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스몬 국립공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

[(사진)그로스몬국립공원 관광중에 빼놓을 수 없는 코스는 웨스턴 브룩 폰드(Western Brook Pond) 일주 보트투어이다. 그로스몬은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빙식내륙호 ‘웨스턴 브룩 폰드’ 하이라이트 보트투어 이용 ‘깊은 속살’까지 탐사 가능 반도끝 해안 바이킹 옛거주지도 구경거리 뉴펀들랜드 관광코스중 대표적인 곳은 뭐니뭐니해도 「세인트로렌스만」에 접한 그로스몬 국립공원(Gros Morne National Park)이다. 특히 하이커들에게는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험난한 트레일이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로부터 「세계문화유산(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된 그로스몬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웨스턴 브룩 폰드(Western Brook Pond). 이곳을 보지 않고서는 그로스몬국립공원을 보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절경이다. 토론토에서 간 일행이 그로스몬국립공원 관광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 역시 바로 웨스트턴 브룩 폰드다. 도착 둘째 날 도보로 하루종일 걸려 첫 봉우리 정복에 성공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폰드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하산하지 않고 계속 내륙 깊은 곳까지 걸어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백패킹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국립공원측으로부터 야영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전문 하이커들이 아니더라도 웨스턴 브룩 폰드의 신비스런 내부를 샅샅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점이다. 보트 투어가 바로 그것이다. 보트 투어를 위해 하루전에 예약했으나 오후 4시에 출발하는 마지막 운항밖에 자리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육지로 둘러싸인 폰드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도로변 파킹장에서 최소한 45분간은 걸어야 한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했다. 만약 자동차 길을 폰드 가깝게 만들었다면 자동차가 내뿜는 매연가스로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을 상당부분 훼손했을 것이다. 이 트레일은 메마른 땅, 작고 연약한 야생화가 산재된 습지, 보드워크로 보호된 땅을 거쳐 숲속을 관통하는 오솔길로 이어진다. 이 숲은 각종 진귀한 식물들로 덮여있다. 일행은 아침 일찍 현장을 찾아가 호수변 한적한 비치에서 일광욕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후 보트(Western Brook II)를 탔다. 이 호수에는 2대의 보트가 동시에 운항한다. 안내원에게 『어떻게 보트를 여기로 가져올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답변은 이러했다. 첫번째 것은 겨울에 썰매로 얼어붙은 습지를 통과해 끌고 왔고, 두번째 것은 헬리콥터로 부품들을 싣고 와 보트하우스에서 조립했다. 웨스턴 브룩 폰드의 16km를 따라 들어가는 보트여행은 지질학 수업 바로 그것이었다. 전(前)캄브리아대(Precambrian)의 바위는 뉴펀들랜드섬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고 롱레인지산맥(Long Range Mountains)을 형성했고 강 계곡을 비집고 나온 빙하가 장엄한 협곡을 만들어 냈다는 안내원의 설명이 마이크를 통해 우렁차게 들려온다. 배가 가는 진동에 금방이라도 깎아 세운 듯한 절벽에서 바위덩이가 굴러 내릴 것만 같은 장관이 좌우로 쉴새 없이 펼쳐진다. 실제로 2002년도에는 여행객들이 보트투어를 하는 가운데 바위덩어리가 폭발음을 일으키며 굴러 떨어져 보트에 탄 22명의 관광객이 혼비백산한 적이 있다고 하나 이날은 그런 불상사는 물론 없었다. 선장이 보트를 바위면에 가까이 붙였을 때 아름다운 폭포로부터 떨어지는 물이 물보라를 이루며 떨어지는 아름다운 광경이 연출됐을 뿐이다. 빙하로 침식된 해안선의 입구가 해저봉으로 막혀 담수호가 된 웨스턴 브룩 폰드의 장관에 보트 탑승객들은 사진기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정상 부근에서 수면으로 낙하하는 폭포는 차라리 귀엽게 보일 뿐이다. 보트가 호수의 끝지점에 도달, 조그만 부두 부근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하선하는 사람이 없었다. 선착장 부근에 이르자 안내원은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있는 작은 선창은 용감무쌍한 하이커들이 계곡을 올라가 산들을 하이킹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선착장에서 내려 계곡을 따라 힘겹게 올라가면 높은 고지에 평평한 고원(plateau)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붉은 재킷을 입은 하이커가 바위 위에 올라서 두팔을 펼쳐들고 바위와 호수의 좁은 협곡을 바라다보는 장면을 연출한 곳이다. 뉴펀들랜드의 관광책자에 으레 등장하는 사진이 바로 여기에서 찍은 것이다. 이 바위에 도착한 뒤 이어서 산을 돌아 나오려면 최소한 4일이 걸린다. 트레일 표지판이 따로 없다. 나침반 사용법을 숙지하고 있는 경험있는 하이커만이 올라가도록 허가되어 있다. 우리 일행이 보트를 탄 날은 하늘이 너무 청명하여 전문 하이커들의 천국인 내륙의 깊은 골짜기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낭떠러지 꼭대기에 안개가 끼는 날이 잦은 곳이 바로 이곳이다. 내륙 하이킹을 하려면 국립공원 방문자센터에 있는 국립공원 관리사무소(Parks Canada)에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 호수 끝부분에서 그로스몬 등 여러개의 산꼭대기를 경유하는 코스의 길이는 35km. 그로스몬국립공원에는 백패킹이 아닌 당일치기 하이커(daytripper)들을 위한 트레일이 19개 조성되어있다. 길이는 약 100km. 이외에 27km의 노스림(North Rim)과 35km의 롱레인지( Long Range) 등 2개의 백패킹코스가 있다. 노스림은 3일, 롱레인지는 4일간의 일정이 필요하다. 약 2시간30분의 투어를 마치고 나면 목이 아프다. 높디높은 벼랑의 끝을 보기 위해 얼굴을 하늘로 치켜올렸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절벽은 717m로 CN타워(555m)보다 월등히 높다. 호수물도 깊고 차갑다. 가장 깊은 곳은 165m. 절벽에 가리워 있고 깊은 계곡에서 내려오는 물이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한 물로 평가되기도 한다. 웨스턴 브룩 폰드는 마치 스웨덴 해안에 있는 피오르드(fjord: 높은 절벽사이에 깊이 들어간 해안절벽)를 여행하는 느낌을 주는 지형이다. 그러나 진짜 피오르드는 아니다. 왜냐하면 이는 바다에서 분리되어 있고 민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이 구조물은 피오르드와 마찬가지로 빙하작용의 결과이다. 빙하가 산꼭대기에서 내려오면서 큰 강들이 바다로 향하는 계곡 입구들을 깊이 팠다. 그러나 육지가 대규모 얼음덩어리의 무게로부터 해소되면서 반동으로 높아지고 해안선이 바다 수면으로부터 올라옴으로서 피오르드가 바닷물로 분리되고 세월이 흐르면서 빗물에 의해 채워졌다. 그로스몬국립공원에서는 웨스턴 브룩 폰드 외에도 볼 것이 많다. 지하 수십km에서 유출된 맨틀이 해저에서 밀려 올라와 만들어진 고지대 위의 바위산인 「테이블랜드(Tableland)」, 국립공원의 최고봉인 그로스몬산(해발 806m), 트라웃(Trout)강 북쪽의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녹지대 「그린가든(Green Garden)」도 가볼만한 곳이다. 이외에도 어촌을 구경하는 것도 좋은 관광이 될 수 있다. 우디 포인트(Woody Point)는 예술인들의 마을이자 어항이다. 사진·페인팅·조각·누비장식(quilt)과 손으로 뜬 스웨터 등이 상점에, 화랑에, 식당에 진열되어있다. 이 마을의 진정한 매력은 어선, 선창, 바닷가재잡이 통발(lobster pot), 해안을 따라 언덕 위까지 펼쳐진 집들을 연결하는 좁고 구불구불한 길에 있다. 뉴펀들랜드의 모든 어촌과 마찬가지로 집들이 아주 유사하다. 대부분은 흰색이다. 언덕의 검초록, 바다의 검푸름과 대조를 이룬다. 소어촌(outport)인 트라웃리버(Trout River)도 정감이 가는 마을이다. 비치가 옆에 있고 바위로 된 갑(headland)이 보호를 하고 있는 아늑한 항구 트라웃리버는 트라웃 리버 폰드에서 물이 강을 이루어 세인트로렌스만으로 흐르는 곳에 있다. 해안을 따라 이어져 있는 보드워크 옆에 식당이 하나 놓여있다. 국립공원의 중심지는 로키하버(Rocky Harbour)와 노리스포인트(Norris Point)이다. 전자는 바다에 면해있고 후자는 산허리 숲속에 있다. 로키하버는 그로스몬 관광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식당 등 편의시설이 공원내에서 제일 많은 곳이다. 본베이(Bonne Bay) 후미에 있는 노리스 포인트는 숲이 우거지고 물도 조용하다. 마을 언덕 꼭대기에 이르면 경치가 아름답다. 우리 일행이 묵은 장소는 그로스몬국립공원의 북쪽 끝부분에 있는 카우헤드(Cow Head)이다. 모텔과 캐빈 등 각종 시설이 있는 이곳은 셔베이(Shaw Bay) 남쪽에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번성하던 어촌인 셔베이는 지금은 버려져 제비갈매기(tern)들이 모래언덕의 잡초속에서 서식하는 황량한 땅이 되어 버렸다. 석양에 비치를 따라 걸었다. [(사진)1000년전 바이킹 거주지 랑즈 오 메도우즈는 하이웨이 430과 이어지는 436번 도로의 끝 지점에 있다.] 그로스몬국립공원을 갈 때 빠뜨리면 후회할 지역이 있다. 반도 최북단에 있는 「랑즈 오 메도우즈(L’Anse aux Meadows)가 바로 그곳이다. 1천년전에 바이킹(Viking)이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곳을 복원한 곳이다. 기원후 1천년경 어느날 여름 그린란드의 바이킹 탐험대가 오늘날 「랑즈 오 메도우즈」라고 불리는 곳의 해안에 도착했다. 이곳은 그레이트노던반도(Great Northern Peninsula)의 최북단이다. 리에프 에릭손(Lief Ericksson)의 지휘하에 70~90명으로 구성된 바이킹 탐험대는 세인트로렌스만 일대를 탐험하기 위한 거점으로 야영진지를 구축했다. 이후 약 사반세기동안 바이킹들은 이들이 「빈랜드(Vinland)」라고 부른 이 지역을 항해했다. 활엽수 목재를 찾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 이것이 유럽인과 북미원주민들과의 첫 만남이었다. 「랑즈 오 메도우즈」는 역사학자이자 탐험가인 헬게 잉스타드(Helge Ingstad) 박사와 고고학자인 그의 부인 안네 스티네 잉스타드(Anne Stine Ingstad) 덕분에 1960년 처음으로 세계에 알려졌다. 노르웨이 출신인 이들 부부는 중세 노르웨이의 북유럽 무용담(Norse Sagas)에 전해지는 전설적인 장소의 북미존재를 확인하기로 결심했다. 여러 해에 걸친 조사의 결과 조지 데커(George Decker)라고 하는 지역 어부를 만났다. 이 어부는 이 지역에서 풀에 덮인 이상한 형태의 흙무더기를 찾아냈다. 잉스타드 부부가 찾고 있는 바로 그런 형태였다. 12년에 걸친 발굴작업 등 고고학적 조사가 계속됐다. 처음에는 잉스타드 부부가 하다가 나중에는 연방공원관리국(Parks Canada)이 이어받았다. 풀에 덮인 이 고분은 8개의 11세기 노르웨이 건물로 판명되었다. 이는 북미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바이킹 거주지라는 점을 들어 캐나다정부기구인 「Historic sites and Monuments Board of Canada」는 「랑즈 오 메도우즈」를 1977년도에 국가사적장소로, 다음해인 78년도에는 유네스코가 「세계유적지(World Heritage Site)」로 각각 지정했다. 여름철에는 「팍스 캐나다」 직원이 바이킹 시대의 복장을 하고 당시의 생활상을 재현한다. 방문자 안내센터에서 보드워크를 따라 가면 울타리가 있고 잔디가 덮인 토굴같이 생긴 흙집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랑스 오 메도우즈」이다. 주변에 워킹 트레일이 있다. 비행장이 있는 디어레이크(Deer Lake)에서 시작되는 430번 하이웨이를 「바이킹 트레일(Viking Trail)」로 불리는 것은 바이킹의 북미 첫 거점이던 「랑스 오 메도우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