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초가을 정원 해충구제 달팽이류엔 '계란껍질' 특효 유럽산 백합딱정벌레, 일일이 잡아줘야

■늦여름·초가을 정원 해충구제 옥잠화(hosta)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밤중에 한쪽 손에는 양동이를, 다른 손에는 손전등을 들고 뒤뜰을 서성여본 경험이 한두번쯤은 있게 마련이다. 잎을 갉아먹는 달팽이(snail)와 민달팽이(slug)를 잡기 위해. 예년보다 습하고 낮은 기온으로 인해 모기는 줄어들었다지만 정원의 해충들은 번식에 적기를 맞고 있다. 늦여름과 초가을의 해충구제법에 대해 살펴본다. *달팽이·민달팽이 시간이 많고 인내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골치 아픈 해충들에게 직접 소금을 뿌려주는 다소 수고로운 방법을 택할 수도 있겠다. 화초나 작물을 달팽이류로부터 보호하는 간편한 방법은 주변에 잘게 부순 계란껍질이나 뾰족한 자갈류를 깔아두는 것이다. 「다이오 버그(Dio Bug)」나 「슬러그 킬러(Slug Killer)」 등의 상표로 판매되는 특수분말도 효과적이다. 화석화된 바다미생물을 갈아 만든 이 가루들은 예리한 결정체 형태를 띠고 있어 위로 기어가는 달팽이류의 배부위에 상처를 입히게 된다. 달팽이류가 좋아하는 환경들을 제거하는 것도 바람직한 예방법이다. 달팽이류는 옥잠화와 마찬가지로 습한 곳을 좋아한다. 따라서 달팽이류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저녁 무렵에 물을 주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한 달팽이류는 참나무(oak)잎이나 쑥(Artemisia) 종류를 싫어한다. 오래된 방법이지만 맥주를 이용하는 것도 여전히 효과적이다. 알루미늄 파이팬처럼 얕은 용기에 맥주를 부은 뒤 지표면과 같은 깊이로 파묻어 두면 맥주냄새에 이끌린 달팽이류들이 빠져 죽게 된다. *애벌레 이른봄이면 나무나 구근류·다년생화초 곳곳에서 애벌레(caterpillar)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귀찮은 존재들을 방치할 경우 「한해농사」를 망치게 될 수도 있다. 애벌레 구제에는 「BTK」 등과 같은 유기분무약(organic spray)이나 「에임(Aim)」 등의 일반분무약을 사용할 수 있다. 벌레잡이용 「트리가드(Tree Guard)」 테이프를 나무밑동에 감아두면 애벌레가 나무로 옮겨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풀잠자리(lacewing)나 사마귀(praying matis) 등의 천적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들 포식곤충은 농약대체제품을 취급하는 많은 가든센터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무공해 해충구제법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들은 「www.naturalinsectcontrol.com」나 「www.greenearth.ca」 등의 사이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참고로 이들 애벌레는 변태과정을 마치면 예쁜 나비로 탈바꿈한다. *유럽산 백합딱정벌레 요즘 정원에서 가장 빠르게 번지고 있는 해충 가운데 하나가 유럽산 백합딱정벌레(European lily beetle)다. 이놈들은 언뜻 무당벌레(lady bug)와 비슷하지만 등에 점이 없고 백합류(원추리류는 제외)의 잎이나 줄기·꽃잎 따위를 먹고산다. 일단 이 해충의 공격을 받기 시작한 꽃은 뽑아버려야 할 경우가 많다. 백합딱정벌레를 발견했을 경우 번거롭지만 하나하나 잡아 물이 담긴 양동이에 집어넣는다. 「님오일(Neem Oil)」이나 세이퍼(Safer)의 「엔돌(EndAll)」도 이들의 박멸에 효과가 입증된 제품들이다. *무당벌레 무당벌레는 「정원의 보호자」다. 이들은 진딧물을 비롯한 정원의 작은 해충들을 애벌레나 성충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다. 만일 정원에 무당벌레가 살고 있다면 잡거나 약을 치지 않는 것이 상책이다. 무당벌레는 식물에는 어떠한 해도 끼치지 않는다. *아시아산 긴뿔딱정벌레 아시아산 긴뿔딱정벌레(Asian long-horned beetle)는 앞서 예로 든 벌레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해충이다. 지난 수십년 사이 뉴욕과 시카고의 숲들을 초토화시킨 이 공포의 해충은 지난해 9월 토론토와 번(Vaughan)에서도 발견됐다. 북동아시아 원산의 이 벌레는 활엽수(hardwood)에 치명적이며 단풍나무를 특히 좋아하지만 자작나무·버드나무·포플라 등 수종을 가리지 않고 침입한다. 짝짓기를 끝낸 암컷은 타원형의 알을 나무껍질에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나무중심으로 파고 들어간 뒤 그곳에서 겨울을 난다. 봄이 되면 애벌레는 고치로 변한 뒤 7월경 성충이 돼 나무밖으로 나온다. 이때 나무에는 직경 1cm 안팎의 구멍이 생긴다. 성충은 2~3cm 길이로 까만 몸에 많은 흰점을 갖고 있다. 더듬이는 몸길이보다 최대 2.5배까지 길다. 국내에서 이 해충이 발견된 이후 연방식품검사국(CFIA)은 대대적 박멸·방역작업에 들어갔다. 현재로서 유일한 치료법은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전에 감염된 나무를 잘라내는 것. 이 벌레를 발견했을 경우 CFIA로 신속하게 신고(1-800-442-2342 또는 www.inspection.gc.ca)하는 것이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