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 총선거(10월10일)를 앞두고 온주보수당이 편의점에서의 주류판매 허용을 공약으로 내세울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편의점 주류판매는 많은 한인들이 종사하는 편의점업계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 현 자유당정부에 의해 외면당해온 민감한 사안이다.
다만, 보수당의 편의점 주류판매 허용 시사는 영업부진을 겪고 있는 편의점에 대한 배려라기보다는 지역 와인생산업계의 활로개척에 비중을 둔 것이어서 향후 각계의 반응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존 토리 온주보수당수는 지난 23일 캐나다통신(CP)과의 인터뷰에서 “온타리오지역 와인생산업계의 활성화를 위해 온주산 와인과 맥주를 온주주류감독위원회(LCBO) 체인점뿐만 아니라 일반편의점에서도 팔수 있도록 허용하고 이를 위해 몇 개의 시범시장(test market)을 설립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리 당수는 특히 “온주산 와인과 맥주를 팔기 위한 새로운 시장을 설립하면 현재 주정부의 맥주판매점(비어스토어)과 LCBO로부터 냉대 받고 있는 온주 주류업계의 비즈니스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외국 대형업계가 장악하고 있는 주류소매산업의 현실도 시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리 당수는 “온타리오의 양조업계는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주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산 맥주와 마찬가지로 LCBO의 진열대에서 냉대 당하고 있다”면서 시민들이 쉽게 지역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버타와 퀘벡주에서 편의점 주류판매를 실시하는 것을 예로 들면서 “그것이 시민들이 문화생활을 즐기는 일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 여러 사람과 터놓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리 당수의 이 같은 발언은 종전의 입장에서 갑자기 변화된 것이어서 그 배경에 의구심을 사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주정부는 너무 많은 곳에서 술을 팔도록 해서는 안 된다. 많은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이 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해 편의점 주류판매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었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다만, 주류판매 허용문제는 경찰과 학부모들의 우려를 십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미성년자들이 쉽게 술을 살 수 있도록 악용돼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도 시민들이 술을 사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당은 “편의점 주류판매에 부정적이던 보수당이 갑자기 이를 허용하자고 돌변한 저의가 무엇이냐”는 공개 질의서를 발표했다. 자유당은 지역편의점에서 주류판매를 허용할 경우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고 주정부의 손실도 클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달턴 매귄티 온주수상도 “현행 주류판매 제도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편의점 주류판매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데이브 브라이언스 온주편의점협회(OCSA) 회장은 “일요영업 허용과 마찬가지로 편의점에서의 주류판매는 소매업계의 자연스런 비즈니스 추세다. 안전문제는 크게 걱정할게 없다. 사람들은 다만 변화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온타리오의 금주법(禁酒法)은 지난 수십 년간 숱한 논란을 벌여왔다. 지난 1916년 9월16일 윌리엄 허스트 당시 보수당정부에 의해 도입된 이 문제를 놓고 주민투표(referendum)까지 실시됐었다. 지난 1924년 10월23일 당시 하워드 퍼거슨 보수당정부에 의해 실시됐던 금주법 해체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결과 1100만 명이 투표에 참여, 51.5% 대 48.5%의 차이로 금주법이 그대로 유지되게 됐으나 그 후로도 찬반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인편의점업계는 지난 4월 생존대책 차원에서 온주실협을 중심으로 2만6천명의 서명을 받아 킴 크레이터(나이아가라폴스 지역구) 자유당의원을 통해 편의점내 주류판매 허가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으나 MADD(음주운전퇴치를 위한 어머니모임) 등 시민단체들의 반대 벽에 부딪친 데다 자유당정부의 부정적인 입장 때문에 무산되고 말았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