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본 ROM 한국관 청초·단아 '한국미' 물씬

유리전시관·조명 등 완료 21일 언론·26일 일반 공개 너비 15미터, 길이 20미터. 비교적 아담한 넓이의 온타리오왕립박물관(ROM·100 Queen’s Park) 한국예술갤러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본 한국일보가 12일 방문한 한국관은 내부공사가 한창이었으나 작품들이 전시될 6개의 대형유리관과 조명설치는 이미 완료된 상태였다. 특히 밝은 파랑으로 벽 색상을 통일하고, 3~4개의 창문으로 채광효과를 극대화시켜 산뜻함과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한국관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한희연씨는 “기존의 한국관이 울긋불긋한 색상으로 화려하면서도 다소 혼란스러웠다면 이번 한국관은 전체적으로 색깔의 톤을 낮추고 잔잔하면서도 단아한 ‘한국의 미’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퀸스파크/블루어를 중심으로 ‘ㅁ’자로 자리잡은 ROM박물관 북서쪽 건물의 ‘극동관(Far Eastern galleries)’에 들어서는 한국관은 블루어 스트릿에서 볼 때 일본과 중국관에 이어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정문에서부터 직접 연결된 통로로 일본관과 중국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한국관으로 들어설 수 있다. 한국관은 크기나 소장품의 규모 면에서도 일본과 중국관에 상당히 뒤진다. 극동관 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중국관은 3만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2천 점을, 일본은 5천 점 중 400점을 각각 상시 전시하는 반면, 한국관은 1천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260여 점을 전시한다. 이에 대해 클라스 루이텐빅 큐레이터는 “한국작품은 상당히 고가이면서도 구입하기조차 어렵다”면서 “ROM한국관은 기타 서구갤러리에 비해 전시품들의 수준이 상당히 높고 갤러리 역시 큰 편으로 극동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갤러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부터 한국관으로 연결되는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한국을 상징하는 높이 1미터 가량의 조선시대 문인석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메인홀에는 총 6개의 대형유리관에 삼국시대의 토기에서부터 청자·백자·현대의 세라믹스에 이르기까지 총 25점의 도자기와 금속활자·목활자 등의 인쇄술 관련전시품, 불상·사리함 등의 불교예술품이 전시돼있다. 또한 금속공예품과 가구·회화·풍속화·불화·병풍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품 가운데 조선시대 능 앞에 설치되던 문인석과 어유도병풍·불교사리함 등은 한국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공개되는 소장품들이다. 오는 12월21일 언론을 상대로 첫선을 보일 한국관은 성탄절 이튿날이자 박싱데이인 26일부터 일반인들에게 공개되며 내년 3월 중순 재개관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