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는 집, 죽이는 집 – ‘새집증후군’ 건축자재서 유해물질 배출 두통·피부염 등 건강위협 실내공기 '자연환기' 중요

건강은 현대인의 관심사중 으뜸 가는 항목이다. 건강은 개인의 생활방식과도 관계가 크지만 환경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시커먼 매연을 뿜는 트럭과 공장, 폐수가 흐르는 시궁창, 골목 어귀 쓰레기 더미 등 아직도 우리 주변 곳곳에는 환경오염원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오염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 피해갈 수 있는 것이 많다. 정말로 위험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오염.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화학물질이 배출돼 자연계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아기를 임신한 미국의 생태학자 산드라 스타인그래버(S. Steingraber)가 쓴 「모성혁명(Having Faith: An Ecologist’s Journey to Motherhood), 바다출판사)」이 건강과 환경과의 관계를 다룬 대표적인 사례다. 이 책은 아기의 건강과 엄마의 몸, 지구 환경의 관계를 탐구하고 기록한 모성 생태 보고서라 할만하다. 근래 들어서는 새로 지은 주택이 내뿜는 오염이 우리의 건강을 크게 해친다는 주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새집 증후군(Sick House Syndrome)」이 바로 그것이다. 이 증후군은 집을 새로 짓거나 수리하면서 사용한 방부제·접착제·페인트 등이 실내공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두통·관절통·피부염 등을 앓는다는 것이다. 「살리는 집 죽이는 집(The Sick House Survival Guide·열림원)」을 펴낸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평범한 주부 안젤라 홉스(A. Hobbs)도 이런 새집 증후군에 시달린 인물이다. 통증의 원인을 찾다보니 실내공기 오염에 대한 「전문가」가 됐다. 96년 35살의 주부 홉스는 토론토시 교외의 전원주택에 새로 입주한 뒤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시달린다. 어지럼증과 우울증, 가끔 발작도 일으켰고 쇼핑하다 실신하기도 했다. 두 아들도 기침이 끊이지 않고 허약해졌다. 카펫, 벽지 등을 모두 새롭게 단장한 집에서 내뿜는 유해물질에 대해 몸이 반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알레르기 증세에서 뒤늦게 환경질환임을 눈치 챈 저자가 집 안의 화학물질을 제거하고 공기정화기와 자연식으로 치료에 나서지만 차도가 없다. 먹을거리와 입는 옷, 먹는 물 등을 하나씩 점검했으며 집안에서도 침실·주방·거실 어느 곳이 가장 심각한지를 샅샅이 뒤져 문제점을 들춰냈다. 문제는 동네의 강력한 전자기장(electromagtnetic fields·EMF)과 집안의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이처럼 새집증후군은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물질뿐 아니라 전자기장 등을 통해서도 발생한다. 전자기장을 형성하는 전기난방보다는 석유 또는 가스난방이 몸에 좋다.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면 침대 아래로 전선이 지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방 침대에서 잘 때보다 거실 소파에서 자고 난 뒤 더 개운하다면 침대를 과감히 옮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새옷은 입기 전에 세탁한다. 첫 세탁 때 사과식초 1컵을 넣으면 유해 첨가제를 많이 없앨 수 있다. 공기청정기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오염된 실내공기를 정화하기 위해 설치하지만 그 속에 포함된 크레실린이란 물질이 눈과 목을 자극하고 기침을 유발하며 중추신경계의 평형감각에 영향을 준다는 것. 청정기가 먼지는 걸러주지만 전자기장을 형성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