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정원’으로 통로·계단부터 시작 나무·화초로 마무리

■신축주택 조경 통로·계단부터 시작 나무·화초로 마무리 새 집을 사들여 이사를 하고, 페인트칠과 가구배치까지 마무리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밖은 황량하고 보기 흉한 맨땅인 상태다. 길가에서 현관까지, 그리고 뒷문부터 담장까지 비어있는 이 큰 공간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채워나가야 할지 엄두가 나지를 않는다. 조경사나 디자이너를 고용해야 할까, 아니면 나 자신이 직접 작업에 착수해야 할까? ‘캐싯 에스테이트 홈스(Cachet Estate Homes)’ 사장이자 ‘광역토론토주택건축협회(GTHBA)’ 부회장인 데지 오치엘로씨는 “대부분의 신축주택들이 조경은 손대지 않은 상태로 입주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문제는 모든 신축주택 소유주들이 직면하는 곤경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집이 완공됐다 하더라도 도로 경사완화(grading)는 완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치엘로씨는 “컨설팅 엔지니어가 도로 경사완화 승인을 받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작업을 해야하는데, 새 주택에 사람들이 입주한지 6개월이 되어도 이 승인이 나지 않을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오치엘로씨는 “그 승인이 날 때까지 건축업자는 흙을 다질 수도 없는데다가, 어쨌든 그들은 조경에는 전문가가 아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우리가 약간의 조경작업을 하기는 하지만, 결코 주택소유주들이 바라는 만큼 정교하거나 상세하지는 못하다. 우리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조경업자를 고용해 일할 것을 권한다.” 따라서 처음 몇 달 정도는 시간을 갖고 계획을 짤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그리 나쁜 일도 아니다. 정원 전문가들은 정원을 꾸밀 계획을 짜기 전에 그 집에 1년 정도는 살아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럼으로써 자리를 잘 살피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할 시간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조경디자이너 빅토리아 테일러씨는 “이상적으로는 먼저 살아보고 나서 결정해야지, 바로 작업을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한다. “해가 들고 그늘이 지는 부분이 어디인지, 토양은 어떤지, 전망이 아주 좋아서 나무로 가리고 싶지 않은 장소가 어디인지, 오래된 차고라든가 이웃집 마당처럼 보기 싫거나 가리고 싶은 풍경이 무엇인지 등등을 따져 본다. 무턱대고 돈을 쓰기보다는 이런 모든 것을 먼저 고려에 넣고 시작해야 한다.” 또한 집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령 먹고 마시며 즐기는 기회가 많다면, 아마도 잔디밭은 적게 하고 패티오 공간을 더 많이 내길 바랄 것이다. 반면 아이들이 있는 경우라면 잔디밭 놀이공간을 더 선호할 것이다. 조경설계사인 스캇 토랜스씨는 야외공간을 계획할 때 세 가지 핵심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집의 스타일을 고려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스타일의 크고 화려한 집인가, 도시의 정말 유서 깊은 집인가, 혹은 아주 모던하고 현대적인 건물인가?” 그는 정식 출입구가 있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주택인 경우 회양목 울타리처럼 대칭적으로 식물을 심어 그것을 드러내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른 집들의 경우 자연환경을 반영하는 좀더 자연주의적인 접근을 필요로 할지도 모른다. 토랜스씨는 장소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만일 모퉁이에 노출된 터라든가 다른 집들에 둘러싸인 집인 경우 프라이버시를 위한 몇 가지 조치들을 설계에 넣을 필요가 있다. 그는 대개 모퉁이 터인 경우 볼링장처럼 길고 좁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좀더 작은 공간들로 분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둘째로, 신축 주택단지(subdivision)에 있는 집의 뒷마당인 경우 대개는 나무가 별로 없어 “뒷마당에 있으면 마치 어항 속에 든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울타리와 가리개가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완전할 수가 없는 것이, 그런 것이 너무 높아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적으로 나무나나 관목이나 덩굴 같은 식물류의 배치를 활용해야 한다. 조경설계와 수목들은 프라이버시를 제공하는데 핵심적이다.” 토랜스씨는 “세 번째 요소는 주택소유주들 자신”이라고 말한다. 즉 ‘이 집에 대해 그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반영하는 것이다. 토랜스씨는 고객들의 취향, 즉 그들이 어디어디를 여행했고 무엇을 즐기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그들의 집을 방문하곤 한다. “정원이란 것은 매우 즐거운 경험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것을 거기서 끌어내길 원한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것을 아주 상세하게 적시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아름다운 정원만을 바라곤 한다. 토랜스씨는 그런 고객들에게 잡지에서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던 장면이나 이웃을 돌아다니면서 맘에 드는 정원사진 등을 찍어 그런 이미지들을 모아보라고 충고한다. “내 일은 이런 세 가지 요소들을 작업함으로써 고객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토랜스씨는 자신이 디자인을 하고 주택소유주들이 직접 식물을 심도록 하게 하는 몇 안 되는 조경설계사들 가운데 하나다. 그는 “정말로 자신들이 직접 땅을 파고 식물을 심고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나는 실제로 계획을 세우고 자신들이 직접 정원을 건설하는 사람들과 일하는 것을 즐긴다.” 그는 집에서 앞마당이 동네와 손님들을 위한 공적인 공간이라면, 뒷마당은 사적인 공간이라고 말한다. 특히 자원이 제한된 사람들에게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그는 먼저 전체 공간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먼저 무엇부터 공략할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어떤 사람들은 뒷마당부터 시작하고 싶어하고, 다른 사람들은 앞마당부터 시작하길 원한다. 만약 뒷마당부터 시작할 경우, 앞문에다가는 예쁜 화분을 구비해 한 해에 몇 차례 정도 꽃을 바꿔주면 저렴한 비용으로 임시방편이 될 수 있다. 토랜스씨는 그리고 어느 쪽을 먼저 공략하건 간에, 보도나 벽이나 계단 같은 단단한 요소들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다음에는 나무와 관목과 표본식물 같은 큰 식물들로 옮겨간다. 그런 다음에 규모를 계속 줄여가면서 다년생 화초와 관목과 가장 키 작은 지피식물들을 심어간다.” 테일러씨는 나무 한 그루가 모든 경관을 바꾸는데다, 자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만약 돈을 쓰려고 한다면 나무심기부터 먼저 하라”고 조언했다. 전망은 집밖에서도 중요한 만큼 집안에서도 중요하다고 그녀는 강조했다. 조경설계사 존 로이드씨는 사람들에게 첫 해에 정원을 다 꾸밀 형편이 안 되는 경우 몇몇 핵심적인 식물들을 먼저 심어놓으라고 권하곤 한다. “우선 당장 이런 식물들을 심어놓고, 그 다음 관목들로 옮겨가고 그 다음에는 다년초들을 작업한다. 해마다 나눠 작업해도 좋다.” 그는 식물들을 심기 전에 우선 정원 전체에 12∼18인치 정도로 세 가지 흙을 잘 섞어 덮으라고 제안한다. 좋은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고, 식물을 사다 심을 형편이 될 때까지는 우선 잔디로 덮어놓으면 된다. 그리고 로이드씨는 정원을 설계할 때는 사계절을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토랜스씨는 “화초들은 봄과 가을에는 중요하지만 매우 한시적”이라고 말한다. “꽃이 피지 않을 때의 식물의 특징과 질감도 또한 중요하다.” 조경설계사 론 홀브룩씨는 집 뒤편으로 걸어 들어가 바라볼 수 있는 특징을 정원의 후면에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들이 집과 테라스, 뒷문 바로 바깥에 앉은 자리에만 붙박혀 있길 바란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정원 끝 부분까지 들어가 뒤돌아서 바라보는 전망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그는 조경설계사가 디자인을 직접 하고 작업은 외부에 수주한다는 점에서 정원디자이너들과 다른데, 디자인-건설 회사들은 모든 작업을 자신들이 직접 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조경설계사나 정원디자이너를 고용할 생각이라면 먼저 직접 만나 그들의 작업을 점검해보라고 조언했다. 때로는 사진이 실제 결과물보다 더 나아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