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비수기 연말연시 오히려 주택쇼핑 기회 사는 쪽이 '칼자루'

연말연시에는 주택시장도 휴면기에 들어간다. 거래가 뜸해지는 연말연시는 집을 찾는 사람 입장에서는 유리한 위치에서 주택쇼핑을 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많은 경쟁자들이 쇼핑몰로 달려간 틈에 경쟁없이 편안하게 집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를 비롯해 최근 몇년간은 전국 어디든 「셀러 마켓」이 형성됐었다. 매물을 찾기가 어려운 만큼 복수오퍼는 흔한 현상이었다. 하지만 연말연시 시즌에는 이러한 경쟁이 없다. 주택검사를 빨리 받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를 필요도 없다. 비록 나와있는 매물이 많지는 않지만 다른 바이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지 않고 여유있게 주택을 고를 수 있을 뿐 아니라 요즘 시장에 나와있는 집이라면 파는이의 사정이 어지간히 급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집을 사기에는 아주 유리한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할러데이 시즌에는 금융기관의 줄도 훨씬 짧아진다. 처리해야 할 대출건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융자가 어느 때보다 빨리 진행된다. 당연히 보다 친절하고 세세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주택점검이나 감정, 기타 주택매매에 관련된 다른 서비스들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할러데이 시즌이 집을 시장에 내놓기에 이상적인 시점이 아니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사려는 사람도 적고 따라서 좋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도 낮다. 1월과 2월은 연중 주택거래가 가장 저조한 달이다. 다시 말해 집을 팔려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시점인 셈이다. 만약 지금 「포 세일」 간판을 내건다면 십중팔구 『어지간히 급한 모양』이라는 의심을 사게 마련이라는 것이 「초보자를 위한 주택판매」란 책의 저자 레이 브라운의 설명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2월 이후까지 기다렸다가 매물로 내놓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셈이다. 하지만 굳이 지금 팔아야 한다면 할러데이 시즌을 역이용할 수도 있다. 연말연시의 화려한 장식과 포근한 느낌을 주는 장작불, 빵굽는 냄새 등으로 주택의 결점을 커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말연시는 집이 가장 멋지게 보이는 때』라며 이를 최대한 이용할 것을 조언한다. 또한 거꾸로 보자면 이 시점에서 집을 찾아다니는 바이어 역시 사정이 어지간히 다급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양적으로는 떨어질지 몰라도 「진지한(serious)」 오퍼를 받을 확률은 성수기에 비해 그다지 낮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