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장 이용 신중해야’ 모기지 사기 동원... 선의 피해자 발생

대출기관도 현장확인 관행 설정 시급 모기지 사기에 걸려들어 부동산을 날려버리는 선의의 피해자들이 발생, 등기 조사 및 모기지 해제 등 위임장 이용에 신중함이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온주항소법원(OCA)은 등기 및 모기지론, 각종 서류준비 등과 관련된 위임장을 위조해 금전을 편취한 2개 모기지 사기 사례 중 1개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 사건은 위임장을 악용한 모기지 사기에 말려들어 뜻하지 않게 살던 주택을 날리게 되어 온주 부동산 관련법의 의미를 더욱 분명히 해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1993년 홍콩에서 이민온 Lik Liu부부는 98년 Richmon Hill에 있는 한 주택을 매입하면서다. 이후 Liu씨는 보석 비즈니스와 관련된 일자리를 구해 홍콩으로 돌아간 후 1년에 두 번씩 아내와 가족들을 만나러 Richmomd Hill을 방문해 오고 있다. 문제는 남편 Liu씨가 없는 동안 부인 Suet Ching Chan씨가 도박에 빠져 지난 2002년 봄까지 8만 달러의 노름빚을 지게 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급한 나머지 그녀는 남편 명의로 확보돼 있는 등기 조사, 모기지 해제, 서류 준비 등의 위임장을 이용해 남편의 사인과 주택 등기 서류를 모조리 위조하는 등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됐던 것이다. Chan씨는 변호사의 법적 권한을 사기에 악용하는 다른 한편으로 주택 모기지를 담보로 토론토도미니언(TD)은행으로부터 15만 달러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그러나 이 돈도 수개월간의 도박으로 인해 탕진하게 되자 그녀는 주택 모기지를 담보로 캐나다상업은행(CIBC)으로부터 또다른 신용대출(26만 달러)을 받아내기 위해 위임장을 편법 동원하는 대담함을 드러냈다. 이 주택담보 대출금은 이전에 TD은행에서 융자받은 돈을 청산하는데 사용됐지만 노름빚을 갚기에는 태부족한 상태였다. 궁지에 몰린 Chan씨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Household Realty사로부터 또다시 모기지 대출을 받아내는 상황까지 가게 됐다. 남편은 이 사실을 감쪽같이 모르고 있었고 대출기관도 그녀가 사기행각에 위임장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전혀 낌새를 채지 못하고 있었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2003년 중반까지 채무 불이행된 모기지가 문제가 되면서 CIBC와 Household사가 이 부부를 고소하면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첫 법정에 섰을 때 Liu씨는 CIBC와 Household사의 모기지가 무효임을 주장했다. 이들 모기지가 위조된 위임장을 통해 취득됐기 때문이라는 것. 이 사건에 대해 지난해 한 판사는 두 모기지는 토지등기법에 의거,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따라서 부인은 금융기관에 빚진 부분들을 청산해야 하며 금융기관들도 이들 부부에 대한 대출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판결문의 요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의 1심 불복으로 열린 2심 재판에서도OCA는 Toronto 변호사 Sidney Troister의 저서 ‘Real Property Reports’의 한 주석(主釋)을 인용, 두 모기지가 유효하다고 판결하며 Liu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판결로 선의의 피해자인 Liu씨는 살던 집에서 강제퇴거 당하고 기대했던 토지등기보험펀드(LTAF)로부터의 배상도 받지 못하는 이중고를 겪게 됐다. LTAF는 정부가 등기 사기를 당한 사람들을 위해 배상해주는 펀드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roister변호사는 이와 관련, 부동산 거래에서 위임장을 이용할시에는 신중히 고려하는 자세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변호사의 법적 권한이 오용돼 부동산업계에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메시지다. 현 변호사업계에서는 부동산 관련 서류에 사인할 때 이같은 모기지 등 사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의뢰인의 신분 서류를 복사하는 일을 관행화하고 있다. 대출기관들도 법률사무소나 은행, 신탁회사 등에서 서명된 위임장이 아닐 경우 모기지 대출을 거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이러한 행위 때문에 진짜 위임장이 필요한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이유에서다.‘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려 놓는다’는 한국 속담은 이를 두고 한 말일 것이다. (자료: 부동산 캐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