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차하면 한국 뜬다” 이민 저울질급증 한국선 가족도 진영 따라 대립

“돈 있는 사람 홀대 분위기 싫어”



정치, 경제 및 사회 갈등 상황 등에 실망해 이민을 고려하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서울 강남권 호텔 등에선 매주 이민 설명회가 열린다. 투자 이민을 공부하는 자산가가 늘면서 부산ㆍ제주도 등지로 설명회 붐은 번지고 있다.

이민을 저울질하는 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미국행 투자이민(EB-5)이다. 해외이주알선업체인 고려이주공사의 정이재 이사는 “영어점수나 투자액 등을 점수로 매기는 캐나다ㆍ호주와 달리 미국은 50만 달러(약 6억원)를 투자해 일자리를 만들면 비자를 받을 수 있다”며 “더욱이 다음 달 21일 최소 투자금액이 90만 달러로 오르기 전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비자 발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이민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1년 전보다 배이상 늘어난 531명이다. 한국은 중국과 베트남, 인도에 이어 투자이민 발급 국가 4위다.

요즘 자산가들에게 투자 이민은 ‘제2의 인생보험’이다. 과거 40ㆍ50대가 유학 등 자녀 교육을 위해 영주권을 땄다면 요즘은 60ㆍ70대 고령층부터 20대 젊은 세대까지 불안한 미래를 대비해 언제든지 한국을 떠날 수 있는 티켓(영주권)을 사려고 하는 것이다.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 이주자가 선호하는 행선지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이다. 영어권 국가로 상속ㆍ증여세가 아예 없거나 면제 한도를 높이는 정책을 쓰는 국가들이다.

캐나다와 호주는 1970년대에 상속세를 폐지했고, 뉴질랜드는 지난 92년 상속세를 없앴다. 미국은 지난해 증여세 면제 한도를 549만 달러(65억원)에서 1120만 달러(약 133억원)로 2배로 높였다.

이민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크다보니 20대는 부모의 도움을 받아 이민을 떠난다. 한마음 이민법인의 이소연 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으로 미국의 취업이민 문턱이 높아지자 투자 이민으로 방향을 튼 젊은이들이 꽤 있다”며 “부모로부터 투자금을 증여받는 방식으로 취업을 위한 투자 이민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토론토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