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인의 ‘색깔’
The colours of Canadians
캐나다의 피부색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연방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로 인해 지금 전체인구의 약 13%가 유색인종이다.
‘유색소수(visible minority)’란 말에 어폐가 있으나 통계국은 고용평등법(Employment Equity Act)에 있는 이 단어의 정의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유색인종은 비백인계 10개 그룹에 속하는 인종들로 중국인, 남아시아인, 흑인, 필리핀인, 중남미인(Latin American), 동남아시아인, 아랍인, 서아시아인, 일본인과 한국인으로 분류된다. 이들 유색인종의 70%는 해외에서 태어났고, 캐나다 내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중 중국인들의 수가 가장 많다.
이번 통계국 자료를 보면 약 95%의 소수민족들이 도시에 살고 있다. 200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전체 소수민족의 거의 3/4가 토론토, 밴쿠버와 몬트리올 등 3개 도시에 몰려있다. 캐나다가 건국 150주년을 맞는 2017년엔 토론토에선 유색인종이 ‘다수’가 되고, 밴쿠버에선 약 50%를 차지하게 된다.
이같은 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세계 곳곳에서 온 여러 인종들이 서로 화합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최근 여론조사 전문 ‘입소스-리드’사가 국내인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의 결과를 살펴보자. 응모자들에게 질문을 던진 후 ‘찬성’ 또는 ‘반대’의 입장을 표할 것을 요구했다.
“어떤 인종이든 상관없이 이웃집에 이사온 사람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환영하겠다”는 말에 강한 반대를 표한 사람은 4%에 불과했고, 또다른 3%는 어느 정도 반대한다는 입장이었다. 74%는 강한 찬성, 18%는 어느 정도 찬성의 뜻을 표했다.
17%는 인종차별의 경험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15%는 직장에서 피부색이 승진 등에 영향을 끼친다고 인정했다. 이렇게 말한 사람들이 소수인 것은 다행이다.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나, 이를 퇴치하려는 사람들의 의지가 강하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해외에서 얻은 자격증이나 경력이 국내에서 제대로 인정되지 않으며, 영어나 불어를 못하는 이민자들을 신속하게 정착하도록 돕는 일이 커다란 도전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을 볼 때 생각보다 좋은 결과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밝은 앞날이 기대된다. (글로브 앤드 메일 24일자 사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