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놀기만 할 땐가 진로 생각하며 미래 구상해야

전공목록 파악 등 중요 고등학생들이 졸업 전 거쳐야 하는 가장 어려운 과제는 바로 진로 결정이다. 전공을 선택하는 일은 앞으로 4년간의 대학생활을 좌우할 중요한 숙제기 때문에 12학년이 되기 전에 고려하기 시작해야 한다. 지원기간에 쫓겨 서두르다 섣불리 결정하면 훗날 더 어려운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적성에 맞지 않는 길을 계속 어정쩡하게 걸어갈 것인지, 남들보다 졸업이 조금 늦더라도 다른 길로 돌아설 것인지 결단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들이 대학지원을 마치고 있는 연말시즌은 9~11학년생들도 자신의 미래를 들여다볼 좋은 기회다. 동아리 활동 진로결정 상담 시 단골 질문은 바로 ‘나의 취미·특기·적성은 무엇인가’다. 대학 전공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그간의 학창생활 동안 여러 동아리에 참여해오며 어떤 활동을 할 때 가장 활기차고 행복하다고 느꼈는지, 무엇을 할 때 가장 활기차고 자신감이 넘쳤는지 찬찬히 생각해보자. 독서클럽이나 도서관 봉사 등이 즐겁다고 느꼈다면 글을 읽거나 쓰는 직업, 또는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는 것이 적성에 맞을 수 있다. 토론클럽 활동을 즐겼다면 논리를 사용하는 일, 분석 능력이 요구되는 일, 남들 앞에 서는 것이 자신의 특기일 수 있다. ‘이 전공으로 뭘 할 수 있을까?’를 묻기 전에 ‘내게는 어떤 전공이 어울릴까?’를 먼저 물어봐야 한다. 좋아하는 것이 반드시 자신의 특기가 아니며, 대학생활 중 취미와 특기가 어느 정도 변할 것이란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난 성적표 그간 많은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성적표를 훑어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알 수 있다. 10, 11학년 성적뿐이 아니라 초등학교 때부터 지속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과목을 나열해보자. 지난 몇 년간의 성적표를 앞에 두고 어떤 과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으며 어떤 과목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지 분석한다. 고학년으로 들어가면 반 평균 성적 등과도 비교해볼 수 있어서 한층 객관적인 판단을 내릴 수가 있을 것이다. 자신은 미술이나 드라마 등 창작활동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수학이나 과학 등에서 지속적으로 높은 성적을 받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고등학교 고학년 때 단순히 평균점수를 올리기 위해 수강한 과목은 빼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과목의 경우 저학년 때부터 서서히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한 학기만 듣는 경우가 많고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데도 성적을 생각해 이수했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전공목록 자신의 능력을 분석해봤다면 이제 대학들이 제공하는 전공 목록을 공부할 차례다. 대학 웹사이트나 카탈로그 등을 살펴보자. 우선 학과들이 크게 어떻게 나뉘는지 확인하고 그 중 자신이 좋아할만한 전공이 많이 들어있는 것부터 읽어 내려간다. 비슷해보여도 이수기간이 다르거나 듣는 과목이 다른 전공과 겹치는 경우도 있으니 상담교사나 대학입학사정관 등과 함께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제목과 내용이 상당히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반드시 업데이트된 최신 목록인 것을 확인하자. 카탈로그는 가이던스 오피스에 가면 찾아볼 수 있다. 전공을 추렸다면 관심 있는 대학 몇 곳을 찾아서 비슷한 전공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름이 똑같지 않아도 내용이 흡사한 전공들이 많다. 대학 웹사이트 접속 시 학과별 이수과목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을 것이다. 대학별로 해당 학과 학생들이 이수하는 필수과목들을 살펴보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고 보통 대학 1~2년 과정 이수 후 정하게 되는 스트림(stream)이 있는지도 찾아본다. 복수전공 고려 꼭 한 개의 학과만만 택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두 개의 전공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면 복수전공(double major), 또는 마이너(minor)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이 관심 있는 직업에 도움이 될 과목들을 함께 들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그래픽디자인과 컴퓨터공학, 심리학과 범죄학 등 서로 도움이 되는 학과를 합치거나 반대로 전혀 연관이 없는 학과를 이수하기도 한다. 명심할 것은 복수전공이나 마이너를 들을 경우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필수과목이 많아 더 강도 높은 학업량을 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교양과목도 줄어들기 때문에 이를 통해 평균성적을 올리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서로 전혀 상반되는 두 개의 분야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에게는 복수전공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취업에 어려움이 있을 듯한 분야 역시 실용적인 전공을 하나 더 들어두면 좋다. 예를 들어 자신이 마음에 둔 예술이론 등의 학과와 회계, 경영 등 실용적인 분야를 함께 들어놓으면 훗날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