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이웃 만나기 절반은 福(복) 절반은 德(덕)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문제

노력·투자 필요…’한계’ 명확하게 주택을 구입할 때 평수에서 벽 색깔, 부엌캐비닛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자신의 구미에 맞게 고치거나 바꿀 수 있지만, 옆집에 사는 이웃들까지 마음대로 고를 수는 없는 일이다. 이웃을 잘 만나면 가족보다 더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원수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옆집사람이 잔디를 깎지 않고, 봐도 인사가 없고, 아니면 너무 참견하려 들거나 수시로 찾아와 뭔가를 빌려간 다음 돌려주지 않는다는 등 이웃에 대한 불평불만은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토론토 시티TV의 인기 여성프로그램 ‘시티라인(CityLine)’에 자주 출연해 무료상담을 제공하는 사회학박사이자 대인관계 전문가(relationship expert) 조 리치씨는 “다른 모든 관계와 마찬가지로 이웃과의 관계 역시 많은 노력과 인내·투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방치하면 피차 골치 아픈 상황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다양한 종류의 이웃 및 이들과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본다. *항상 못 본 체 잔디를 깎다가, 아니면 쓰레기를 내다버리다가 마주쳐도 인사가 없다. 아예 옆집사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물론 둘 다 서로 인사할 필요도 없고, 간섭받지 않으면서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리치씨는 “이웃과 억지로 친해지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보다 자신과 성격이 맞는 건너집 사람이나, 반대편 이웃과 친하게 지내면 된다. *당신 것도 내 것 수시로 찾아와 이것 저것 빌려달라고 한다. 염치없이 빌려가는 사람도 문제가 있지만 싫으면서도 ‘노’라고 거절 못하는 사람도 문제다. “이웃에게 책임을 돌리기 전에 먼저 자신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리치씨는 “왜 어떤 물건을 빌려줄 수 없는지 평상시 적절한 이유를 생각해 놓을 것”을 조언한다. *경계선 없는 이웃 집 사이에 펜스가 없는 것이 경계선도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눈만 마주치면 찾아오는 이웃이 있다. 리치씨는 “담이 높을수록 좋은 이웃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옛말이 맞다”며 “눈치 없이 자꾸 찾아오는 사람에겐 경고를 주고, 정확한 한계를 정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나는 좋은 이웃? 상대방을 탓하기 전에 자신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빌린 물건 제때 돌려주고,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등 나 자신부터가 먼저 좋은 이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도 이웃집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아야 속이 시원한 사람도 있고, 바람이 불어 옆집 낙엽이 자신의 마당에 떨어지는 것도 참지 못하는 속 좁은 사람들도 있지만, 리치씨는 “중요한 것은 어떤 상황이든 한 발짝 물러서서 검토해보는 자세”라고 지적한다. 상종할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되면 단호하게 한계를 정해야 하겠지만, 언제 무슨 일로 이웃의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어느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친절하게 대할 수 있는 관계라면 큰 문제가 없다는 것. 그리고 집을 살 계획이 있는 사람은 집을 볼 때 어떤 사람들이 이웃에 살고 있는지 분위기를 살펴보고, 영 기분이 안 좋으면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자료: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