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교 적응, 조바심은 금물 낯선 환경·친구 등 스트레스 상당 짝소개 등 교사에 도움요청도 방법

어린 시절에는 모든 변화가 엄청나게 크게 느껴진다. 다른 아이들이 헤어스타일을 어떻게 하는지부터 수학시간에 분수문제가 나오는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다 걱정거리다. 따라서 어린이의 삶에서 학교를 바꾼다는 것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가운데 하나다. 그것은 어른으로 치면 직업을 바꾸는 것과 같다. 새로운 업무와 기대와 환경,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 무시무시하게 느껴질 정도다. 에이드리언은 전혀 스트레스를 받은 기색이 없다. 똑똑하고 공손하며 균형잡힌 12살 소녀로 보일 뿐이다. 하지만 이 소녀는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그 또래였다면 힘겨워했을 일을 경험하고 있다. 바로 학교를 옮기는 것이다. 엄마인 레이니 매짓슨씨는 『내 생각엔 아이보다 내가 더 긴장해 있는 것 같다』면서 『내 중학교 시절이 기억나는데 별로 즐겁지 않았었다. 아이에겐 상황이 좀 낫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토론토대 인력개발 및 응용심리학부 교수이자 어린이 심리발달 전문가인 제니 젠킨스씨는 『학교를 바꾸는 것과 관련해 온갖 종류의 불안감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처음으로 학교에 가는 아주 어린 아이들은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분리불안을 경험하지만, 그보다 나이를 먹은 청소년들에겐 또 다른 스트레스가 존재하며 그 감정들이란 훨씬 더 강력한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체적 변화와 새로운 호르몬, 그리고 자유와 그에 동반되는 책임이 늘어나는 시기인 청소년기는 사람의 일생 중에서도 넘기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는 것은 그런 시기를 더 힘겹게 만든다. 이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반응이 수줍어하거나 소극적이 되는 것이다. 고등학교 교사인 캐시 보우든씨는 『새로 들어온 아이들의 얼굴에는 당장 그게 나타난다. 이런 아이들은 두드러져 보이거나 자신들이 판단과 비난의 대상이 되도록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쓴다』고 말한다. 이럴 때는 서서히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교육자 겸 사회학자인 잰 폴씨에 따르면 과감하게 이목을 끄는 행동을 하려고 애쓰는 어린이들은 동료학생들을 따돌리거나 스스로를 이상하게 낙인찍을 위험이 있다고 말한다. 어린이들도 자신의 개성대로 일을 풀어가야 하며 또래 안에서의 인기란 것이 점진적으로 생겨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젠킨스씨는 『우선 한 아이가 또다른 한 아이와 연결해서 친구가 되는 것이 더 쉽다. 일단 그게 잘 이뤄지면 더 큰 그룹으로 섞여 들어가는 건 훨씬 더 쉽다』고 조언한다. 때로는 환경에 섞여들어가는게 불가능할 수도 있다. 올 9월 대부분의 다른 아이들과 달리 에이드리언은 자신의 집이 있는 구역 바깥의,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거의 없는 학교로 옮겨가야 하는 또 다른 도전에 부닥쳐 있다. 『우리 동네에 있는 학교는 재능있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없었는데 나는 정말로 그런 프로그램을 원했다』고 이 소녀는 말한다. 하지만 『영재반 프로그램에 들어있지 않은 아이들이 거기 들어간 아이들을 질투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인다. 고등학교 학생으로 여러해 동안 영재반에 속해 있었던 카터 합킨즈군은 자신들과 동일시되지 않는 경우에 대해 아이들이 비뚤어진 시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것이 도리어 유익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고 믿는다. 『많은 아이들이 우리를 괴짜라고 여기고 우리와 사귀려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일이 오히려 우리를 뭉치게 만들어 우리만의 관계를 좀더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과거에 인기가 있었던 점이 새로운 환경에서 장래 친구관계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현재 튼튼한 친구관계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훨씬 더 쉽게 상황에 접근하고 더 빨리 친구를 만든다』고 젠킨스씨는 말한다. 『그들은 이미 관계를 운영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로부터 자신감을 얻는데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에이드리언은 자신의 도전을 훌륭한 자세로 맞서고 있다. 그 상당부분을 이 소녀는 자신의 엄마의 긍정적인 존재감에 둔다. 『물론 긴장된다. 하지만 정말은 더 흥분된다. 어떨지는 모르지만 기대가 많이 된다』고 그는 말한다. 어떤 부모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에밀리 리퍼트는 자신의 아들인 앙드레가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자 새로운 발상을 해냈다.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미리 그 사회를 조금은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앙드레는 막 고등학교 첫 해를 지낸 사촌이 있다. 이 아이들은 그간 별로 친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올 여름 앙드레가 사촌인 앨버트와 그 친구들을 많이 만날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애썼다.』 이제 앙드레는 새 학교에 이미 또래 친구들을 가진 채로 진학할 수 있게 됐다. 수줍음을 타고 친구를 만드는 데 느린 편인 아이들에게는 다른 전략도 있다. 폴씨는 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그들로 하여금 그들이 결국에는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만일 좀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느낀다면 부모들은 아이의 선생님에게 문제를 알릴 수도 있다. 『정말로 소극적인 아이들인 경우 교사들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다른 아이들과 짝 지워줄 것이다』라고 젠킨스씨는 말한다. 『이렇게 되면 당장 친구 한 명이 생기는 것이다.』 비록 서먹함이라는게 대개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지만, 지나치게 공격적인 아이들을 가진 부모들은 좀더 어려운 과업을 갖고 있다. 『아이들은 공격적인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그냥 중단해버리게 되며 그러면 그들은 그룹에서 떨려나게 된다』고 젠킨스씨는 말한다. 『정말 그들에게 먹혀드는 것은 철저하게 관용을 베풀지 않는 방법이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은 어른이 관리해야 한다. 그냥 저절로 고쳐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