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인터넷 ‘채팅 늪’ 요주의 부모 철저 감독 필수...경찰 “성추행범 접근 경로” 경고

지난해 미국에서 한 10대 소녀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남자의 절교 선언에 자살한 사건(본보 20일자 A4면)이 재조명 되면서 채팅 등 인터넷의 폐해가 지적되고 있다. 특히 여가시간이 많아지는 방학을 앞둔 시점에서 10대 자녀를 둔 한인 학부모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 문제 중 인터넷 중독 현상이 가장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들의 경우 채팅이나 게임 등에 빠지면 본인 의지로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어린이들을 노리는 성추행범들이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접근하기도 한다. 10대 딸아이를 두고있는 이토비코 박모씨는 요즘 큰 고민거리에 빠졌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 앞에 앉아 저녁 늦게까지 일어나지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용어들을 잘 모르는 박씨로서는 지나치게 간섭도 못한다. 그저 “공부는 않고 컴퓨터에만 앉아 있다”고 나무라는 정도. 그러면 “친구들 모두 마이스페이스, 페이스 북, MSN 채팅 등으로 수업 내용 등의 정보를 교환하는데 엄마가 몰라서 그런 소리를 한다”고 오히려 몰아 부친다. 시대에 뒤떨어진 엄마로 치부해 더 이상 대화가 안 되는 것이다. 컴퓨터가 일상생활이 돼버린 아이들에 항상 불안감을 가지고 있던 박씨는 최근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경험을 했다. 학교로부터 딸아이가 누구나 볼 수 있는 마이스페이스에 교사를 험담하는 글을 올렸다는 경고성 편지를 받은 것. 아이를 불러 확인해 보니 MSN의 오픈 채팅에 가볍게 생각하고 약간의 교사 험담을 적은 것이 문제가 됐다. 이를 본 급우 중 한명이 해당교사에게 전달한 것. 다행히 지나친 수준이 아니라 교장과 교사가 이해하는 선에서 넘어갔으나 박씨는 인터넷 채팅의 위력(?)을 실감해야 했다. 이후 딸아이도 다시는 인터넷에 그런 글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드리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또 10대들이 인터넷 채팅으로 성범죄에 말려들었다는 뉴스를 접할 때면 가슴이 덜컹한다. 요즘 10대들이 지나치게 컴퓨터에 매달리는 것과 관련, 캐나다한인학교협의회 신옥연 회장은 “윽박지르기 보다는 운동이나 여행 등 아이들이 재미를 붙일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라며 “컴퓨터는 절대 자녀의 방에 두지 말고 거실 등 열려있는 공간에 비치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접속 시간을 제한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고 말했다. (김효태 기자 htkim@joongangcanada.com) ▷인터넷 중독 체크리스트 1.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계속 인터넷 생각을 한다. 2. 만족을 얻으려면 지금보다 인터넷 사용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3. 인터넷 사용 중단을 결심했다 실패한 적이 있다. 4. 인터넷 사용을 중단하면 불안하고 짜증을 내며 우울해하기도 한다. 5. 원래 예정시간을 넘겨 오래 인터넷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6. 인터넷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교우관계에 위험이 생긴 적이 있다. 7. 인터넷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감추고 거짓말을 한 적이 있다. 8. 성적,학교생활 등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 5개 이상 해당되면 인터넷 중독 경향이 높다. 전문가 상담 필요. (자료:캐나다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