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시기, RRSP를 RRIF로 전환할 때… 필요한 ‘마음가짐의 전환’

전문가들 “투자 구조·세금·현금흐름까지 삶의 리듬이 바뀐다”

(캐나다) 캐나다 은퇴자들에게 RRSP(Registered Retirement Savings Plan·등록 은퇴저축계좌)에서 RRIF(Registered Retirement Income Fund·등록 은퇴소득계좌)로의 전환은 단순한 투자 계좌 변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전문가들은 이를 “재정뿐 아니라 심리적·생활 패턴 자체가 바뀌는 순간”이라고 강조한다.

▲ “잔고가 줄어드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가장 어렵다”
재무 자문가 트레이시 안드라데(Tracy Andrade, Marnoa Private Wealth Counsel)는 많은 은퇴자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자산이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서는 것을 매우 힘든 과정으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축이 줄어드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충격”이라며 “은퇴 초기 가장 큰 심리적 장벽”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71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RRSP를 RRIF로 전환해야 하며, RRIF로 전환되면 더 이상 새로운 불입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매년 나이에 따라 정해진 최소 인출금액을 의무적으로 찾아야 하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인출 비율도 증가한다.

▲ 인출 대비 ‘버킷 전략’… 현금 확보가 핵심
안드라데는 RRIF를 구성할 때 “버킷(bucket) 전략”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 1번 버킷: 시장 변동과 무관하게 인출 가능한 초저위험 자산
· 2·3번 버킷: 장기 투자 자산(채권·주식 등)

이를 통해 시장이 급락할 때도 손실 상태의 투자상품을 강제로 매도하지 않고, 필요한 현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RRIF 인출은 ‘전액 과세’… 큰 인출 시 OAS 환수 위험도
RRIF에서 돈을 꺼낼 때는 그 자금이 배당이나 자본이득에서 비롯됐더라도 무조건 ‘소득’으로 간주돼 전액 과세된다.
또한 한 해에 큰 금액을 인출하면 세율이 급격히 높아지거나, 노령연금(OAS) 환수(clawback)가 발생할 수 있다.

재정 상황이 여유롭다면 RRIF에서 인출한 돈을 TFSA에 재투자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TFSA의 수익은 전액 비과세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세금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 “비상 상황 대비해 RRIF 외부 자산도 필요”
RBC 재정 컨설턴트 산드라 압둘(Sandra Abdool)은 RRIF만으로 자산을 운영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집 보수, 차량 교체 등 고액 지출이 생길 경우 RRIF에서 큰 금액을 인출하면 세금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RRIF 외에도 일정 부분 유동성을 갖고 있어야 세금 충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소득 구조·세율·목표에 따라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 “71세 되기 훨씬 전부터 계획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은퇴 직전이 아니라 은퇴 5~10년 전부터 RRSP·RRIF·TFSA의 역할 분담과 인출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압둘은 “미리 계획해 두면, 필요한 소득이 언제 어떻게 들어오는지 명확해져 심리적 여유가 생긴다”며 “은퇴 후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라고 조언했다.

토론토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