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주변추천’이 최고 집·직장 가까울수록 이상적

전문의진료 ‘첫 회’ 가장 중요 ■ 공공의료 120% 활용법 국내 보건체계가 오늘날 그리 효과적으로 운영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베이비붐세대가 고령화돼가고 있고, 의료장비와 서비스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 한편, 많은 병원과 클리닉들이 인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지금 당장 아픈 사람은 이같은 이유에 신경 쓰지 않는다.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를 받기 원할 뿐이다.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지만, 국내 보건시스템은 아직은 건재하다. 특히 토론토의 경우 잘만 찾아가면 좋은 서비스를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 토론토의 의료서비스를 안내한다. **가정의 가정의는 전체 의료서비스의 핵이다. 그는 환자의 상황을 장기간 지켜봄으로써 필요한 경우에 적절한 치료를 권유할 수 있다. 국내 보건시스템은 가정의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 국내 다른 지역들과 마찬가지로 온타리오도 가정의 부족현상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문의보다 수입이 적다는 이유 등으로 가정의를 지망하는 의대생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온주의료협회(OMA·Ontario Medical Association)의 집계에 따르면 120만 명의 주민이 현재 지정가정의가 없는 상태며, 이같은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지금 새 환자를 받는 가정의는 없을까? *가정의 찾는 법 일단 친척들에게 물어본다. 아프지 않을 때 미리 알아보는 것이 물론 바람직하다. 공식적으론 더 이상 새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의사들 중에서도 기존환자의 식구나 친척은 봐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식구들 중 “내 의사가 최고”라고 자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에게 부탁해 의사와 만날 수 있도록 중간역할을 부탁해본다. 식구의 ‘백’으로 부족하면 의사협회(College of Physicians & Surgeons of Ontario)의 웹사이트(www.cpso.on.ca/Doctor_Search/dr_srch_hm.htm)에 들어가 직접 찾아볼 수도 있다. 토론토의 경우 세인트마이클, 마운트사이나이 등 병원 내에서 인턴들이 운영하는 가정의클리닉들이 있다. 이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마음에 드는 인턴이 있으면 그가 언제 어디에 개업할 것인지 알아볼 수도 있다. 연중 가정의 찾아 나서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7월이다. 의대생들이 인턴을 마칠 때이기 때문이다. *어떤 가정의? 물론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둔 의사가 바람직하다. 하루 스케줄 중 언제 의사를 찾는 게 가장 편리한지 미리 따져본다. 의료서비스의 질은 환자가 필요할 때 얼마나 빨리 의사를 만날 수 있는지에 많이 좌우된다. 대다수 가정의들은 주변에 있는 의료시설들을 선호하고, 가까운 곳에 있는 전문의를 소개해준다. 따라서 엑스레이를 찍거나, 전문의를 만나러 가야할 때도 그리 멀리 갈 필요가 없다.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자신의 상태를 의사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해결책을 위해 의사와 함께 합의한 방법을 그대로 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 의사를 만나러 가기 전 약 5분을 투자해 자신의 상태에 대해 생각해본다. ‘가장 우려되는 증상은 무엇인지’ ‘의사를 만나서 반드시 알아봐야 할 문제가 있는지’ 등 미리 준비해간다. 자신의 상황을 의사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환자의 설명을 자세히 들은 의사가 진단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의사를 만나기 전 다음 네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1) 어디가 아픈가? 손가락으로 지적할 수 있으면 더 좋다. 2) 어떤 증세인가? 일반단어를 사용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 ‘아마 이런 병일 것’이란 말은 삼가라. 그것은 의사의 몫이다. 3) 언제부터 아팠는가? 아팠던 기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4) 얼마나 아픈가? 통증의 정도를 의미하는데,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설명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운전 중 자동차를 잠시 멈춰야 했을 정도’ 또는 ‘구역질이 나 이틀 동안 물만 마셔야 했다’는 등이다. *내 의료정보는 내가 챙긴다 개인의료정보 유출에 대한 보호장치, 관료주의 등으로 인해 국내 의료업계의 정보기술은 매우 느린 속도로 발전한다. 온주에서도 컴퓨터는커녕 아직 종이문서에 의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복잡한 의료역사를 가진 환자라면 자신이 직접 자신의 정보를 챙기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각종 검사, 엑스레이, 초음파검사 결과 등의 원본은 안전한 곳에 잘 보관해 두고, 몇 장의 사본을 미리 떠뒀다가 급히 병원에 가야할 일이 있을 때 지참하고 가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새 의사를 보러 갈 때도 마찬가지다. **새 형태의 의료서비스 온주정부는 지난 몇 년 동안 수 개의 새로운 의료서비스 형태를 시험운영했으며, 이들을 주 전역으로 확대시키길 원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가정의 부족현상의 여파를 최소화하려는 시도다. *가정보건그룹(Family Health Group) 가정보건그룹(FHG)과 포괄적간호모델(CCM·Comprehensive Care Model)은 일반 가정의클리닉과 큰 차이가 없다. 단 의사들이 근무외 시간에도 일부 긴급서비스를 제공하고, 전화상담 등을 받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준다. 간단하게 말해서 FHG·CCM은 환자들이 저녁 때 의사를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가정보건네트워크(Family Health Network) 이같은 시스템에 속한 의사는 환자당 연 107.28달러의 고정요금을 미리 받는다(당뇨병 등 좀더 복잡한 문제의 환자는 60달러 추가). 따라서 이 시스템은 환자가 자주 찾아오지 않으면 의사에게 상당히 유리할 수 있다. 의사들은 ‘뜸한’ 환자에 대해선 전화상담도 해줄 수 있다. 반면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인터넷에서 본 의료상식을 설명해달라는 환자에 대해선 의사의 태도가 그리 부드럽지만은 않을 것이다. *커뮤니티보건센터(Community Health Centre) 일부 의료 및 사회복지 서비스를 같은 장소에서 한꺼번에 제공하는 경우가 많고, 커뮤니티 특징에 따라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마련키도 한다. 예를 들어 다운타운 자비스/메이틀랜드에 있는 CHC는 청소년들 위주의 서비스를, 퀸/배더스트에 있는 센터는 노숙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 현재 광역토론토에 22개 CHC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의 전화번호와 주소는 온주보건센터협회(Association of Ontario Health Centres) 웹사이트(www.aohc.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병원서비스 가급적이면 ‘홈(home)병원’을 만들도록 시도해본다. 환자에게 가장 좋은 병원은 그의 가정의나, 그를 정기적으로 돌보는 전문의와 연대가 있는 곳이다. 특정병원에서 좋은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으면 앞으로도 계속 그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경우엔 더욱 그렇다. 수술을 전담한 의사는 환자와 관련, 수술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환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또 수술을 직접 한 의사보다 해당환자의 상황을 더 잘 아는 사람도 없다. *구급차를 부를까? 홀로 병원에 갈 수 없거나, 상황이 시급하면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몇 가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토론토의 구급차들은 중앙본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본부는 구급차를 부른 환자의 심각성, 병원 응급실들의 포화상태 등을 따져 구급차들의 움직임을 조정한다. 다시 말해서 이미 응급실이 꽉 찬 병원으론 새 환자를 보내지 않는다. 따라서 구급차를 불렀을 때 환자가 원하는 병원으로 가지 않을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물론 구급차는 병원까지 가장 안전하게 갈 수 있는 방법임엔 틀림이 없다. *방문시간의 중요성 식구가 병원에 입원했을 경우 자주 찾아가는 것은 환자에게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그가 받는 서비스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자의 영어가 달리거나, 어떤 이유로든 말을 제대로 못할 경우 대신 의사나 간호사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간호사들은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어떤 환자에게 얼마나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오는 지 잘 알고 있으며, 이들에게 좀 더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질문을 하는 것은 좋지만 짜증이 날 정도로 귀찮게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전문의 국내 의료시스템의 고질적 문제가 하나 있다. 손가락에 난 상처 등 가벼운 문제는 금방 처리된다. 또, 심장마비로 쓰러졌거나,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급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에도 신속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어중간하게 아픈 사람들이다. 당장 생명에 지장은 없는 사람들은 오랫동안 고통을 겪으면서 가정의가 적절한 전문의를 소개해주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힘들게 만난 전문의로부터 최고의 서비스를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전문의 예약요령 가정의에게 전화 걸어 전문의를 의뢰해달라고 했을 때, 그렇게 해줄 의사도 없지만, 그런 식으로 전문의를 만났을 경우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 힘들다. 일단 가정의를 찾아가 검사를 받아보고, 그의 조언을 들어본다. 전문의를 반드시 찾아갈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가정의의 진단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을 경우 두 번, 세 번 다시 찾아가 검사를 받아본다. 이런 식으로 증세를 좀더 자세히 지켜본 의사는 보다 확실한 전문치료를 연결해줄 수 있다. 전문의를 볼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면, 기다리는 동안 집에서 직접 취할 수 있는 치료법은 없는지 물어본다. 또 환자가 정말로 아프다고 생각하면 대다수 가정의들은 보다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주려고 노력한다. *전문의 만나는 법 일단은 왜 전문의를 만나러 가는지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진단을 위해서인지, 치료를 받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절차상 어떤 검사를 받기 위해서인지 알 필요가 있다는 것. 피부에 생긴 발진이 도대체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의의 검토를 받을 수 있고, 관절염이 있는 사람은 혹시 무릎이나 고관절 교체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는지 전문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 왜 전문의를 보러 가는지 특별한 이유를 모르겠으면, 가정의에게 물어본다. 제대로 알고 가야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전문의는 환자와 첫 번째 면담을 했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번다. 두 번째 검사 때부터는 가정의와 수입이 똑같다. 따라서 첫 번째 면담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를 해 가는 것이 좋다. 의사의 입장에서는 같은 환자가 계속 찾아오는 것이 재정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전문의와의 검사가 끝난 다음 이에 따른 치료를 그가 직접 할 것인지, 아니면 가정의에게 넘길 것인지 미리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토론토라이프 전재)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