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비용보다 과외가 비싼 기현상

유학비용보다 과외가 비싼 기현상 유학비용보다 과외가 비싼 기현상 두동강이 난 한반도의 남쪽 절반은 바야흐로 지구상에서 유례가 없는 이색 열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초·중·고생 사교육비가 바로 그것이다. 「과외공부」로 불리는 이 열병은 역대 정권이 걸핏하면 뿌리뽑겠다고 얼음장을 놓지만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확대재생산되는 형국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9∼10월 전국 학부모·교사 등 2만4,263명을 대상으로 사교육비 규모를 조사한 내용을 지난 19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의 연간 사교육비 규모가 2년전보다 3조원이나 증가한 13조6천억(캐나다화 약 150억달러: 900대1로 계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교육부 예산 24조9,036억원의 54.8%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과외열풍은 서울지역이 가장 극심하지만 전국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다. 전국 학생 10명중 7명(초등학생의 경우 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니 서울의 경우 과외를 하지 않는 학생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성싶다. 1인당 월평균 과외비는 23만8천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금액은 강남지역의 월평균 과외비 480만원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이다. 서울기타 지역의 313만원보다 월등히 높다. 강남지역의 사교육비를 캐나다달러로 환산하면 월 5,300달러(연간 6만3,600달러)이다. 캐나다에 오래 전에 이민와서 살고있는 웬만한 가정의 한달 수입을 다 쏟아 부어도 모자라는 금액을 한달 과외비로 지출하다니 놀라울 뿐이다. 학생 3명이 있는 강남지역 가정의 한달 과외비는 한인이민가정의 1년 수입과 맞먹는 것이 아닌가. 이런 한국의 현실을 볼 때 캐나다에 유학 오는 한국학생수가 어느 나라도 따를 수 없는 부동의 1위를 차지하는 현실이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에서 자녀를 과외시키는 비용보다 조기유학 보내는 것이 더 절약되는 현실이니 누군들 자녀를 유학 보내려 하지 않겠는가. 캐나다이민성의 최근 통계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한국주재 캐나다대사관을 통해 유학비자를 발급 받은 학생수가 1만3,774명으로 2001년도의 1만3,479명보다 2.2%가 늘어났다. 이는 아시아태평양지역 모든 국가에서 유학비자를 받은 학생 3만9,708명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국에서 캐나다에 유학오는 학생은 외환위기(속칭 IMF)로 고전하던 98년도에 일본에 뒤져 2위를 마크한 것을 제외하고는 97년 이후 줄곧 선두주자의 자리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인구로 볼 때 4,500만의 한국이 1억2천만이 넘는 일본보다 캐나다유학생 수가 2배를 훨씬 상회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의 캐나다유학생 수가 얼마나 많은가를 쉽게 알 수 있지 않을까. 1인당국민소득의 격차를 염두에 두면 더욱 엄청나다. 일본에서 지난해 캐나다유학비자를 발급받은 학생은 5,771명으로 2001년도의 6,409명보다 무려 10%나 감소했다. 한인유학생이 캐나다유학에 따른 지출은 얼마나 될까? 유학원 관계자들에 의하면 어림잡아 학비 1만달러, 하숙비 1만달러, 각종 생활비 및 용돈 5천달러, 조기유학생의 경우 후견인(guardian) 비용 등 연간 3만달러 수준이다. 이 금액은 우리 이민자의 잣대로 보면 큰돈이지만 강남에서 자녀 과외공부시키는 비용과 견주어 보면 절반에 불과하다. 근년 들어 지방 소도시 부유층 자녀들의 유학이 두드러진 현상중의 하나로 등장했다고 한다. 소도시에서 서울 등 대도시로 자녀를 국내유학보내려고 하면 생활비에 과외비까지 곁들이면 캐나다 등 국외로 유학보내는 것이 금전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는 말을 어느 학부모에게 듣고 보니 그렇듯 했다. 여하튼, 해외유학의 범람은 한국의 과외열풍 현상과 맞물려 있다고 보는 것이 바른 판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