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푸르고 손 안 가고 ‘인조잔디’ 평균크기 뒤뜰 설치비 2천불 선

관리 쉽고 분위기·감촉도 흡사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5월에 접어들자 사람들은 길고 혹독한 캐나다의 겨울이 지난 후 추위와 눈과 제설제에 시달린 잔디를 되살리려고 소매를 걷고 나섰다. 씨를 뿌리고 흙을 북돋우며 비료와 물을 주는 손길은 분주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이런 광경을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캐런 재거씨의 뒷마당은 벌써부터 완벽해보였다. 2년 전 캐런 재거씨와 그 가족이 뒷마당 한켠 150평방피트 넓이에 합성인조잔디를 깔았을 때, 이웃들은 이들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재거씨는 이것이 아주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이 자투리땅은 아이들의 놀이용 집 앞에 있어서 재거씨는 삼나무 조각이나 자갈보다는 맨발로 다녀도 상처를 입거나 할 염려가 없는 소재를 설치하길 원했다. 조경 디자인 및 건설회사인 ‘스톤헨지(Stonehenge)’의 한 친구가 그때 인조잔디를 권했다. 결국 인조라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판명이 났다. 그늘이 지고 모래투성이여서 아이들이 절대로 놀지 않았던 이곳이 이제는 아주 인기 있는 장소가 된 것이다. 재거씨의 8살난 딸 애리아나는 “그냥 잔디보다 수레를 끌기도 좋고 공놀이 하기도 좋아서 더 맘에 들어요”라고 말한다. 애리아나는 정확히 왜 그런지는 설명하지 못하지만, (인조잔디가) 뭔가 더 탄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5살난 에마 역시 인조잔디 위에서 소꿉놀이를 하는걸 즐긴다. 인형들이 흙에 더럽혀질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재거씨가 자신의 뒷마당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다. 2월이나 3월쯤, 얼음이 녹고 나서 다른 곳은 모두 바짝 말라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부엌창문으로 이 뒷마당을 내다보며 봄이 이미 도래한 것처럼 느끼곤 한다고. 인조잔디는 이 소재는 보기에도 그렇고 감촉도 진짜 잔디와 거의 흡사하다. 발바닥을 긁기보다는 부드럽게 발밑에서 구부러진다. 덱에서 좀 멀리 바라보면 더 진짜 같은데, 가까이서 보면 너무 균일하고 오후 늦게 볕이 들면 자연에서는 보기 드물게 강렬하게 반짝거린다는 점이 진짜와 다른 점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인조잔디의 가장 큰 장점은 관리가 쉽다는 점이다. 씨뿌리고 깎아주고 물을 주는 대신, 가끔씩 플라스틱 갈퀴로 갈퀴질만 해주면 된다. 때로는 먼지처럼 보이는 약간의 작은 검정색 가루알들을 뿌릴 수도 있는데, 이것은 실제로는 잘게 간 타이어 조각이다. 이 가루알들은 섬유들을 분리시키고 서로 엉기는 것을 방지해준다. 그리고 이것은 전체적으로 인조잔디를 좀더 진짜처럼 보여준다. 인조잔디는 흰색부터 시작해 아주 다양한 색과 질감과 음영의 상품들이 나와있다. 그리고 골프 퍼팅용 그린부터 축구용 구장까지 모든 용도로 쓰인다. 대략 5군데 주요 미국 제조업체가 있는데, 재거씨가 이용한 것은 ‘Field Turf’라는 회사 것이었다. 이 회사의 웹사이트(www.fieldturf.com)에는 전 미국대통령 조지 부시 시니어가 메인주 케네벙크포트에 있는 그의 집에도 이 회사 제품의 인조잔디를 깔았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인조잔디는 그냥 사다가 펼쳐놓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인조잔디는 압착된 자갈로 기반을 깔고, 그 자갈이 제자리에 고정돼 있도록 알미늄벽으로 프레임을 짜 넣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자격 있는 설치자를 필요로 한다. 대개는 대형조경프로젝트를 하는 회사들이 이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가격도 싸지 않다. ‘스톤헨지’의 소유주인 폴 애덤슨씨는 비치스 지역에 있는 중간 사이즈 뒷마당에 이 초록색 카펫을 깔자면 대략 2천달러가 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공간이 더 작다고 해서 현저히 가격이 싸지는 것도 아니다. 비용이 준비과정에서 많이 들지 재료 자체가 비싼 건 아니기 때문이다. 어어쨌든 재거씨는 이 투자가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2년이 지난 뒤에도 그의 인조잔디는 여전히 아름답게 보이고 아이들은 그 위에서 놀기를 좋아한다. 그녀는 실제 흙을 맨발로 밟는 감촉을 너무나 좋아하기 때문에 앞마당까지 인조잔디로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있지만, 그래도 작고 모래투성이거나 진흙창인 자투리땅의 경우 인조잔디가 거의 완벽에 가깝게 제몫을 해낸다고 말한다. 게다가 완벽한 잔디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그 많은 화학물질을 따져보면, 인조잔디라고 해서 ‘비자연적’이라고 비난할 하등의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조잔디 관리요령 *잔디 표면을 깨끗하게 치우고 이끼나 낙엽 혹은 잔가지 등이 끼지 않도록 한다. 가끔씩 브러시 종류로 완전히 청소한다. *고무가루알을 종종 뿌려준다. 이로써 섬유질이 분리되고 엉킴을 방지할 수 있다. *진흙이 달라붙지 않도록 진입하는 부분에 매트를 깐다. *금속 스파이크화처럼 잔디 표면에 상처를 줄 수 있는 신발을 신고 다니지 않는다. *생분해되는 일부 제초제들의 화학성분이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인근 화단에 사용할 때 조심한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