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강 ‘월풀 제트보트’ 승선기 악명 높은 '악마의 굴' 기도 절로

[(사진)월풀 제트보트가 악명 높은 급류 ‘악마의 굴’에서 360도 급회전을 하면 파도가 배를 덮치며 스릴이 최고조에 달한다.] 급류가 엄청난 속도로 밀려온다. 이곳이 바로 말로만 듣던 나이아가라강 협곡(Lower Great George)의 악명 높은 ‘악마의 굴(Devil’s Hole)’ 구간이다. 제트보트(jetboat)의 터보엔진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배꼬리(船尾)를 급회전해 급류를 가로지른다. 내장을 뒤틀리게 하는 360도 회전 ‘해밀턴 턴(Hamilton turn)’을 해 급류 속으로 들어가자 겁에 질린 승객들은 의자등받이 손잡이를 힘껏 잡았다. 소름이 끼칠 정도의 엄청난 힘에 의해 부딪치고 내동댕이쳐졌다. 제트보트의 뱃머리가 거대한 급류의 파도 속으로 들어갔을 때 놀라 벌어진 입안으로 물이 가득 들어왔다. 물을 연신 내뱉으려고 했지만 때로는 삼킬 수밖에 없었다. 1992년부터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에서 운행되기 시작한 월풀 제트보트 덕분에 물의 용량 면에서 세계 최대인 나이아가라강의 급류 한 가운데서 자연의 위용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필자는 지난 1일 캐나다데이에 큰맘먹고 이 제트보트에 승선, 급류에서의 스릴을 만끽했다. 40인승인 월풀 제트보트는 나이아가라협곡 급류를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쾌속정이다. 재래식 프로펠러 대신에 날개바퀴(impeller)가 뿜어내는 물의 분출에 의해 나아가는 제트보트는 다른 배들이 갈 수 없는 얕은 곳도 운항할 수 있다. 힘 좋은 엔진은 나이아가라강의 급류도 최고 시속 40km의 속도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제트보트를 이용한 급류타기 중 세계에서 가장 스릴 넘치고 재미있는 모험이 바로 월풀 제트보트 타기입니다.” 월풀 제트보트 오퍼레이터인 존 키니(41)씨의 말이다. 그의 고향 펜실바니아에서 13세부터 급류타기를 했다는 그는 아내와 동업으로 월풀 제트보트 비즈니스를 해오고 있다. [(사진)월풀 제트보트 회사는 40인승의 쾌속정 6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1척은 급류에서 뚜껑을 덮을 수 있도록 설계된 보트다] 이 월풀 제트보트는 오타와강 뗏목타기와 몬트리올의 라신급류(Lachine Rapids) 제트보트를 포함하는 ‘윌더니스 투어(Wilderness Tours)’의 일환이다. 키니씨는80년대 오타와강 뗏목타기 프로그램에서 일하면서 나이아가라강 협곡에 들르곤 했단다. 이곳의 급류를 탈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그 당시 라신급류를 운항하던 제트보트를 나이아가라강에 취항시키기로 마음먹고 89년부터 실험을 시작했다. 이 실험이 성공을 거두자 나이아가라강 급류에 맞게 제트보트 한 척의 건조를 주문했다. 이 제트보트는 급류에서 몇 가지 묘기(trick)를 부릴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이 가운데 탑승자들의 간담을 가장 서늘하게 만드는 것이 선체가 360도 회전하는 소위 ‘해밀턴 턴(Hamilton turn)’이다. ‘해밀턴회전’은 제트보트 펌프(pump)를 발명한 뉴질랜드의 해밀턴 제트 펌프(Hamilton Jet Pump)사의 이름을 딴 것이다. 9,975kg에 달하는 육중한 제트보트가 시속 50km에 가까운 속도로 질주하다 ‘해밀턴 턴’을 하면 배가 급류 속으로 들어가고 승객은 물세례를 받는다. 한 시간에 걸친 제트보트 모험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승객들은 사고시 회사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release)에 서명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껏 배가 뒤집히거나 하는 사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박은 건조과정에서 해양경비대(Coast Guard)의 검사를 필하고 정기적으로 안전점검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키니씨는 말한다. 승객들은 출발 30분 전에 구멍조끼 입는 법 등 안전수칙에 대한 브리핑을 받아야 한다. 제트보트 항해는 급류에서의 스릴 외에도 100미터 높이의 ‘로워 그레이트 고지(Lower Great Gorge)’의 장관을 승객들에게 선사한다. “한 시간에 걸쳐 18km의 거리를 왕복하는 동안 캐나다와 미국을 50번이나 왔다갔다한다”는 게 키니씨의 설명이다. 미국과 영국 간에 발발한 ‘1812년전쟁’의 주요 전투 대부분은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 일대에서 벌어졌다. 나이아가라강이 온타리오호수로 들어가는 곳에 자리잡은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의 한적한 곳 머리나(marina) 옆에 있는 제트보트 선착장을 벗어나면 강 건너 미국 쪽에 성채 ‘포트 나이아가라(Fort Niagara)’가 있다. 서서히 상류를 향해 올라가다 보면 캐나다 쪽에 ‘포트 조지(Fort George)’ 성채가 있다. 미국과의 대치상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영국군이 구축한 요새인 ‘포트 조지’는 오늘날 역사박물관으로 보존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고개를 들면 멀리 하늘높이 솟은 탑이 보인다. 이 탑은 1812년 미국과의 전쟁당시 캐나다군을 지휘하다 전사한 아이작 브룩 장군의 기념비다. 격전지인 퀸스턴 하이츠는 공원으로 조성돼있다. 제트보트는 ‘악마의 굴’에서 여러 차례 묘기를 부린 다음 급류를 거슬러 올라갔다. 머리 위로 곤돌라(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는 대규모 소용돌이인 월풀(Whirlpool)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스페인 엔지니어가 설계한 곤돌라는 월풀 위를 가로지르며 1916년부터 운행되고 있는 나이아가라강의 명물이다. 월풀에 들어서면 다리가 보인다, 미국으로 연결되는 월풀 브리지다. 다리 아래에서는 또 다른 급류가 엄청난 속도로 월풀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어퍼 고지(Upper Gorge)의 급류는 물살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제트보트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 제트보트는 월풀을 떠나 강 하류로 향하면서 ‘악마의 굴’ 급류에서 다시 한 번 묘기를 부린 다음 급류지역을 벗어난다. 급류를 벗어나면 캐나다와 미국 쪽에 나란히 수력발전소가 있다. 보트가 선창에 돌아왔을 때 젖은 옷은 바람에 어느 정도 말라있었다. 배에서 내려 탈의장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고 제트보트의 묘기를 촬영하기 위해 나이아가라 글렌으로 향했다. [(사진)월풀 제트보트 투어의 선착장은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 중심부에서 약간 벗어난 물가 딜레이터 스트릿(Delater St.)과 멜빌 스트릿 (Melville St.) 코너에 있다. 바로 옆에는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 머리나(marina)가 있다.] ▲ Q & A * 출발 장소는? -월풀 제트보트 투어는 뉴욕주 루이스턴(Lewiston)에 있는 새로 개조한 워터 스트릿 랜딩(Water Street Landing) 혹은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Niagara-on-the-Lake)에서 출발한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 나이아가라협곡(Niagara Gorge)을 지나 종점인 월풀까지 간다. * 제트보트를 몇 척이나 보유하고 있는가? -6척을 운행하고 있다. 6척 중 5척은 전통적인 ‘Wet Jet trip’이고, 나머지 한 척은 ‘Jet Dome trip’용이다. 운항시간은 동일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 ‘Wet Jet’는 파도를 지날 때 물이 배 안으로 들어오지만 ‘Jet Dome’은 뚜껑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옷이 물에 젖지 않아 카메라를 휴대해도 무방하다. * 제트보트의 운항기간은? -4월 셋째 주부터 시작해서 10월 말에 끝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8회 운항한다. 7월과 8월 휴가철에는 오후 7시에도 출발한다. 7월과 8월을 제외한 비성수기에는 출발시간이 변하기 때문에 사전에 전화(1-888-438-4444)로 예약을 해야 한다. 요금 등 문의: www.whirlpooljet.com * 제트보트에는 몇 명이 탈 수 있나? -보트 한 척에 탈 수 있는 최대인원은 50명이다. 단체인 경우에는 한 번 트립에 25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10명 이상일 경우에는 특별할인가격이 적용된다. * 제트보트가 통과하는 급류의 등급은? -급류(white water)의 등급은 1급에서 6급까지로 나뉜다. 1급은 수영장에서의 잔물결 혹은 작은 강에서 물이 느리게 흐르는 수준이고 가장 높은 6급은 상상할 수 있는 최대급류로 선박의 항해가 불가능하다. 제트보트는 협곡을 통해 5급 급류를 쉽게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6급 급류 언저리까지도 올라간다. 나이아가라강은 흘러내리는 물의 양으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큰 강 중의 하나다. ▲ 가는 길 QEW를 타고 가다 세인트 캐서린스에서 하늘로 솟은 긴 다리 ‘가든시티 스카이웨이’를 지나자마자 하이웨이 55출구로 빠져 동북쪽으로 향한다. 비질(vigil)을 지나 계속가면 골프장을 만난다. 여기서 우회전하면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 타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