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기느니 고쳐 늘린다 가족 늘어 넓은 집 필요...

■ ‘이사 대신 개조’ 사례 옮길 것인가, 고칠 것인가? 최근 치솟는 집값과 늘어나는 가족 규모 사이에서 많은 기존 주택소유주들은 후자 쪽을 선택하고 있는 듯하다. 조앤 버먼씨와 남편 폴 골든버그씨의 경우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계기는 세 번째 아이를 임신한 것이었다. 이들 부부가 7년 전 구입한 집은 당최 그들의 늘어나는 가족을 감당할 수 있을 것같지 않았다. 1930년대에 지어진 이 집은 버먼씨에 따르면 “전형적인 토론토 주택”이었다. 1층에 부엌과 다이닝룸·리빙룸이 있고 2층에는 작은 침실이 3개 있는 구조였다. 애비뉴 로드와 로렌스 애비뉴 웨스트 지역에 있는 이 집은 원래 90대의 노부부가 50년대부터 살아 관리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다.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그저 표면적인 차원에서 부분적인 개조만을 했다. 부엌과 욕실·복도를 고쳤다. 현관을 교체하고 나중에는 부엌과 다이닝룸 사이의 벽을 없애버렸다. 하지만 가족이 불어나자 이사를 할 것인지 개조를 할 것인지의 선택이 다시 대두되었다. 부부가 개조를 선택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집들은 으슥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우리 집은 느낌이 좋았다. 비록 집은 낡았지만 전 주인들이 좋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학교가 가깝고 거리와 동네도 마음에 들었다.” 개조업, 행복한 비명 버먼씨는 다른 사람이 고쳐놓은 집에 이사를 가는 것보다는 자신들의 필요와 감각에 맞게 집을 고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것은 온타리오주 전역에서 수 천여 가족들이 내리고 있는 것과 똑같은 결정이기도 하다. 연방모기지주택공사(CMHC)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온주 사람들은 자신들의 집을 고치는 데 거의 145억 달러를 소비했다. CMHC는 주택개조가 2005년에는 8.1%, 2006년에는 4.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온주 개인 거주공간의 37%가 토론토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도시가 이 소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역토론토주택건축업협회(GTHBA)의 스티븐 듀퓌스씨는 “너무 바빠서 우리 인력들이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자들 모두가 다 미리 예약이 돼 있는 상태다. 프로젝트들은 또 점점 더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이 협회를 통해 등록된 시공업자(contractor)들의 명단 및 무료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웹사이트(www.renomark.ca)를 통해 주택개조 가이드를 내려 받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집을 팔기 위해 소소하게 바꾸기도 하고 혹은 구입한 집을 자신들에 맞게 완전히 뜯어고치기도 한다. 듀퓌스씨는 이제 주택개조 규모가 주택신축시장 규모와 맞먹는다고 지적한다. “그 동안 이런 경향이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 대규모 주택단지 개발과 달리 이런 주택개조는 수천 군데 서로 다른 지점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수년간 개조바람이 신축주택 건설 속도를 따라잡아, 이제는 그 성장곡선이 거의 교차하고 있다.” CMHC의 테드 치아코풀로스 연구원에 따르면 3가지 요인이 개조비 지출을 부추기고 있다. 고용시장의 활황으로 사람들의 소득이 늘고 주택개조비용을 조달할 능력이 생겼다는 점이 그 하나다. 또한 기록적인 부동산 거래가 계속돼 소유주가 많이 바뀌고 그만큼 재디자인도 늘어났다. 그리고 주택가치가 지속적으로 상승(올해 7.5% 예상)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택 순가치로부터 대출을 받아 주택개조에 착수했다. 고용·집값 복합작용 CMHC의 조사에 의하면 토론토의 평균적인 가족이 주택개조에 들어갈 비용으로 예상한 금액은 몬트리올·밴쿠버·캘거리·오타와·핼리팩스 등 조사에 포함된 국내 다른 대도시들보다 평균 1만4천 달러가 더 많은 2만2천 달러였다. 이러한 경제제환경에서는 개조업자들도 일감을 골라서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4만 달러 짜리 프로젝트를 3개 하느냐, 15만 달러 짜리를 1개 하느냐의 선택을 놓고 대개는 규모가 큰 1건을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주요한 프로젝트인 경우 예산보다 10% 정도 초과할 것을 각오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버먼·골드버그부부가 선택한 것도 대대적인 개조를 단행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기존 건물 뒤쪽에 2층과 지하실을 보탠 3개 층을 추가했고, 내부를 전부 다 뜯어냈다. 원래 예산은 10만 달러였지만, 작업이 정점에 달하고 예상치 않게 새로 만든 지하실에 물이 차는 문제를 해결하기까지 4개월 동안 가족이 인근 벙걸로를 임대해 산 비용까지 포함해 총 17만 달러로 늘어났다. 이들은 뒤쪽에 패밀리룸을 추가하고 개조 전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수납공간을 대폭 늘렸다. 새로 올린 2층에는 매스터베드룸과 앙스위트 욕실을 넣었다. 원래 1층 방들 사이에 있던 모든 벽을 다 없앴고 2층에 있던 침실들도 재배치됐다. 그리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없애기 위해 바닥도 다시 해 1층은 하드우드로, 2층은 카펫으로 깔았다. 원래 의도는 집의 오래된 부분을 다시 마감처리하자는 것이었지만, 결국은 단열공사도 새로 하고 전선과 배관까지 교체하게 됐다. 벽난로의 장식구조물과 벽돌도 뜯어내고 마노(onyx)로 전면을 현대적으로 바꿨다. 사는 비용만큼 투자 토론토시의 대다수 지역들은 빈 지역을 메우는 주택개발이라든가 증축, 노후주택 철거 및 재건축 등으로 건설현장인 상황이다. 골든버그씨가 일하는 부동산관리회사를 통해 소개받은 계약업자 도널드 라이트씨는 자신의 회사인 ‘Active Restoration and Renovation’사를 따로 광고할 필요 없이 꾸준히 일감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증축에 관한 한 경기가 아주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라이트씨는 사람들이 과다하게 지출하지 않는 한 대개는 개조에 투자한 금액을 고스란히, 심지어 30% 이상 더 보태 보상받게 된다고 보고 있다. 듀퓌스씨는 “이 부문은 앞으로도 성장할 분야”라고 말하면서 불과 2년 전만 해도 GTHBA 명단에 이름이 오른 개조업체가 100개였다면 현재는 160개로 늘었다고 지적한다. 이 협회가 매년 개최하는 주택개조 시상식에서는 15만∼30만 달러 이내의 프로젝트와 30만 달러 이상의 프로젝트 두 범주로 나눠 우수상이 수여된다. 듀퓌스씨는 “요즘 사람들은 집 전체를 구입하는 데 쓰는 만큼의 비용을 개조비용으로 지출하곤 한다. 그들은 또한 TV프로그램들을 보거나 다른 집들에서 영감을 얻고 자신들의 집에서 가능성을 찾곤 한다. 오늘날에는 정말 수많은 개조관련 정보들을 구할 수 있다. 이제는 칵테일 파티에서 마감처리라든지 자재라든지 타일 종류 등이 화제에 오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