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부담 감소·주택가치 상승소비증가 경제 '집부자효과' 만끽

(housing wealth effect) 주택소유주들 ‘공돈’ 지난해 260억불 벌금 내도 이득…모기지 재협상 봇물 저금리가 주택소유주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모기지를 재협상하는 사람들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난 것. CIBC가 발표한 경제보고서 ‘루니 붐: 치솟는 달러가 국내 주택시장을 어떻게 지탱하고 있는가’에 따르면 주택순가치(equity) 상승과 모기지이자 절감을 통해 주택소유주들의 주머니로 들어간 돈은 작년 한 해만 무려 26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캐나다달러의 강세가 금리를 낮게 유지시킴으로써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고 부동산 가격상승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한 보고서는 그 결과 지난해 국내주택의 순가치가 230억달러 상승하고 주택소유주들이 30억달러의 모기지 상환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주택은 대다수 국내인에게 있어 부(富)의 주원천”이라고 지적한 보고서는 “주택가치가 상승함으로써 주택소유주들은 좀더 부유해진 것처럼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를 늘리는 이른바 ‘집부자효과(housing wealth effect)’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집부자효과’가 주가상승에 따른 효과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지적했다. 주택자산이 주식자산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소득수준에 걸쳐 분포돼있는데다 소비지출 유발효과가 훨씬 더 즉각적이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은 주택가치가 1달러 상승할 때마다 소비가 5.7센트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소비자들은 증시가 풀린다고 느끼더라도 씀씀이를 즉각 키우지는 않는다. 지속적이라는 보장이 없는 ‘주식재산’에 맞춰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모기지 재협상을 통해 절감된 돈의 대부분은 주택개조 증가를 통해 경제로 환원되고 있다. CIBC는 국내 주택모기지의 60%가 지난 2년 동안 새로이 대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CIBC월드마켓’의 상임경제분석가 벤저민 탤씨에 따르면 이 가운데 75%는 재협상된 모기지였고 25%는 신규대출 모기지였다. 주택소유주들은 저금리를 활용하기 위해 앞다퉈 모기지를 재협상하고 있다. 지난해 모기지를 갱신한 가정은 평균 1,900달러의 이자를 아낄 수 있었다. ‘루니붐’ 보고서는 모기지 재협상을 통해 주택소유주들이 지난해 30억달러, 최근 3년 간 총 100억달러를 절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CIBC의 탤연구원은 “현재 모기지 보유분포와 금리로 미뤄볼 때 아직도 20% 정도의 주택소유주들은 재협상을 통해 이자와 상환부담을 낮출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주택소유주들이 은행으로부터 좀더 나은 거래를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물론 벌금이 있을 수 있고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벌금을 물만한 가치가 있을 때도 있다. 금리가 크게 떨어졌을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며 금융기관에 문의할 것을 조언했다. 지난해 모기지를 재협상한 주택소유주 4명 중 1명은 융자규모를 3만달러 더 늘렸다. 모기지 재대출과 주택순가치 담보대출을 합해 2004년 주택소유주들이 쓸 수 있었던 돈의 1/3이 주택개조에 사용됐다. 주택개조지출은 지난해 사상 최고인 280억달러에 달했으며 올해는 30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탤씨는 “이 돈의 일부는 다시 집에 투자되고 있다. 모기지 재대출과 주택순가치 담보대출은 주택개조붐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CIBC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소유주 2명 가운데 1명은 주택개조에 착수했으며 평균 12만달러를 지출했다. 탤씨는 “집에서 끌어낸 돈을 다시 집에 투자하는 것은 매우 현명한 자금운용 방법인 셈”이라며 “재대출에서 나온 돈 가운데 나머지는 다른 빚을 갚는데데데 쓰인 순수지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낮은 금리를 감안하면 모기지 재협상을 통해 자질구레한 빚을 청산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그러나 이를 다른 방법으로는 지탱하기 어려운 라이프스타일을 떠받치는데 사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보고서에 의하면 평균 모기지액은 2001년 이후 2만달러 이상 증가했으며 고비율 모기지(다운페이 25% 이하)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보고서는 “과거에는 10% 이하의 다운페이를 지나치게 적은 것으로 여겼지만 지난해 올해의 경우 신규모기지의 절반 가량이 이같은 고비율 모기지였다. 이러한 경향은 집값이 조금만 올라도 (다운페이의) 투자효과가 크게 상승한다는 점에서 주택을 더욱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한편으로 이런 현실은 주택소유주들의 저금리 의존도를 높임으로써 잠재적인 금리상승이나 다른 경제적 돌발상황 등의 위험에 매우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