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뜨는 동네 ‘파크데일’ 더프린-험버강 'W01지역' 집값 천정부지

호화주택-아파트 공존…젊은층 유입급증 오랫동안 쇠락의 길을 걸어온 토론토 웨스트의 ‘파크데일(Parkdale)’ 지역이 부동산 가치 상승과 함께 이전의 위신을 되찾고 있다. 이 지역의 고참 부동산중개인인 스티븐 머피씨는 ‘W01지역’이 현재 북미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시장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다. W01지역은 동쪽으로 더프린 스트릿부터 서쪽으로는 험버강 사이에 있는 파크데일과 하이파크 지역을 아우른다. 화랑과 멋진 칵테일바 등이 밀집돼 있는 퀸 스트릿 웨스트 너머, 그리고 수년동안 가족들이 살기에는 너무 초라하다고 여겨졌던 곁길 동네들로까지 파크데일의 부활은 확대되고 있다. ‘서튼그룹 어소시에이츠 리얼티’의 부동산 중개인 챈더 채더씨는 파크데일이 갑작스럽게 붐을 이루게 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여러 해에 걸쳐 계속적으로 새 주민들이 유입되면서 이 지역을 재발견했다고 보는 게 맞다고 그는 설명한다. 바뀐 점이 있다면 하이파크나 블루어 웨스트 빌리지로 집을 늘려 옮겨가곤 했던 구매자들이 이제는 이 동네에 계속 머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다양한 인종·문화 “결정적으로 지난해부터 큰 집으로 옮겨가는 사람들이 이 동네를 벗어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 결과 이 지역 큰 주택들의 가격이 치솟게 되었다.” 파크데일은 북미대륙에서도 가장 인종적이고 문화적으로 다양한 동네 가운데 하나로, 그 어떤 교외지역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큼직한 패밀리홈들이 값싼 임대료의 고층아파트나 알코올·마약중독자 치료기관들과 나란히 늘어서 있는 점도 그 한 사례다. 또한 예술인과 영화인들은 이 지역의 오래된 큰 집들을 오래 전부터 공동 거주 겸 작업공간으로 이용해왔다. 한편 파크데일 지역에서도 비교적 좀더 가족지향적인 북서쪽 부분은 몇 년 전 ‘론세스베일 빌리지(Roncesvalles village)’라는 이름으로 다시 명명되면서 이 동네에 있는 대략 2천여채의 집들이 구매자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가게 되었다. 이 지역주민들이 모이기만 하면 최근 누구누구가 펀(Fern)이나 맥도넬(Macdonnel) 애비뉴같은 조용한 길에 있는 집을 팔아서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높은 가격을 받았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단연 최고의 화제로 떠오르곤 한다. 단독주택들은 50만달러선을 돌파하고 있고, 연립카티지(row house cottage) 형태인 한 집은 최근 45만달러에 약간 못 미치는 가격에 임자가 바뀌었다. 채더씨는 론세스베일 빌리지의 부동산 시세가 바뀐 이유 한가지로 이 지역이 많은 젊은 가족들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일단 아이들이 학교에 자리를 잡고 가족이 뿌리를 내리게 되면 부모들이 이사를 꺼린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지역 임대주택 거주자 대다수가 자리를 잡고 가족을 이루게 되면 자신들이 익숙해있는 이 동네에 집을 사게 된다는 점도 들 수 있다. 활력 넘치는 예술촌 트레이시 헤리티씨와 조 노웍씨는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토론토로 이주한 뒤 인근 동네에서 세를 살다가 곧 론세스베일 빌리지에 집을 사서 입주할 예정이다. 몬트리올에서 성장한 헤리티씨는 론세스베일 빌리지가 제공하는 다양한 식당이라든가 가게들을 마음에 들어하고, 특히 이 동네가 가족을 시작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때로는 동네를 거닐다 보면 어른보다 아기나 고양이들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농담하곤 한다”고 말했다. 미국 샌호세의 자동차 문화권에서 자라난 노웍씨는 대부분의 장소에 자동차 대신 전차를 타거나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점을 이 동네의 장점으로 꼽았다. 한편 부동산중개인 스티븐 머피씨는 남쪽 파크데일 지역이 북북북쪽의 론세스베일 빌리지의 부동산 가치를 따라잡을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4년 전 그가 론세스베일 빌리지에서 20만달러에 샀던 한 부동산은 최근 52만5천달러로 가격이 평가됐다. 최근 그는 남쪽 파크데일 지역의 던(Dunn) 애비뉴에 있는 빅토리아풍의 낡은 집을 사들여 직접 개조에 착수했다. 물론 그는 때때로 성매매와 마약거래가 이뤄지는 퀸 스트릿과 가까운 동네의 경우 긴장감이 감돌기도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아침 출근길의 변호사나 은행가가 돈을 쏟아 부은 자신들의 장려한 빅토리안홈 주차장에서 마약중독자가 버리고 간 주사기를 발견하는 사례도 그리 드물지 않다. 머피씨는 “파크데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동네가 활력 넘치는 예술촌이자 녹지 공원과 온타리오호수에 가깝고 풍부한 역사를 지녔다는 장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