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취업문, 기술이 열쇠 4년제 졸업 후 전문대 입학사례 급증

지난해 온주 1만여명 봄이면 거행되는 대학 졸업식에서는 ‘지난 4년간 터득한 지식으로 세계를 향해 전진하라’고 용기를 북돋지만 정작 졸업생들은 대학정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혹독한 현실을 경험한다. 최근 들어 취업 희망업체들로부터 수 차례 고배를 마신 후 차선책으로 자신의 전공과 적성을 고려한 전문분야의 칼리지 수강생들이 증가하고 있다. 온타리오 내 칼리지가 설립되기 시작하던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칼리지는 4년제 대학 불합격자들의 대안으로 여겨졌으나 이제 상아탑 출신자들은 물론 고교생들에게도 1순위의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온주칼리지신청서비스(Ontario College Application Services)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대학졸업생들의 칼리지 입학률은 48%까지 증가했으며 지난해 가을학기에는 1만여명의 입학생들이 학위보유자나 수료자들이었다. 험버칼리지의 윌리엄 해나 미디어학장은 “노동시장은 점차 전문화되고 있는 반면 대학졸업자들은 각 기업이 요구하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을 학교에서 배우지도 못했을 뿐더러 스스로도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온주칼리지신청서비스는 지난해 2,400여개의 온주 칼리지 프로그램들 가운데 대학졸업생들이 지원한 학과수는 407개에 이르며 이는 전체 학과의 17%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프로그램들 가운데 인기순위 10위권 학과는 간호학·인력자원관리(human resources management)·홍보(public relation)·의료보조(paramedic)·유아교육학·치아위생학(dental hygiene)·사회복지·커뮤니티노인학(community gerontology)·비즈니스경영 및 회계학·아동/청소년 사회복지학 등이다. 험버칼리지의 미디어·테크놀러지학은 저널리즘에서 웹사이트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10여개의 대학졸업후의 과정(post-graduate)을 운영하고 있다. 해나학장은 “6학기 과정의 홍보학을 대학졸업 후과정의 경우 2학기로 압축했다”며 “매년 지원자가 넘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상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한 후 험버의 홍보학과에 재학중인 이토비코의 애나 아담슨(23)씨는 졸업 후 전공을 살려 기업체의 홍보팀에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취업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며 심지어 리셉션과 영업직까지 지원해 보았지만 헛수고였다고 말한다. 웨스턴온타리오대에서 사회학과 시각예술을 복수전공한 토론토의 엘리엇 전(24)씨는 법대진학을 준비하다 휴식차 다녀온 여행에서 진로를 선택했다. 이 학과 출신으로 각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는 선배들이 수강을 적극 추천했다며 보도자료 작성법과 같은 실용적인 기술을 비롯한 시간관리법 등을 배운다고. “대학에서의 20여장의 장문의 에세이와 주요용어 암기 등의 교육방식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배운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습니다.” 이러한 교육추세를 이미 수년 전에 경험했다는 토론토대 소속 온주교육대(OISE)의 버타 버질 라덴 교수는 남편과 두 아들이 모두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커뮤니티 칼리지에 진학했다고 소개한다. “음대출신의 남편이 음악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후 칼리지를 통해 적성을 찾았고, 아들은 영문학을 전공하고 취업이 신통치 않자 칼리지에 입학했죠. 더 이상 4년제 대학학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상당수의 졸업생들이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지만, 한계를 느끼고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칼리지로부터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이득은 코압(co-op)프로그램이다. 해나학장은 “대부분의 학과들이 코압을 운영하고 있으며 강사들 역시 각 분야에 전문인력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