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콘도 넓게 쓰기 다용도가구·수직수납 포인트 조명·거울 '넓어 보이는' 효과

■공간활용 아이디어 공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콘도미니엄 거주자들의 공통적 소망이다. 일레인 체코니와 애나 시모네씨 「듀오」는 토론토에서 가장 유명한 콘도전문 인테리어디자이너로 꼽히는 사람들이다. 최근 이들의 손을 거친 콘도만도 워터클럽(Waterclub)·원시티홀(One City Hall)·시티플레이스(CityPlace) 등 수십곳에 달한다. 치코네씨는 『좁은 거주공간은 토론토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콘도디자인은 한마디로 질과 양 사이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오니원(Oni One)」이라는 디자인업체를 공동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다용도·다목적가구를 이용해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식탁이라면 필요에 따라 양쪽으로 늘일 수도 있고 아래에는 수납공간이 딸려있는 식이다. 식탁 가운데 놓는 찬합(trough)은 얼음에 재운 굴 따위를 담거나 때로는 화분·양초 등으로 식사분위기를 살려주는 소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오니원의 매장디자인은 최근 「캐딜락 페어뷰(대형몰 운영업체)」가 선정하는 「2004 신개념 소매디자인(Achievement in new Retail Concepts)」 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채프먼 디자인 그룹의 켈리 크레이씨는 콘도 실내장식의 원칙으로 『소품들을 늘 깨끗하게 관리하고 반듯하게 열을 맞춰(linear) 정돈하며 바닥에 놓지 말 것』을 조언한다. 커피테이블과 엔드테이블은 단지 램프를 세워두는 곳이 아니라 저장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로 떨어져 있는(stand-alone) 소품들은 실내분위기를 압도해서는 안되며 방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줘야 한다는 것. 좁은 공간을 넓게 보이게 만드는 데는 가구의 선택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문디자이너들만이 알고 있는 몇가지 비법들도 있다. 색상의 선택은 콘도거주자들을 고민스럽게 만드는 대표적 항목중 하나다. 어디에도 「정답」이란 없기 때문이다. 크레이씨는 가급적 중간색을 택하되 원한다면 한쪽 벽에 튀는 색을 칠하는 「전통적」 방법을 권한다. 하지만 치코네씨의 견해는 다르다. 그는 『실내 전체에 통일성을 준다면 어두운 색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워터클럽」의 모델유닛에 이같은 색채디자인을 사용했다. 벽을 코끼리를 연상시키는 짙은 회색으로 칠하고 대신 금색마루를 깐 것. 콘도는 워낙 공간이 협소한 탓에 「위쪽」을 얼마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크레이씨는 705평방피트짜리 「배터리 파크」 로프트의 모델유닛을 디자인하며 2층높이 로프트의 천장까지 붙박이 선반(built-in shelf)을 달았다. 『벽 자체가 수납공간이 되므로 좁은 실내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죠.』 425평방피트짜리 「시티플레이스」에는 천장 바로밑에 캐비닛을 부착했다. 사무실의 사물함을 연상시키는 이 캐비닛들은 벽과 같은 색으로 칠해졌다. 침실에도 같은 형태의 캐비닛이 설치됐다. 침대밑도 유용한 수납공간이다. HGTV에서 공간활용 프로그램(This Small Space and Home To Go)을 진행하고 있는 피터 팔라시오씨는 『롤링빈(rolling bin)에 철지난 옷들을 보관하면 옷장서랍 1~2개쯤은 거뜬하게 비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웨터나 스카프 등을 담아 침대밑으로 밀어 넣으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오니원은 이같은 아이디어를 침대디자인에 접목시켰다. 수납공간이 있는 침대는 옷장 하나에 해당하는 공간을 절약해줄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한편 팔라시오씨는 콘도거주자의 경우 벽장(closet)의 높이를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높이의 선반을 활용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킴벌리 셀든씨가 디자인한 2베드룸짜리 마너크 「워터뷰」 콘도 역시 공간활용의 모범적 예를 보여주고 있다. 이곳 모델유닛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납공간과 함께 평면TV 아래쪽에도 수납공간을 만들어놓았다. 또한 전시공간이자 수납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길다란 붙박이 캐비닛도 벽을 따라 설치했다. 하지만 좁은 공간을 아무리 현명하게 활용하다고 해도 한계는 있게 마련이다. 특히 무엇이든 버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수납공간은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 어느 순간엔가는 과감하게 버려야 할 때가 온다. 이때 폐기냐 보유냐를 결정하는 일반적 방법은 「지난 1년 사이 쓴 일이 있느냐」를 살펴보는 것이다. 1년 동안 한번도 쓰지 않은 물건이라면 아깝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명과 거울은 실내를 넓어 보이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치코네씨는 『특히 천장에 달린 작은(low-voltage) 백열등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귀띔한다. 공사기간중 건축업체와 의논할 기회가 있다면 붙박이든 트랙(track)이든 「주변조명(perimeter lighting)」을 벽모서리 부근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벽모퉁이를 따라 주변조명을 돌리면 방이 커진 느낌을 주게 마련입니다.』 거울은 그 자체로 공간을 확대해주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조명을 반사함으로써 실내를 밝게 보이게 하는 기능을 한다. 팔라시오씨는 1.5×3미터 정도의 좋은 대형거울에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창문의 반대쪽에 거울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는 특히 쪽창 정도가 고작인 지하실이나 다락방 등에서 위력을 발휘한다고. 한편 크레이씨는 『혼자서 도저히 해결할 길이 보이지 않는다면 전문디자이너를 고용하는 것이 현명한 대안』이라고 지적한다. (내셔널 포스트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