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부동산 거래와 환경검사 '의무'보다 '든든한 대비' 이해를

(1) 상용부동산 거래와 환경검사 교민사회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최근 들어 편의점이 딸린 주유소나 중소규모 플라자 등의 거래가 매매가 매우 활발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수행한 주유소를 비롯한 상용부동산에 대한 환경검사기록을 보더라도 의뢰인중 한인 분들이 점차 자주 눈에 띄고 있으며 지역도 토론토 인근은 물론, 차로 서너 시간 이상 달려가야 하는 곳까지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주유소나 상용플라자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은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이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 상용부동산을 운영하며 수익의 극대화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소유기간동안 부동산의 가치를 잘 유지하고 훗날 부동산을 매각할 때의 가치(resale value)를 최대로 높이는 일일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매입 전 해당부동산이 지어져 있는 땅이 환경적으로 오염되지 않은 곳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중고자동차를 구입하려 할 때 과거에 사고기록은 없었는지, 모든 부속이 제대로 잘 돌아가는지를 알아보는 일과 같다. 상용부동산의 환경오염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거나 부동산이 지어져 있는 땅 속에서 부지불식간에 오염이 진행된다면 가치가 올라가기는커녕, 후일 부동산을 팔고 싶어도 아무도 사려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그 때 가서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려면 적게는 수십만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오염된 부동산은 부실대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대출과정 중 하나로 부동산에 대한 환경검사(Environmental Site Assessment·ESA)를 반드시 받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환경검사를 받아 놓음으로써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은 만일에 발생할 수도 있는 큰 손해로부터 보호를 받게 되고, 금융기관 역시 부실대출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매도·매수인 모두에게 중요 부동산 거래를 둘러싼 환경검사는 팔고자하는 사람에게나 사려는 사람 모두에게 필요하다. 환경검사가 부동산 거래를 최종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이를 모두가 신뢰할 만한 적법한 방법에 따라 얼마나 정확히 수행하느냐가 매우 중요해졌다. 그래야만 검사 및 분석결과를 확실히 믿고 거액의 투자에 대한 안전장치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자 하는 쪽에서 보면, 구입계약 전에 환경검사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받아놓을 경우 나중에 부동산이 오염된 사실이 밝혀져 정화하는 데 예상치 않은 거액이 듦으로써 손해를 보는 일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또한 팔려는 입장에서는 현재 자신의 부동산에 환경적으로 우려사항이 있는지 알아봄으로써 문제가 발견될 경우 이를 미리미리 처리함으로써 부동산 거래시 어려움을 제거할 수 있다. 환경검사 기록은 만일 부동산 양도 후 시일이 지나 환경오염문제가 발생할 경우 그 원인이 양도자 또는 소유주 어느 쪽에 있는지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데도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환경검사대상 상용부동산 한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상용부동산 중에서 금융기관이 환경검사를 요구하는 부동산들로는 크게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 주유소 2. 드라이클리너 세탁소 3. 상가건물 4. 다세대아파트 5. 주상복합건물 6. 자동차수리·정비소가 있는(있던) 건물 7. 기타 유류 및 연료저장탱크가 있는 가옥 및 건물 8. 인근에 주유소·세탁소·자동차정비소가 있는 건물 이들에 대한 환경검사는 꼭 금융기관이 대출에 앞서 요구하기 때문에 마지못해 한다는 입장보다는, 오히려 구입하려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자신과 투자의 안전장치로 삼겠다는 적극적인 시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투자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환경오염에 대한 사전점검은 이러한 이유로 중요하다. 위에 나열한 검사대상 부동산 가운데 ‘인근에 주유소·세탁소·자동차정비소’가 있는 건물 이 언급된 것이 흥미로울 수 있겠다. 이는 구입하려는 건물 자체에는 환경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옆에 있는 부동산이 오염됨으로써 오염물질이 자신의 땅까지 스며드는 경우다. 이런 경우 책임소재는 시시비비를 가린 후 당연히 원인제공자가 지게 되지만, 일단은 내가 사고자 하는 건물 밑에 환경오염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주의가 요망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부동산 환경오염의 종류 주유소나 기타 상용플라자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의 종류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첫째, 주유소의 지하유류저장고(UST·underground storage tank) 및 배관에서의 기름유출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 주유소 오염사례 중 가장 흔한 경우다. 둘째는 주유소에서 손님들이 주유하는 과정에서 소량을 지면에 흘림으로써 지상으로부터 토양이 오염되는 경우로 설사 오염되었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대개 미미하다. 셋째, 자동차나 세탁업종 등과 관련해서 세제·윤활유·그리스 성분으로 토양 및 지하수가 오염되는 경우다. 마지막으로 인근의 주유소 등 오염유발업체로부터 지하로 유입된 오염성분이 내 땅의 토양 및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오염’ 정확한 인식 필요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땅 속의 오염은 ‘됐다, 안 됐다’ 식의 단순한 이분법적 분류로 결론이 내려질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오염여부의 판정은 연방환경성(Ministry of Environment)이 정한 기준에 따라 수십가지 항목을 검토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오염정도가 중증이어서 복원공사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할 수 없지만, 치유가 가능한 아주 경미한 오염인데도 사람들에게는 ‘오염된 부동산’으로만 알려져 부동산 가치에 큰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반대로, 환경성 기준을 간신히 밑돌아 ‘오염되지 않은 부동산’으로 판정될 수 있지만 매입 후 오염이 계속 진행되며 기준을 초과하게 됨으로써 본의 아니게 환경오염을 유발한 당사자로 간주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특히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입장에서는 현재의 오염상태는 물론,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까지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갖고 있어야 안전하다. 이와 같은 정보를 얻기 위해 환경검사는 해당 부동산의 토양 및 지하수 환경여건에 대한 과학적인 실사 및 지질학적인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