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생에 관심을 금동호 (언론학박사)

매년 한국에서 해외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영어가 국제어가 되면서 초중고 및 대학생 등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려고 외국에 간다. 심지어 한국의 대학교에서는 한 학년의 대다수가 어학연수를 떠나서 수업 진행에 차질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한다. 어느 통계를 보니 하루에 34명 꼴로 떠나고 있고 매년 몇 십%씩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이중 상당수가 캐나다를 그 대상국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아이들이 토론토에 오고 있다. 공항에 나가보면 적지 않은 아이들이 목에 이름표를 달고 유학을 온다. 노스욕 주위에서는 쉽게 한국의 아이들이 몰려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들 중에서 상당수가 유학의 본래 목적을 잊어버리고 자유와 방종 속에서 귀중한 외화만 낭비하면서 방황을 하다가 캐나다 문화의 장점을 제대로 맛보지도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홈스테이나 방을 렌트하는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적지 않은 수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하고 노래방, 당구장 등의 오락실을 전전하고 심지어는 무분별한 남녀관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심각성은 많은 분들이 인지하고 있다. 한국의 부모는 아이가 공부 열심히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실상은 여기서 전혀 다른 생활을 하고 있으며 오히려 망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알 수가 없다. 결국 이들은 다시 저질 서구문화를 다시 한국으로 수입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악순환은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제 이들은 우리 누군가의 관심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들과 이야기를 하고 이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주고 이들이 잘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공간과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 가치관이나 윤리규범이 확립되지 못한 이들이 부모의 통제에서 벗어나 자신의 선택과 자유를 중요시하는 새로운 환경에 접하면서 문화적 충격(cultural shock)을 받게 되고 이 새로운 문화를 발전적인 차원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초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과 같이 보호적이고 어느 정도의 통제를 받으면서 살던 아이들은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아직 어떤 기관도 이들에 대한 정확한 실상을 파악하는 보고서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우리 자신들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는지 모른다. 어쩌면 이것은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이었다. 나만 열심히 살면 된다는 유교적인 사고방식에서 이제 우리 모두는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어린 새싹들이 새로운 땅에서 잘 영양분을 공급받을 수 있게 뜻있는 분들이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우선 전체적인 실태가 파악되어야 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모색돼야 할 것이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