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민자 영어교육 '끼리끼리'...영어는 제자리 이민자 밀집현상의 부작용

■ 이민자 밀집현상의 부작용 초등학교연령 자녀를 가진 부모들이 모이면 반드시 서로에게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아이를 어느 학교에 보내는가』가 바로 그것이다. 국내 대도시 거주 학부모들, 특히 어느 정도 재력이 있는 사람들은 공립학교의 한가지 「문제점」을 노골적으로 지적하지는 않으면서도 이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는데 이민자 학생들이 많다보니 이들의 영어교육에 신경을 쓰느라 전체 학업수준이 희생을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일부 「캐네디언」 부모는 나름대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자녀를 불어집중교육(French Immersion) 학교에 보내거나, 중산·상류층 학생들이 대다수인 영재프로그램에 집어넣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떠난다. 욕지역 당국의 한 관계자는 마캄에 있는 아마데일, 코퍼드 글렌 초등학교 등의 학생인구가 한때 대다수 백인에서 지금 80%이상 비영어권 학생들로 탈바꿈하는 것을 지켜봤는데 그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백인들의 대탈출(white flight)」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백인들의 탈출」은 간단하게 풀이할 수 있는 현상은 아니다. 주택가격, 자녀들의 성장여부, 가족소득의 인상 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있는데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민자들이 어느 한 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오면 기존에 거주하던 백인들이 하나 둘 떠나게 마련이었다. 이 문제는 쉽게 거론하기 힘든 이슈이기도 하다. 최근 토론토, 몬트리올과 밴쿠버의 이민자 밀집지역의 형성에 대해 조사한 연방통계국 보고서는 백인거주자가 떠나고, 그 자리에 이민자들이 들어오는 것을 「빠른 교체(rapid replacement)」라는 표현으로 가리키고 있다. 토니 캐리건은 밴쿠버 외곽지역인 BC주 리치먼드 교육청의 ESL 프로그램 코디네이터다. 교육청 소속 학생들의 60%가 ESL 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는 캐리건은 지난 6~7년 동안 이 지역 영어권 학생수가 꾸준히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집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학생이 46%밖에 안됐었는데 캐리건은 왜 그런지 이유를 확실히 꼬집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영어권 인구가 준 것이 사실이나 이것이 「백인들의 탈출」 때문인지 뚜렷하게 말하기 힘들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이곳 집값이 엄청 뛰어 집 팔아 한 밑천 마련한 사람들도 있고, 성장한 자녀들이 집을 떠나 콘도나 좀더 작은 집으로 이사간 노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Visible Minority Neighbourhoods in Toronto, Montreal and Vancouver」이란 제목의 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한 인종이 전체 커뮤니티 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소수민족 밀집지역이 81년부터 2001년 사이에 6개에서 254개로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중국인과 남아시아 출신 이민자들의 밀집지역이 가장 많았는데 토론토와 밴쿠버 각각 100개 이상의 이런 밀집지역들을 갖고 있었고, 몬트리올엔 8개가 있었다. 이런 현상이 해당도시 교육청들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 교육청은 갑작스럽게 늘어난 ESL의 수요를 충족하는 한편 다른 복잡한 문제들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예를 들어 일부 중국학생들은 ESL이 다른 학업에 지장이 된다고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일부 이슬람교 학부모들은 신앙생활에 어긋난다며 자녀들의 음악교육을 거절하기도 한다. 밴쿠버의 일부 학교에는 중국학생들이 너무 많고, 서로 중국어로 대화하기 때문에 영어가 늘지 않는다. 한편 소수민족 밀집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원치 않는 캐네디언 학부모들의 최선책은 불어집중교육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것이다. 토론토교육청 통계에 따르면 불어교육 학교에 등록된 학생의 21%가 유태인, 19%는 영어권 백인, 14% 폴란드계, 캐나다태생 흑인 12%, 10% 이이탈리아계였다. 반면에 중국인은 4%, 베트남 5%, 타밀계 4%, 남미 6%, 카리브해 출신 흑인은 3%밖에 안됐다. 소수? 다수? ◆ESL 교육 필요한 욕지역교육청 소속 비영어권 학생: 전체의 80% ◆81년 토론토, 몬트리올과 밴쿠버에 있었던 소수민족 밀집지역: 6개 ◆2001년: 254개 ◆토론토교육청내 집중불어교육학교에 등록된 학생중 영어권 백인학생 비율: 19% ◆집중불어교육 중국인학생 비율: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