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 눈독’ 질떨어지는 가짜학교 범람

외국인 학생들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가짜 학교들이 범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민당국이 큰 고충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연방정부의 내부 보고서를 통해 알려졌다. 불량 학교 때문에 이민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니? 그것른 다름아닌 불량 학교 비자를 가지고 국내에 입국하는 가짜 혹은 불량 학생들 때문이다. 그들이 테러나 범죄에 연루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 주재 캐나다 영사관은 “질 떨어지는 학교”에 대한 불평불만을 수없이 접수해 놓은 상태이다. 그러나 비자 업무를 관장하는 관계자들은 캐나다에 있는 학교가 의심스럽다고 해서 학생 비자를 거부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관계자들은 바로 여기에 구멍이 있다고 지적한다.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이 바로 이 구멍을 통해 입국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캐나다로 들어올 통로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9-11 사태를 일으킨 테러범 3명도 학생 자격으로 미국에 들어갔었다. “캐나다 정부가 학교의 진위 여부를 별로 중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이라고 연방정부 보고서는 밝혔다. 이 보고서는 연방이민성 고위 관료들에게 보고된 것이다. 그리고 이 보고서는 연방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한다”고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학교의 신뢰성 문제에 대해 연방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고, 오로지 학생들이 선택하게 한다는 것이다. 설립 인가가 아니라 신고만 해도 학교로 인정해주는 제도 탓이다. 이같은 제도하에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학교를 설립할 수 있고, 학교 제도가 다른 외국에 대해서는 ‘캐나다 연방정부가 인정한 학교 운운’하며 얼마든지 광고할 수 있다. ‘이상한 학교’가 많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도 비자를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보고서가 우려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이다. 학생 비자가 범죄 조직에 이용될 소지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오로지 비자 취득 때문에 캐나다에 가짜 학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바람에 홍콩과 베이징에서 문제가 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많은 학교들이 범죄조직 및 돈 세탁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적도 있다. 토론토의 한 이민 관련 변호사는 “이것은 관습화한 문제”라면서 “바로 이 때문에 캐나다 학교를 이용해서 국제적으로 교육 사기를 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력한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연방정부의 보고서는 지난 2002년 1월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연방 자유당정부가 이민 및 난민법을 제정하기 이전이다. 이 보고서는 ‘자격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학비만 비싸게 받는 학교를 규제하는 항목이 새 이민법에서 누락되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비자 담당 공무원들이 일을 할 때 그 학교가 주정부에 ‘등록’된 학교인지 인가만 받은 학교인지 구별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법에 따르면 학생들은 입학 허가만 받으면 6개월간 캐나다에서 체류할 수 있다. 학비 납부를 증명해야 하고, 또 학업을 끝낸 후 자기 나라로 돌아간다는 약속만 하면 된다. 설사 학교가 학교 구실을 못한다 해도 이민당국 관리들이 학생 비자 신청을 거부할 법적 권리가 없다는 게 문제이다. 밴쿠버에서 활동하는 한 이민 전문 변호사는 “이것은 캐나다 국경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쉽고, 싸고, 빠르게 들어올 수 있는 그 구멍이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