서도 이곳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사관학교는 16세 이상의 캐나다시민권자로서 고등학교과정(12학년)을 마친 사람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정규군 지원은 10학년 이상. 특별한 경우엔 영주권자도 가능하다. 영어·과학(물리/화학)·수학 등 필수과목 평균이 80% 이상이어야 한다. RMCC에 재학 중인 한인생도들은 “성적보다는 리더십과 강한 정신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한다”며 “입학지원에 대비해 미리 포트폴리오를 잘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운동·자원봉사·학업·수상내역들을 정리해 지원서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지난 20일 임관 후 에드먼튼기지에서 근무를 시작한 권수한 육군소위는 “고교시절 리더십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운동부 또는 학생회 소속으로 활동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를 해왔던 권 소위는 재학 후에도 교내 태권도팀으로 활동하며 온주챔피언십 등을 석권하기도. RMC는 캐나다 대학 중 유일하게 정식 태권도팀이 있는 학교다. RMCC엔 올해 졸업생 포함 총 39명의 한인생도들이 재학 중이다. 졸업하는 선배들을 축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후배들. 가운데 깃발을 들고 있는 2명이 올해 임관한 배재익(왼쪽) 해군소위와 권수한 육군소위. 일단 서류심사를 통과하면 건강검사·약물검사·체력검사를 거쳐 최종면접을 통해 1차합격자를 뽑는다. 1차를 통과한 예비생도들은 7~9월 예비군사훈련(IAP)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절반가량이 탈락하게 된다. 재학생 및 졸업생들은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IAP를 첫손에 꼽는다. RMC 3학년 수학과에 재학 중인 정현준 생도는 “IAP는 말 그대로 지옥훈련이다. 살인적인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체력·정신적인 면에서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나게 된다”고 말했다. IAP 일정은 매일 새벽 4시55분 시작된다. 5분 만에 준비를 마치고 6시까지 1시간 동안 구보를 한 뒤 10분 만에 샤워를 마치고 6시30분 기상점호를 한다. 이후 각종 훈련 및 이론 수업을 받으며 사관생도로서 지켜야 할 법규 등 기본사양을 교육받는다. 모든 훈련 및 수업은 팀을 구성해 받게 되는데 팀원 중 한 명이라도 낙오되면 전체가 벌을 받기 때문에 서로 도우며 이끌어준다. IAP 중 약 3주간의 야전훈련 과정이 있는데 지옥훈련 중에서도 가장 힘든 훈련으로 꼽힌다. 기초적인 장비만을 갖춘 채 야외에서 행군 및 훈련을 하는 것으로 약 일주일 동안은 씻지도 못하고 잠도 하루에 3시간만 자면서 훈련을 받는다고. 이 과정에서 가장 낙오자가 많이 나온다. 모든 훈련은 남녀차별 없이 동등하게 이뤄져 특히 여성생도들의 탈락이 많다. 훈련 마지막 날에는 30kg에 달하는 완전군장을 하고 13km를 2시간에 주파하는 훈련을 한다. 특히 마지막 500미터 구간을 남겨놓고는 가상의 부상병을 업고 뛰어야 한다고. RMC는 3년 전부터 캐나다군 기초훈련 프로그램이 바뀌면서 IAP와 1학년을 마치고 10주동안 계속되는 장교기초훈련(BOTP)을 없애고 대신 첫 해를 마치고 12주 동안 기초군사훈련(BMOQ)를 치르는 것으로 대체했다. BMQQ일정은 IAP와 거의 동일하다. RMC 사관생도가 아닌 일반 대학을 다니는 학사장교(ROTP)의 경우 14주 동안 BMOQ를 받게 된다. 생도들은 입학 후 한 달 동안 신입생훈련(FYOP)를 받기 때문이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