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눈높이에 맞추는 자세 필요” 자녀 교육에 앞서 올바른 가족상이 먼저

이민 8년차에 접어드는 12학년 김모양은 최근 부모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문화 및 언어차이로 인해 시도 때도 없는 부모의 간섭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김양의 부모는 갈수록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고집이 세지고 밖으로 나도는 딸이 걱정돼 견딜 수가 없다. 말도 안 통하는 이곳에 이민 와 밤낮없이 가게에 매달려 고생하는 이유가 누구 때문인데 이제 머리가 컸다고 부모를 무시하는 듯한 딸의 행동이 눈에 거스르기만 하다. 이와 같이 한인 청소년들의 문제는 부모와의 관계와 직접적 영향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노스욕 소재 노스뷰 하이츠 고교에서 한인 청소년 부모를 대상으로 열린 교육 세미나에서 강사로 나선 소셜워커 황태경 목사는 청소년 문제의 대다수를 상담하다보면 부모 등 가족과 연결된 경우가 상당수에 이른다며 자녀 교육에 앞서 부부관계 등 올바른 가족상이 먼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녀들의 건강한 자아상 개발과 확립’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는 30여 명의 한인 학부모들이 참석, 이민생활에 있어 올바른 자녀 교육과 방법, 정보에 대한 강연 및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황태경 목사는 “이민생활이란 특수상황에서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과 처한 여건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부부간 갈등이 심하거나 애정이 없는 경우, 자녀들에게 부정적 영향이 고스란히 가기 때문에 정체성 및 자아상 개발에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이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 황 목사는 “간혹 자녀들이 학교나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여겨질 때는 부모들의 적극적 대응이 효과적”이라며 “참는 게 미덕이라는 한국적 사고가 아니라 억울한 상황은 시간이 걸려도 반드시 바로 잡는 등 적극적 모습을 보일 때 자녀가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황 목사는 상담 및 봉사단체 등에 따르면 현재 자녀 교육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 단절, 인터넷 및 게임 중독, 문화차이 등이 꼽히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현실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갖고 차분히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