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 ‘월세’ 대신 ‘내집’ "임대비면 유지"...콘도 '조기장만' 유행 작아도 시설좋고 관리비 싼 '신축' 선호

젊은 독신남성들의 「내집마련」 경향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다. 저금리와 쉬운 모기지 지불방식 덕택에, 그동안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없던 이들조차 눈길을 돌리게 된 것. 오타와 출신의 사미르 애다시아씨는 97년 불과 22살의 나이에 자신의 첫 집을 구입했다. 퀸스 키에 있는 975평방피트의 이 콘도에 그가 치른 가격은 15만달러였다. 아다시아씨는 『당시 토론토의 부동산 시장이 막 반등할 때였다』고 회고한다. 2만5천달러대의 소득을 올리며 세무회계사로 일하고 있던 그는 주택을 소유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결정했다. 연방모기지주택공사(CMHC)의 지원과 회사의 서한에다, 부모와 함께 살면서 비축해두었던 2만달러의 다운페이먼트를 가지고 그는 고율의 모기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모기지를 승인받기는 했지만 애다시아는 당시 자신의 결정에 대해 불안해했었다. 『제때에 모기지를 치를 수 있을지 늘 걱정했고, 지금도 걱정이 된다』고 말한다. 에이잭스 로열 파이낸셜 서비스의 모기지 브로커인 앤 페랄라씨에 따르면, 젊은 나이에 집을 사기로 한 애다시아씨의 결정은 남자로서는 그리 흔한 사례가 아니었다고 지적한다. 페랄라씨는 『독신여성들이 일찍 집을 산다. 남성들은 부모의 집에 좀더 오래 함께 사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30대가 될 때까지도 집을 사지 않으며 대개는 결혼상대자를 만날 때까지 결정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페랄라씨는 한달에 20∼35건의 모기지를 처리하는데, 고객의 5%정도가 독신남성이며 20%정도가 독신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수치들은 집을 사는 젊은 남성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바뀌고 있다. 로열 르페이지의 로즈데일 사무소에서 독신자들에 대한 주택판매에 특화하고 있는 부동산 중개인 엘리자베스 코완씨는 남성 주택구매자 수의 증가가 눈에 띈다고 말한다. 몇 달전 독신남성들은 코완씨의 주택구매 고객 가운데 3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그 퍼센티지가 절반으로 올라섰다. 코완씨는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남성들을 주택시장에 나서도록 밀어붙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애다시아씨는 집을 살 때 소득이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렌트를 얻고싶지는 않았다고 말한다. 만일 실직한다 해도 언제든 집을 임대해 모기지를 지불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임대시장이 약화된 상황에서는 좀더 현명한 선택은 집을 파는 일일 것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그리고 집을 팔려고 내놓을 경우에도 상당한 이익을 볼 수 있다. 만일 그가 퀸스 키의 콘도를 팔면 대략 25만달러로 10만달러의 차익을 남기게 되며, 이는 그가 다운 페이먼트로 치렀던 돈의 다섯배나 된다. 돌이켜보면 22살의 젊은이로서는 현명한 투자결정을 내린 셈이다. 주식 연구자인 제이미 스피너씨는 자신의 2베드룸 콘도를 25살이던 99년에 건물이 지어지기도 전에 구입했다. 건물이 완공되던 2002년경 그의 삶도 바뀌었다. 여자친구를 사귀어 약혼을 하게 된 것. 운좋게도 그가 골랐던 유닛은 두 사람이 들어가기에 충분한 크기였다. 99년 그가 콘도를 살 때 집크기는 문제가 아니었지만, 이 콘도는 『적당한 시기에다 가격이나 규모면에서 내게 딱 맞는 것』이었다고 스피너씨는 말한다. 게다가 렌트보다 훨씬 가치가 있다는 사실도 그는 덧붙였다. 이와 대조되게 에릭 위타살로(30)씨는 자신이 아직 독신이던 2년전 킹과 배더스트 스트릿에 콘도를 산 것을 후회한다. 지난해말 베이뷰와 셰퍼드 애비뉴에 콘도를 소유하고 있던 프란체스카 오스티(30)씨와 약혼하게 된 것. 위타살로씨는 『결혼할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다. 콘도를 샀다가 이제는 그걸 팔아버리려고 하는데 콘도 시장이 약해서 얼마간 손해를 보게게게 될 것 같다』고 말한다. 현재 이 커플은 오스티씨의 콘도에 살고 있지만 11월에 결혼식을 올린 뒤에는 그 콘도도 팔고 주택을 살 예정이다. 코완씨는 25∼35세 사이의 독신남성고객들이 오래된 건물의 면적이 큰 콘도보다는 새 건물에 작은 유닛을 더 선호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유지비가 적게 들고 대개는 여가시설이 더 잘 돼있기 때문이다. 한편 서로 친구사이인 리치먼드힐의 4명의 독신남성들은 「엠파이어 커뮤니티스」가 짓는 「바인야드」 콘도를 각각 차례로 사들여 눈길을 끈다. 스무살인 프랭크 메탈로씨가 맨 처음 결정을 내렸고, 이를 어린 시절 친구인 지아니 카퓨토(23)씨에게 얘기하자 그는 또 다른 친구인 아다모 페트루실리(20)씨에게, 페트루실리씨는 프랭크 파인(35)씨에게 이 얘기를 들려줬다. 봉급이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이들 4명은 모두 자신의 부모와 살면서 집을 살 돈을 저축하고 있었다. 카퓨토씨는 『처음으로 집을 사는 입장에서 나는 이 콘도를 하나의 투자수단으로 구입했다. 내 재정적 포트폴리오의 중요한 조치로서 말이다. 이 콘도를 팔거나 임대해서, 그 돈을 단독주택을 사는데 다운 페이먼트로 쓸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브래드 J. 램 부동산」의 부동산 중개인 브래드 램씨는 새로 분양되는 콘도의 경우 건축기간동안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함에도 이미 지어진 건물보다 신축 건물을 선호하는 것은 자신들에 맞게 디자인된 집을 갖고 싶다는 욕망을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램씨는 『다운타운의 도시남성들은 더 이상 성냥갑 같은 주거공간을 원하지 않는다. 80년대와 90년대초 남성들은 디자인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대중들이 건축디자인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램씨가 파는 부동산의 65%가 신축건물이며, 이들 구매자들의 80%가 독신남성들이다. 그는 남성들이 예전보다 더 스타일을 추구하게 됐지만, 여전히 이런 스타일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여성을 찾고 있다고 지적한다. 램씨는 『아주 자신감 있는 남자들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남자 고객들이 여성들과 함께 쇼룸을 찾곤 한다』고 얘기한다. 베이뷰와 셰퍼드 애비뉴에 있는 「포리스트 힐 부동산」의 중개인 조프리 콘(28)씨는 이러한 흐름이 눈에 띌 뿐만 아니라 자신 역시 이렇게 집을 구입하는 독신남성들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는 가장 좋은 가격을 찾기 위해 분양사무소 외에는 아직 아무것도 갖춰져 있지 않은 부지를 찾고 있다. 콘씨는 또한 젊은 남성들이 대개는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대의 집을 구입하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 집이 어떨지도 모르면서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려준다. 『몇명인가는 집을 산 뒤 나에게 와서는 530평방피트짜리 집이 어떤가라고 묻곤 한다. 그들에게 보여주면 생각보다 작지 않다고 말한다』. 코완씨는 독신남성들은 콘도를 구입할 때 20만달러 이하의 침실 하나와 욕실 하나, 주차장 하나가 있는 것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몇 년에 지나면 결정을 뒤집어 이익을 보기 위해 유닛을 팔기도 한다. 페랄라씨는 독신남성들이 어떻게 해서 첫 집을 사게 됐건 간에, 일단 그러고 나면 맛을 들이게 된다고 얘기한다. 남성들은 집을 바꾸거나 더 큰 집을 사기도 하고, 투자목적으로 또 다른 부동산을 사들이기도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제 29살이 된 애다시아씨는 18개월전, 이번에는 임대목적으로 두 번째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 그는 『승진도 하고 돈도 더 받게 된 데다 은행이 모기지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두 번째 집은 던밸리 파크웨이와 에글린튼 애비뉴 인근에 있다. 그는 『세입자를 찾는데 한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고 말한다. 『수동적으로 버는 수입으로는 정말 최고다. 그리고 내 돈을 굴리는데도 가장 좋은 수단이다.』 남성이건 여성이건 독신 주택소유자로서 집을 사는데 가장 큰 위험 가운데 하나는 만일 수입이 끊길 경우 모기지 지불을 대신해줄 파트너가 없다는데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독신 주택소유자들이 대출에 더 어려움을 겪는다는 뜻은 아니다. CIBC 토론토의 모기지 및 대출 판매 마케팅 담당 폴 밈스 부사장은 모기지를 승인할 때는 독신이나 부부나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고 설명한다. 밈스씨는 『독신자들이 결혼한 부부들보다 위험이 더 높다는 통계를 본 적이 없다. 모든 신청은 그 상태에 따라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들은 신청자의 고용상태와 자산 및 부채를 조사하게 된다. 『도시 부동산 시장에서는 돈을 잘 버는 전문직 독신자들을 많이 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이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쯤 되면 더 이상 렌트를 내는걸 지겨워하게 된다.』 페랄라씨는 금리 조건에서 여성들이 좀더 안전하고 장기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반면, 남성 주택구입자들이 좀더 위험을 감수하는 편으로 단기 유동성 모기지를 선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