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어학연수 박람회-‘탈 한국’ 이민 ‘열풍’ 해외 이민 열풍 다시 고개

모국에서 캐나다를 포함, 한동안 잠잠했던 해외 이민 열풍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들어 모국에서 고교등급제 논란 및 부자유스러운 기업 활동, 부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등으로 인한 ‘탈 대한민국’ 분위기가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캐나다 유학연수 박람회`는 유학정보를 얻으려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주한 캐나다교육원 관계자는 “이전에는 3-6개월의 영어연수 수요가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민을 고려하며 캐나다에서 각종 사업 기술 등을 배우려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 영어연수를 하기보다 조기 유학이나 장기적으로 이민을 가려는 이들의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7세 딸과 박람회장을 찾은 주부 이민정(33) 씨는 “대학 입학에만 매달리는 한국의 교육제도에 아이를 맡길 수 없어 6년 후쯤 이민 갈 생각으로 미리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딸과 6학년 아들을 둔 한용희(40) 씨 부부 역시 “`고교등급제` 보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강남에 살지 못하면 대학도 가지 못하는 셈인데 이런 곳에서 교육시킬 수 없어 형편 닿는 대로 아이 1명이라도 유학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의 이탈과 함께 기업들의 `굿바이 코리아(Good Bye Korea)` 외침도 계속 거세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최근 거래 중인 중소기업 39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한 질문에서 전체의 51.2%가 1-2년 사이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3-5년 사이 해외 진출 계획은 29.1%에 달해 전체적으로 5년 내 공장을 해외로 옮기겠다는 수요가 80%를 넘고 있다. 10개 기업 중 8개 기업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겠다는 셈. 문구 관련업체 S사의 신모 사장은 “인건비, 재료비는 계속 오르고 내수침체는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의 희망을 찾기는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대한민국 부유층 자본의 대탈출(Exodus) 역시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 최근 들어 캐나다 영주권 수속 신청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주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국내 수속 진행 상황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나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2004년 9월 현재, 전문인력이 대다수인 독립이민은 2003년 9-10월 접수자의 70%가량이 서류 심사를 통한 인터뷰 면제 통보를 받았으며 2003년 11월 접수자들의 인터뷰 면제 및 신체검사 통보서도 속속 발급이 되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IELTS나 기타 서류의 보완요청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곤 정상적으로 수속이 진 행되고 있다”며 “인터뷰 면제 및 신체검사 이후 비자발급까지는 평균 4~5개월 정도가 소요 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