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장만 대문 ‘활짝’

당장 돈 한 푼 없어도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주택자금이 없는 대신 신용과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보통 집값의 5%에 해당하는 자기 재산을 ‘밑돈(down payment)’으로 넣어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마저도 필요없다. 23일 주택자금 대출 기관인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는 “밑돈 5%도 빌려주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CMHC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 조처는 모기지를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만간 집을 구입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출을 받으려면 든든한 신용과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CMHC 관계자는 “이번 조처는 단기 모기지 보험이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위험 부담이 다소 크기 때문에 대출자에 대한 신용도 평가 기준이 강화된다. 주택자금 전부를 빌려줄 경우 대출자의 신용 평가가 좀더 보수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신용만 쌓여 있다면 주택자금 100%를 빌리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따라서 조건을 갖춘 대출자에게는 ‘황금 찬스’이다. 달라진 점은, 예전에는 주택 마련 희망자가 자기 돈으로 무조건 5%를 감당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대출 펀드” 같은 곳에서 그 돈마저 빌려준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는 까닭은 모기지를 다양화하기 위해서이다. 이를테면 6개월짜리 단기 모기지로, 고정-변동 이율 및 최고 이율 등을 다양하게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다른 모기지 보증기구인 GE Capital은 이와 유사한 현금 상환 정책을 이미 실시하고 있다. 이 또한 밑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CMHC로부터 밑돈까지 빌리게 되면 모기지 보험료가 모기지의 3.4%까지 올라간다. 5%를 다운페이했을 경우에는 3.25%, 10%를 다운페이하면 2%, 25%를 다운페이하면 0.65%이다. 5%를 밑돈으로 넣었을 때보다 보험료가 0.15% 인상하는 셈이다. CMHC의 새로운 프로그램은 지난주 연방의회에서 모기지 보험료 규모를 500억달러에서 4천억달러로 높이는 것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모기지 보험금 총액이 인상된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이루어진 주택 붐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CMHC는 수십만달러에 이르는 체납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체납은 지난 몇 년 동안 밑돈이 10%에서 5%로 떨어지고 주택 붐이 일어난 이후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