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다르고 加 다른 ‘좋은 집’ 한국 골목 끝·산동네 기피, 캐나다 사생활·안전이 최우선

좋은 집이란 과연 어떤 집일까. 좋은 집의 개념은 한국과 캐나다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는 골목안 집은 복이 막혀 재수가 없다고 해서 가장 나쁜 집으로 친다. 그러나 캐나다에서는 막다른 골목 끝(cul-de-sac)이 가장 좋은 위치의 집이다. 이곳 사람들은 사생활이 보장되고 차량통행이 없어 안전하다는 점에서 이런 집을 선호한다. 한국에서는 모퉁이 집이 상업적 이용에 용이하다는 이유로 가장 값이 나가는 반면에, 북미인들은 밤에 자동차 라이트가 빈번하게 비추고 지나가는 집을 아주 싫어한다. 코너 집은 인도나 거리의 통행이 잦기 때문에 항상 문과 커튼을 닫아둬야 하는 탓이다. 또한 한국에서는 산등성이 집들은 통행이 불편해 가난한 동네의 대명사지만 이곳에서는 산 위로 올라 갈수록 부자동네인 경우가 많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부동산과 관련한 6가지 권리(소유·사용·수익·처분·배타·향유) 중에서 향유(enjoy)와 배타(exclude) 권리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이다. 즉 자기 집만이 가지는 특유의 조망을 만끽하는 반면에 남의 것들이 조망을 가린다든가, 이웃집 나뭇가지가 담을 넘어오는 등의 침범을 용납하지 못한다. 언덕위로 올라갈수록 향유와 배타권이 보장될 수밖에 없다. 낭떠러지에 걸려있는 집, 하얀 파도가 치는 바닷가의 조그만 집들이 100만 달러가 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편 ‘싼 집’에 대해서도 한국과 캐나다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북미인은 집값이 싸다고 할 때 ‘reasonable price’라고 한다. 합리적인 가격, 즉 비싸지 않은 적당한 가격이라는 뜻이다. 다른 단어로는 ‘affordable price’라고도 자주 쓴다. 형편에 맞는 가격이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은 한국에서 전셋집 얻기보다도 쉽다. 서울의 중산층 아파트 전셋값이면 캐나다에서는 ‘저택’을 은행융자로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엄격히 보면 모기지로 마련한 주택은 은행 소유의 집일 따름이다. 배보다 배꼽이 큰 융자를 안고 모기지를 제때 갚기 위해 삶의 질과 행복을 희생하면서 수십 년 동안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아야 한다면 과연 그 집이 좋은 집일까.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좋은 집’이란 ◆최소한의 상환부담 ◆픽업할 필요 없이 아이들 스스로 통학할 수 있는 거리 ◆운동 삼아 다녀올 수 있는 마켓 ◆청소를 남에게 맡길 필요 없는 규모 ◆조깅을 할 수 있는 주변환경 등등 수입과 시간의 절약분을 삶의 질 향상에 투자할 수 있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