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되살리는 ‘욕-듀람 헤리티지 유람열차’ 삐걱·덜커덩...옛정취 만끽

[(사진)토론토 서북부의 전원타운 억스브리지와 스토우빌 사이의 사용이 중단된 철로 20km를 오가는 관광열차가 96년부터 운행되고 있다.] 여객열차는 이날 따라 테디 베어(Teddy bear) 인형을 한 개 혹은 여러 개씩 갖고 아빠 혹은 엄마와 함께 자리잡은 꼬마 승객들로 가득하다. 곰으로 분장한 자원봉사자가 다가오자 꼬마들은 기뻐 어쩔 줄 몰라하고 아빠와 엄마들은 기념사진 찍어주기에 분주하다. 지난 일요일인 7월4일은 억스브리지(Uxbridge)의 명물 「헤리티지 기차(York-Durham Heritage Train)」 여행 프로그램중 특별한 날. 매년 캐나다데이 주말이 오면 어린이들에게 동심을 일으켜 주기 위해 무료로 기차를 태워준다. 단 부모가 함께 탑승해야 하며 「테디 베어」 인형을 지참해야 한다. 이 지역의 자원봉사 단체인 「욕-듀람 헤리티지 레일웨이협회(York-Durham Heritage Railway Association)」가 운행하는 이 열차의 이날 차장은 금년 62세의 스투어트 부캐넌(Stuart Buchanan)씨. 학교교사를 하다 5년전에 은퇴하고 주말이면 헤리티지 기차운행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는 그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1895년에서 1910년까지 영국에서 화차의 화부(fireman)로 일했다면서 할아버지가 화부 시절 착용했던 주머니용 휴대시계를 내보였다. 억스브리지에서 스토우빌(Stouffville)까지 주말을 이용해 운행되는 이 관광열차는 기관사에서부터 매표원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행된다. 협회의 부회장이자 150여 회원중 최고령에 속하는 빌 코리간옹은 8순이 넘었음에도 이날 3차례나 기차에 승차하여 승객들을 뒷바라지했다. 앞과 뒤에 1950년대에 생산됐다는 2대의 퇴역 디젤기관차가 열차 2량과 매점으로 사용되는 화물칸을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시속 15마일 속도로 아름다운 전원타운 억스브리지와 스토우빌 사이 꼬불꼬불 20km 구간을 주행한다. 이 구간은 녹지대인 오크리지 모레인(Oak Ridges Moraine) 안이기 때문에 경치가 아름답다. 깊은 계곡·들판·목장·농가·늪지대 등이 차례로 지나간다. 이 관광열차가 일명 「모레인 열차(Moraine Train)」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기차가 덜커덩거리며 힘겹게 가는 것은 기차가 너무 낡은 데도 원인이 있지만 이 지역이 해발고도가 높고 경사가 가파르기 때문이라고 부캐넌 차장은 기자에게 설명한다. 20km 구간의 중간지점 마을인 굿우드(Goodwood) 마을 바로 북쪽에 있는 갈리발디 힐(Galibaldi Hill)은 해발 1,150피트(억스브리지가 870피트이고 스토우빌은 880피트). 갈리발리 힐에서는 날씨 맑은 날 토론토 다운타운의 CN타워가 보인다. 이 관광열차는 삐꺽거리며 서행하는데 더욱 정감이 간다. 선로의 덜커덩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창문 안으로 밀어닥칠 듯한 나뭇가지들을 구경하면서 타는 맛은 어린 시절 기차 타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기차가 도로와의 교차로를 건널 때는 기차가 잠시 정지한 후 붉은 깃발을 든 자원봉사자가 뛰어내려가 차가 접근 못하도록 하고 다시 떠나는 진풍경이다. 기차가 건널목에 도착할 때쯤이면 경적을 요란하게 울려댄다. 도로에서 정차한 차에서는 손을 흔들며 환호한다. 교차로가 15개에 달한다. 이 열차가 20km 구간을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기자가 탄 지난 일요일은 1시간30분이 걸렸다. 일부구간에 선로보수 공사를 한 뒤 처음 운행하는 날이라 조심하기 때문이라고 차장은 기자에게 설명한다. 기차가 스토우빌에 도착하면 통상 1시간 쉬었다가 다시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날은 30분밖에 쉬지 않았다. 한시간이면 스토우빌 타운안을 두루 구경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된다. 열차의 왕복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 열차를 스토우빌에서도 탈 수 있다. 그러나 오후 1시에 출발하는 기차만이 스토우빌에서 승차가 가능하다. 다른 시간대는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부캐넌차장은 가을 단풍시즌이 되면 승객이 부쩍 늘어난다면서 그때쯤 가족들과 더불어 다시 한번 오라고 당부한다. ▲ 역 사 욕-듀람 헤리티지 레일웨이가 개통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8년전인 96년 9월14일. 1871년 9월14일 「토론토 앤 니피싱(Toronto & Nippising Railway)가 오픈한지 정확히 125년 지난 뒤였다. 첫 번째 여객열차(passenger train)가 억스브리지에 도착한 해는 1871년 5월23일. 1962년 1월30일 승객수송 서비스가 중단되고 주에 한번정도 화물열차만 운행되던 중 89년 욕-듀람 철도의 복원을 희망하는 자원봉사자 단체인 「욕-듀람 헤리티지 철도협회(York-Durham Heritage Railway Association(YDHR)」는 소유주인 CN철도가 스토우빌 위의 라인을 포기한다는 소식을 듣고 로비를 하던 중 93년도에 화물수송마저 끊겼다. 93년 11월 개인법안이 온타리오주의회에서 통과되어 협회에 운행권한이 부여됐다. 이때 CN은 스토우빌-억스브리지 구간을 앞으로의 통근열차 사용을 위해 온타리오정부가 운행하는 GO트레인 당국에 이양할 것을 통고했다. 이 철도의 소유권은 온타리오정부에 있다. GO트레인 당국은 남부온타리오의 도시팽창에 부응, 유니언역에서 스토우빌까지 오는 GO트레인 라인을 억스브리지까지 연장할 계획 하에 선로보수공사를 진행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억스브리지와 스토우빌간의 기차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억스브리지역이 폐쇄되고 숙소로 사용되다가 88년 2월1일 억스브리지 타운쉽이 CN철도로부터 1달러에 매입했다. 헤리티지 장소로 복원하기 위해서였다. 타운쉽은 94년 4월 복원공사를 시작했고 뒤이어 철도박물관이 역청사에 설립됐다. 온타리오에서 마지막 남은 마녀모자(witch’s hat) 스타일의 역사(驛舍)중 하나인 억스브리지역은 이 지역 주민들의 주요한 활동무대 중 하나로 활용되고 있다. 스토우빌의 기차역은 원형 그대로 97년 6월28일 세워졌다. ▲ 운행시간 6월6일부터 10월17일 억스브리지 출발 오전 11시 스토우빌 도착 오후 12시 스토우빌 출발 오후 1시 억스브리지 도착 오후 2시 억스브리지 출발 오후 3시 스토우빌 도착 오후 4시 스토우빌 출발 오후 4시15분 억스브리지 도착 오후 5시15분 ▲ 요금(왕복) 성인 18달러 시니어(65세 이상) 13달러 학생(13~18세) 13달러 어린이(4~12세) 9달러 가족 패스(성인 2명과 어린이 3명까지) 50달러 Murder Mystery 80달러 ▲ 특별행사 스토우빌 딸기축제 7월3일 테디 베어 런(Teddy Bear Run) 7월4일 살인 미스터리(Murder Mystery) – 억스브리지 9월11일 가을단풍열차 9월 중순에서 10월 중순 억스브리지 디너 트레인 9월25일 살인 미스터리 – 억스브리지 10월16일 할로윈 트레인 10월30일 산타와 여행(Ride with Santa) 11월27일 ▲ ‘오크리지 모레인’이란 오크나무 산등성이 빙퇴석이란 의미인 오크리지 모레인(ORM)은 광역토론토 바로 북쪽을 지나가는 모래와 자갈 분수령인 특수한 지형이다. 진흙(clay), 침니(tilt·모래보다 잘지만 진흙보다 굵은 침적토), 모래, 자갈이 섞인 표석점토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물의 흐름을 여과해서 조절한다. 그리고 홍수방지와 농사에 중요하다. 하이웨이 400과 하이웨이 404를 지나가면 오크리지 모레인이 시작된다는 입간판이 도로변에 세워져 있다. 서쪽 캘리도니아(Caledonoa)의 나이가라 단층애(Niagara Escarpment)에서부터 리치먼드힐, 스토우빌, 억스브리지 등을 거쳐 듀람 가너레스카 삼림을 거쳐 트렌트강까지 160km 뻗어있다. 온타리오호수에서 북쪽으로 대략 60km 떨어져 있는 ORM의 폭은 레이크 스쿠곡(Lake Scugog) 부근의 3km에서부터 욕 리전(York Region)의 24km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ORM이 땅속으로 가장 깊게 들어가 있는 곳은 330m로 리치먼드힐에 있다. 남부온타리오에서 마지막 남은 그린벨트 회랑지역으로 아직도 30%가 삼림으로 덮여있는 모레인은 던, 험버, 루즈 등 65개 강과 개울의 원류를 이룬다. 심코호수와 온타리오호수의 배수 분계선을 형성하고 있는 모레인의 모래와 자갈 퇴적물들은 비와 눈 녹은 물을 흡수하는 대규모 스펀지 역할을 한다. ORM이란 특수한 지층이 어떻게 생겨났는가? 학설에 따르면 북미의 대다수를 덮은 빙하층이 1만2천여년전 마지막으로 녹아 퇴각하는 과정에서 심코호수와 온타리오호수 사이에 큰 폭으로 갈라진 틈이 생기고 그 사이에 얼음 녹은 물과 함께 모래와 자갈 등이 들어가 쌓임으로써 생겨났다. ▲ 가는 길(토론토에서) * 스토우빌 – 하이웨이 404을 타고 북쪽으로 약 12km 올라가다 스토우빌 로드(exit 37)에서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턴해서 간다. 5.6km 가면 스토우빌이 나온다. 스토우빌에 진입하면 스토우빌 로드가 메일 로드로 바뀐다. 메인 스트릿에 기차역이 있다. * 억스브리지 – 하이웨이 404를 타고 북쪽으로 약 15km 가다 블루밍턴 로드(Bloomington Rd.·exit 41)에서 빠져나와 오른쪽으로 턴한다. 8km 가면 블루밍턴 로드가 하이웨이 47로 바뀐다. 하이웨이 47에서 다시 8km 정도가면 억스브리지에 진입하고 도로 이름이 토론토 스트릿으로 바뀐다. 윗비와 오샤와 부근에서는 레이크리지 로드(Lakeridge Rd.)를 따라 북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