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농부, 이민자로 채운다 광역토론토 이민자 농장주 만들기 프로그램

광역토론토의 농장 일을 도맡고 있는 다양한 배경의 이민자 노동자를 농장주로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밀턴에서 27년째 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버트 앤드류는 “레즈베리나 블랙베리의 가지를 치고, 잡초를 뽑고, 열매를 따는 일은 3D 업종으로 토종 인력은 아예 기대하지도 않는다. 멕시코, 인도 시크교 일꾼을 임시 고용해 농장을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신규 이민자들이 농장 문을 두드리면서 연방정부가 1974년 발족한 ‘계절 농업 노동자 프로그램’으로 올 초 멕시코 남성 15명을 고용한 앤드류는 여름으로 접어들면서 시크교 남성 15명을 추가 고용했다. 따가운 햇살을 가리기 위해 야구모자를 눌러 쓴 멕시코인들은 6개월 노동으로 번 돈을 멕시코로 가져가 쓸 생각인 반면 터번을 두른 시크교도들은 캐나다 정착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해밀턴 인근에서 5대째 농장을 경영하는 켄 포스는 “1920년대 체코인을 시작으로 이탈리아, 베트남 이민자를 고용했었다. 노동자들은 집과 안정된 직장을 찾는 중간단계로 농장을 찾았다. 지금은 카리브해 일꾼 16명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방정부의 계절농업 프로그램 첫 해엔 자메이카 노동자 264명이 고작이었으나, 올해는 세계 각국에서 2만2000여명이 일자리를 찾아 입국했다. 계절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8달러로 앤드류 농장의 멕시코 일꾼은 하루 88달러를 받고 있다. 한 노동자는 “멕시코 시티에서 겨울에 버는 돈보다 6배가 많다”고 말했다. 인도 펀잡에서 35에이커 농장을 경영하다 이민 온 거마일 싱 치마(64)는 “96년 일꾼 5명을 데리고 젖소와 토마토, 사탕수수를 재배했지만 지금은 일꾼 중 하나일 뿐이다. 경험이 많긴 하지만 캐나다 사정에 어두워 농장 경영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경제개발(CEDIW)’의 이팻 제러 대표는 “1996년~2001년 광역토론토의 농장 16%가 사라졌다. 71년부터 30년간 캐나다 농부 인구는 8.5%에서 6.8%로 급감했다. 그 빈자리를 풍부한 경험의 이민자가 채우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엘프대학의 피터 미첼 연구원은 “토론토에서 농장을 경영하는 이민자는 극소수다. 모국에서 농장을 경영했어도, 캐나다 경험이 없고, 4계절에 대한 지식이 제한돼 있으며, 토질을 잘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농장 구입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애물은 돈이다. 앤드류 농장의 인근 농지는 1에이커 당 5만달러에 팔리고 있다. 에이커당 30달러에 임대하는 방법도 있지만, 농작물에 물을 주기 위한 관개수로나 씨앗, 비료, 트랙터 등 인프라 비용이 만만치 않다. 구엘프의 비영리단체 ‘FarmStart’는 여러 어려움을 제거하고 이민자들이 농장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족했다. 토론토지역보존국에서 38에이커 농지를 임대한 ‘FarmStart’는 내년부터 이민자 농부에게 5년간 보조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이민자들은 이를 통해 지역 농지의 특성을 이해하고, 모국에서 키웠던 작물에서 이곳에서 시험 재배하는 등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또 지역 농장주들로 구성된 멘토십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자료: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