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메아리세대 내집마련 수요 여전 주택시장 든든한 '버팀목'

“빠르고 직접적인 영향” 92년 인도에서 이민온 바산트 싱(39)씨는 지하 셋방살이를 청산하고 지난 5월 브램튼의 4베드룸 주택을 36만 달러에 구입, 캐나다 정착 13년 만에 내집마련의 꿈을 이뤘다. 조그만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부인·아들과 함께 답답했던 아파트에서 벗어나 독립된 공간에서 지낼 수 있게 되자 “온 가족이 자유로움을 느끼고 있다”며 주택구입의 기쁨을 표현했다. 싱씨와 같은 이민자들의 구매력이 국내 주택시장의 강세를 지속시켜주는 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통계국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신규 이민자들이 도시지역의 주택시장을 주도하는 세력에 합류했다며 특히 젊은층 이민자들일수록 도시에 정착하는 경향이 높다고 지적했다. “주택시장에서 이민자들이 미치는 영향력은 빠르고 직접적”이라고 설명한 보고서는 “2000년 기준 과거 5년간 이민온 사람들의 40%가 가족 구성원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토론토의 한 이민 변호사는 주택구입 열풍은 넉넉한 재산을 지니고 정착한 상류층 이민자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자신을 통해 난민지위 자격을 얻은 사람 중에는 일자리를 구해 돈을 모은 뒤 주택을 구입, 완전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수년 동안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이유로 사상 최저수준을 유지해온 금리를 꼽고 있지만 통계국 보고서는 “지난 10년의 경우를 볼 때 지속적으로 늘어난 젊은 세대와 노년층, 독신자들, 이혼자들의 구매력 덕분에 주택시장의 강세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베이비부머의 자녀들인 ‘메아리세대(Echo Generation)’의 선두그룹(80년대∼90년대 초반 출생)이 급증하면서 주택시장의 붐을 뒷받침하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인구의 1/3 수준인 300만 명에 달하는 이들 세대는 그 어떤 연령층보다도 잠재적인 구매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노년층의 경우 예전보다 건강해지고 평균수명도 늘어나면서 양로원보다는 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갈수록 증가하는 미혼 독신자와 이혼자들 가운데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점도 주택시장의 호황에 한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저금리가 주택시장의 호황을 이끈 요인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내 주택붐의 원인을 금리나 특정한 인구층만으로 보는 것은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지금도 주택수요가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현상을 특정인구의 증가 탓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