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기 바닥’ 진단 확산 유럽중앙銀 "저점 접근"...버냉키 입 주목

빠른 상황개선은 난망 ‘신중한 낙관론’ 대세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의 입에서 11일(이하 현지시각) “아직 안심할 시기는 아니지만”이란 단서가 달리기는 했으나 “세계경제 사이클이 저점 근처에 도달했다”는 발언이 나온 것을 시작으로 주요 중앙은행들의 경기낙관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침체둔화 조짐이 완연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유럽 등의 실업은 당분간 심화될 조짐이며 실물경제의 또 다른 버팀목인 기업 수익성과 투자도 쉽게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에서 이들 중앙은행의 진단은 여전히 신중한 낙관론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영국은행협회에 따르면 리보(런던은행간) 금리(3개월 달러 기준)는 이날 0.02%포인트 떨어진 0.92%를 기록해 사상 첫 1% 미만 행진을 이어갔다. 또 은행간 거래에서 현금부족 정도를 반영하는 리보-OIS(초단기대출금리) 간 스프레드도 0.02%포인트 떨어져 금융위기가 본격 가시화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정부가 실시한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가 이미 경제회복의 핵심요소인 은행권의 민간자본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수닝 부행장도 “중국이 (상대적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상대적으로 비관적인 경기 전망을 내놓았던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입에서도 “경기의 자유낙하가 멈췄다”는 진단이 나왔다. 소로스는 이날 회견에서 “금융시장도 앞서의 와해 국면에서 바뀌었다”며 “아시아가 침체에서 가장 먼저 벗어날 것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의 새로운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 교수 33명을 주도해 지금의 금융위기 원인을 포괄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해온 토머스 쿨리 뉴욕대 교수도 CNN 회견에서 “세계경제가 최악을 넘겼다는 판단”이라면서 “최근의 증시 폭등도 전반적인 회복세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위험은 남아있다”면서 “크게 볼 때 아직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신중한 낙관론을 강조했다. 캐나다 CIBC월드마켓의 에이버리 션펠드 수석이코노미스트 역시 “아시아 산업생산이 증가세다. 북미지역 역시 연말로 접근하면서 회복될 전망”이라면서 “공장들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산업생산이 지난 2월 7.1% 증가한 데 이어 3월에도 4.8% 상승을 이어갔으며 일본도 지난 3월 1.6% 증가해 10개월 만에 첫 플러스 성장한 데 이어 4월과 5월에 상승폭이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그러나 비관론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과 유럽 등의 고용시장이 당분간 계속 악화될 전망인 점을 지적했다. 또 기업 수익성과 투자가 쉽게 개선되기 힘들 것임이 지표들로 뒷받침되는 점도 상기시켰다. 로이터는 회계법인 KPMG가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및 아일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도 모든 산업의 고용과 투자가 하향세며 이들 대부분 국가의 기업 수익성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그러나 둔화 정도는 6개월 전보다는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