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같이’ 4베드룸 선호 식구 줄어도 방은 더 필요 '따로 또 같이' 4베드룸 선호

같은 설계사가 92년에 설계한 블루프린트와 2004년의 것은 확연히 다르다. 92년도의 블루프린트는 요즘의 것에 비하면 허전하고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다. 커다란 패밀리룸과 부엌이 연결되면서 집 한가운데 떡 하니 버티고 있으며 방들은 각기 있는 듯 마는 듯 구석으로 밀려 있다. 모든 발길은 패밀리룸과 부엌이 연결된 그레이트룸으로 통하며 나눠진 벽이라곤 별로 없다. 그러나 2004년도의 블루프린트를 보면 칸막이가 많아 한눈에 봐도 복잡하다. 미로 같이 나눠진 구석이 많고 같은 용도의 컴퓨터 방이 아래층에도 있고 위층에 또 하나 있어 식구가 과연 몇인지 짐작할 수도 없다. 패밀리룸은 레저룸과 게더링룸으로 나눠져 있고 좀 크기가 큰집이라면 차고도 안주인 것 2대짜리와 바깥주인 것 2대짜리로 나눠져 있다. 가라오케룸이 있는가 하면 아내 오피스와 남편 오피스가 양끝으로 따로 있고 아이들의 게임룸이 있는가 하면 누구나 혼자만 있고 싶을 때 문을 닫고 있을 수 있는 「독실(away room)」이 있다. 다시 말해 요즘 주택은 「다기능 패밀리 하우스」로 변모해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센서스에 따르면 가구당 가족수는 2.59명으로 10년전에 비해 2%가 줄어들었다. 그런데도 주택매입시 4베드룸을 찾는 바이어는 90년 이후 7%가 늘어났다. 가족들은 같이 살면서도 각자의 공간을 확보하길 원하며 좋은 울타리가 좋은 이웃을 만들 듯이 벽이 있고 거리가 있어야 서로 행복하다고 여기고 있다. 다세대 가족과 늦둥이를 낳는 가정이나 만혼의 증가도 다기능 주택이 필요해지고 있는 한 이유다. 최근 건축업계에 따르면 독립해야 할 또는 결혼한 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는 중년부부들이 점차 늘고 있다. 또한 형제들의 나이 차이도 유아에서부터 틴에이저에 이르기까지 예전보다 간격이 많이 벌어져 라이프스타일이 과거와 크게 다른 것도 다양한 용도의 방이 늘어나고 있는 원인이다. 자료: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